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없는 나라
울타리가 없는 이들에게
가한 사회의 끝은
산자들의 죽음이다
흐린 비바람처럼
폭풍이 몰아치고
울타리 없는 삶에
방망이질 한 사람들이 만든
산자들의 죽음 모리다
울타리 없는 사회
울타리 없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그리움이 마음을 감싸 안으면
그리움이 마음을 감싸 안으면
멀리 있던 사람이 다가온 듯
반갑게 문을 연다
지난 시간에 미련을 남기듯
숨죽여 웃던 얼굴이
새하얗게 떠오른다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 입술을 오므리지만
참아 말을 담을 수 없어
아쉬운 손짓만 한다
쌓여가는 눈발만 잡아 본다
그리움이 마음을 감싸 안으면
나는 나 된 것에서 멀어져 간다
추억만이 남는다
그리운 어머니
어릴 적 정성 다해 키워주신
어머니가 그립다
언제나 힘들 때면
팔 아래 근심이 되어주시고
바람막이가 되어주신
어머니가 그립다
한 마음으로 한 목표로 성장해가며
인생의 고뇌를 이야기했던
젊은 어머니가 그립다
이젠 바라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이
이 밤 서리도록
차디차게 내리는구나
돈의 상처
돈이 서리가 되어 쏟아진다
지친 삶에 물질이 고인다
쌓이다 쌓이다 녹아버린다
가지고 있으려고
더 가지려고 아귀다툼에[
어금니는 짓이겨지고
피는 살을 뚫고 나온다
다 사라지면
다 없어지면
인심이 생기려나
남겨진 눈발아래
사람들은 서로를 할퀴며
상처를 남긴다
비둘기떼
한겨울 바람이 보채듯
가지들이 들썩거리며
비둘기데 마른 잎을
흔든다
숨막힐 듯 겨울의 고요를
손가락으로 튕기듯
먹이 감을 쫓아 되는
성난 입들
한겨울이 서늘하다
거리엔 눈들만 가득한데
빈들에서 움직이는
비둘기떼
그들이 안쓰럽다
눈 기둥
풀 대궁을 뒤흔들던
가을 바람이
눈보라 앞에
몸을 숙이며
겨울의 낱을 찬미한다
한 살을 더 먹으라고
쉼을 주는 겨울 밤
알토실하 한 밤을 먹거리로
긴긴 시간을 보낸다
이 한겨울에 눈비비고
열심으로 살아가라고
눈 기둥이 몰래 찾아와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렸다
갈대
하얀 파도 타고 오는
포근한 노을
은빛 만들어 달빛 느끼는
밤이 오면
님 소식 전한다고
갈대 잎 살랑살랑
저 멀리 야트막한 언덕에
졸고 있는 느티나무
외롭게 혼자 흔들리는
망혼의 정
님의 소식 알고 싶다고
갈잎의 달빛 되어 머무네
영원한 가난 속에서
영원한 가난 속에서
아침에 뜨는 해와
정원의 피는 꽃을
감사의 잠자리로
살지 못한다면
이승은 참 저주스럽다
굶어 뼈만 남은
자유 속에서
힘없는 나는 무엇을 하리요
사는 것이 비틀거림이다
쓰러진 화초에 목마른 초목에
물을 주는 이 누구이며
사는 자에게 살게 하는 자가
누구일 것인가
가을편지
살며 생각하며
느껴온 이야기
이 가을에 써 놓았던
편지들의 저녁
소나무 깊은 옹이 되어
관솔불로 사라져가도
타다 남은 그리움만은
재가 되어 가을을 마신다
어린 풋꿈
찾고 싶은 어린 풋꿈
봄볕의 아지랑이처럼
하늘 하늘
별이 피던 밤이면
몰래 나가
기도하는 어린 소녀
소망 묻은 옷 한 벌 지어 입고
그 꿈 한번 신나게
꾸네 그려
중년
나의 젊은 날의 피가
황홀한 일몰에 밀려
사그라져 간다
어디서부터 밀려오는 파도인지
바다는 삼키고 다가오는 무거움이
나를 부서지게 한다
투명했던 눈물만큼
빛나던 과거의 편린
이젠 한 사람의 노예인양
바람 앞의 칼날처럼
허우적거리다 꽂히고 만다
나의 젊음은 나의 영혼을
이제 시들게 한다
온실 속으로
낙엽 편지
소소히 내리는 초가을 비
그리움의 빗줄기
두꺼운 골판지에
쭉쭉 누른 시어들
가슴 터지는 문자들
수줍은 언어들
다 쓰고 붙인
우표 한 장에
파란 그리움 붙이고
낙엽 속에 날린
한국사의 유자광을 보면 5대째 왕을 섬기는 것으로 처세술이
좋았다고 한다. 이것은 긍정의 언어를 쓰게 하나
다른 사람에게는 수많은 민폐를 이루어서 사회적으로 불공평함을
많이 쓰게 하였다. 이러한 유자광같은 인물을 보면 자신은
잘먹고 잘사나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가 불편한 상황에서
안좋은 혜택을 받으면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현상이 현시대에도 이루어지고 있는것 같다.
알권리조차 남용되는 시대가 이러한 시대인듯 싶다.
자유란 평등이란 공평성이란 형평성이란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져야 하는 인간의 권리인데 말이다.
사회가 점점더 불편한 현실로 빠져가고 있는것 같아 불편한 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