토끼를 키우는 부자가 있었다. 여러 색상의 토끼를 키우기 위해 그가 하인을 고용했다.
그리고 하인에게 말하기를 토끼 한 마리라도 없어지면 품삯에서 4분의 1을 제하겠다고 했다. 어느 날 하인은 물건을 들다가 실수로 떨어뜨리면서 하얀 토끼의 허리를 다치게 했다. 놀란 하인은 그 토끼를 재빨리 콩밭에 숨겼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콩밭에 가본 하인은 다친 토끼가 더 팔팔하게 뛰어다니는 것을 보았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하인은 이번에는 다른 토끼를 다치게 한 다음 콩밭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토끼도 역시 훨씬 건강하게 뛰어 노는 것을 발견했다.
하인은 분명 토끼가 먹은 풀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서 허리를 다쳐 누워 계시는 아버지에게 토끼가 먹었던 풀의 열매를 따다가 달여 먹였다. 하인의 아버지는 얼마 가지 않아 아픈 허리가 나았다. 이후 사람들은 토끼가 먹던 실처럼 생긴 잡초풀의 열매를 토사자(兎絲子)라 불렀다.
▲학명 : Cuscuta chinensis, 한방에서는 토사자(兎絲子)라고 한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토사자엔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노화로 인해 허리가 약해진 사람에게 사용하면 좋고, 허리의 근력이 약한 여성에게 비교적 잘 맞는다. 동의보감에서도 "허리나 무릎이 시큰거리고 연약한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이처럼 근육이 약해졌을 때 토사자를 사용하면 매우 좋다.
토사자는 남녀의 불임에도 효과가 좋다. 토사자는 약리학적으로 월경과 성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작용이 있고, 한방적으로도 임신을 주관하는 경락인 임맥(任脈)과 충맥(衝脈)을 강화하는 작용이 있어 남녀 불임증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이외에도 토사자는 남성의 발기부전과 정액이 저절로 나오는 유정(遺精),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거나 조절되지 않는 증상, 노화로 인한 시력감퇴, 이명 등에도 사용한다.
토사자의 효능을 이해하는 데 참고해야 할 사항은 세 가지이다.
첫째, 토사자는 새삼이라는 기생식물의 씨앗이다. 씨앗에는 질 좋은 영양분이 가득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토사자는 '영양 덩어리'이며, 그렇기 때문에 신기(腎氣;기초체력)와 정력을 강화하고, 뼈를 잘 붙게 하며, 근력을 강하게 하고, 불임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
둘째, 토사자는 매우 단단한 씨앗이다. 식물은 영양소를 씨앗에 저장한다. 자연계의 이치로 볼 때 씨앗은 동물의 질 좋은 음식인 동시에 식물이 후손을 잇는 핵(核)이다. 사람에게 있어 씨앗에 해당하는 것은 정자와 난자이고, 좀 넓게 표현하면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토사자는 체력을 보강하고 생식능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더구나 토사자는 들깨 크기의 작은 씨앗임에도 대단히 단단하다. 단단한 씨앗은 인체의 조직을 강하게 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러한 성질 때문에 뼈와 근육을 강하게 하고 정자와 난자를 충실하게 하는 효능을 보다 강하게 발휘하는 것이다.
셋째,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면서도 맵다. 토사자의 매운맛은 그리 강한 편이 아니므로 몸에 열을 더해주면서 기혈의 순환을 돕는 정도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도 '음경 속이 차가워서 정액이 절로 흘러나오는 증상, 소변이 찔끔찔끔 나오는 증상에 주로 쓴다'고 되어 있다.
조경남 약초 교수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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