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가 최근 우성아이앤씨(대표 이장훈 이종우)를 인수, 남성복 전문기업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달 26일 우성아이앤씨 지분 41%(479만주)를 120억원에 인수, 최대 주주가 됐다.
◆故 이성림 회장 별세 이후 ‘흔들’ 우성은 남성복 업계에서는 역사가 있는 전문기업으로 통한다. 1986년 시대셔츠로 출발해 1993년 ‘닥스’의 드레스셔츠 라이선스를 시작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1998년 ‘예작’을 런칭하고 2004년 캐릭터캐주얼 ‘본’을 인수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닥스’는 셔츠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으며, 전국 백화점에 약 230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남성복 전문기업의 명맥을 유지하던 우성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창업주인 故 이성림 회장이 세상을 등진 때부터였다. 이성림 회장과 함께 우성을 일으켜 온 장인만 사장이 2005년 대표에 취임한지 1년 만에 이성림 회장이 별세했고, 이듬해 LG상사/LG패션 대표 출신의 금병주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금병주 사장은 故 이성림 회장과 남다른 친분을 갖고 있었고, 이성림 회장이 생전 본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금병주 대표를 찾아 의논하라고 현 우성 대표인 장남 이종우 사장에게 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우성은 다소 무리한 행보를 이어갔다. 2006년 남성 토털 셔츠 브랜드 ‘아이핏6’를 런칭했지만 2년만인 2008년 중단했다. 또 2008년 ‘닥스’ 셔츠의 전개권이 LG패션의 계열사 트라이본즈로 넘어가면서 수익률이 급감했다. ‘닥스’ 셔츠의 대안으로 선택한 ‘찰스쥬르당’ 역시 실패로 돌아갔고, 이어 런칭한 ‘랑방컬렉션’ 역시 무리한 라이선스 수수료와 장기계약으로 우성의 발목을 잡았다. 또 ‘본’의 세컨 라인 ‘본지플로어’ 역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본’ 사업부장이었던 이장훈 사장이 대표에 선임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가 했지만 이미 하향세에 접어든 기업을 다시 일으키기는 쉽지 않았다. 회사의 어려움은 집 안 싸움으로 번졌다. 장남인 이종우 사장과 둘째인 이형석 경영지원실장은 주식을 놓고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형지에 주식을 넘기게 된 것이다.
◆대-중소기업 양극화 현상 가속 우성이 형지에 인수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남성복 전문기업이 또 하나 줄어들었다.
현재 남성복 단일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문기업은 20개 남짓한 수준이다. 남아있는 브랜드들도 얼마동안 불황을 견디면서 대기업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 대기업의 남성복 시장 점유율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강자 위주의 시장 논리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신규 브랜드 성공 확률이 중소기업보다 확실히 높다. 코오롱의 ‘커스텀멜로우’는 런칭 3년 만에 300억원대 외형까지 성장했고, LG패션 역시 ‘질스튜어트뉴욕’을 볼륨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반면 중소 전문기업들은 신규 사업은 커녕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기도 급급한 상황이다. 매출이 떨어지면 버틸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한데다 다음 시즌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을 중단하거나 브랜드를 넘기는 사례가 허다하다.
대기업들은 시장에 영향력 있지만 자금이 부족해 운영이 어려운 브랜드를 인수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이 같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경쟁에서도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밀리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내세운 대기업 과 규모의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문기업들은 브랜드 역량 뿐 아니라 기업 자체의 실력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백화점 뿐 아니라 가두점, 대형마트, 아울렛 등 2차 유통까지 손을 뻗치고 있어 중소기업의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
또 하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는 이유는 실력 있는 전문 인력의 이동이다. 대기업들은 내로라하는 디렉터, 사업부장, 디자이너, 영업, 기획 등 각 분야의 실력자들은 모두 흡수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연봉에 끌려 옮겨가는 사람들을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력 있는 인력들이 모두 대기업 쪽으로 몰리면서 브랜드 역량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남성복 전문 업체들의 인수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10년 뒤 남성복 업계에 전문기업은 거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어패럴 뉴스 지난정보입니다.) |
첫댓글 남성복 패턴님들 여성복으로 전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