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손희정 지음, 메멘토
페미니즘 영화평론서.
어느덧 우리 시대의 주제어로 '파국'이 자리잡게 되었다.
조건의 암울함 속에서 전망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요즘은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워낙 많아져서 이제 페미니즘 서적 아닌 것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옳다그르다는 떠나 페미니즘 대유행이 시대를 지나고 있다.
영화 작품은 물론 해석에서도 확실히 그런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손희정의 이 책은 현실의 지형을 읽을 때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동시대 최전선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나는 생태와 애니미즘의 시각에서 페미니즘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침팬지와 보노보의 차이처럼 무엇이 옳다 그르다 나누는 것이 무의미해 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차이를 알고 소통하는 것은 중요하리라.
우리 시대의 레퓨지아는 곳곳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차례 =
프롤로그: 질병X와 무지를 선택한 인간, 호모 이그노란스
1장 인류세, 쑬루세, 그리고 갯벌 수라
-인류세를 경계 사건으로 만들기: 도나 해러웨이의 제안
-수라의 공-지하적, 공-생산적 역능
2장 파국 속에서 자연을 팝니다
-‘아바타’ 시리즈의 강고한 이분법과 지배적 허구
-여기, 말하는 너구리의 세계가 있다
3장 “문명은 자연과 대결한다”는 믿음
-군사주의, 그리고 페미니즘
-<말레피센트>, 당신이 알던 것과 다른 이야기
-<겨울왕국 2>의 ‘미지의 세계’ 길들이기
-자연의 심장을 공유하고 있다는 깨달음
4장 생기를 지닌 기물(奇物), 오드킨 이야기
-콜로디, 디즈니, 델 토로의 <피노키오>
-아버지의 아들이 아닌 오드킨, 기이한 친척의 탄생
5장 세상의 끝에서 ‘인간-너머’를 말하기
-“이러다 다 죽는다”는 불안과 트랜스휴먼이라는 환상: <이어즈 앤드 이어즈>의 예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의 상상력과 <서던 리치>
6장 의존 비판 요청: 의존과 돌봄의 관점으로 본다면
-<퍼펙트 케어>, 돌봄이 상품이 될 때
-“죽이는 노동”까지 여성의 몫
-<아임 유어 맨>이 그린 ‘인간성’
-<메종 드 히미코>의 ‘선택 가족’
에필로그: 이것은 유토피아, 혹은 레퓨지아?
참고 자료
추천사 : 임박한 혹은 도래한, 혹은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파국에 관하여(김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