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와 K는
유럽의 어느 유명한 컨서바토리 출신의 재능있는 뮤지션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얘깃거리는 아니고 하고 싶은 얘기는
그 둘이 지금 제주에 산다는 것과 그 둘이 부부라는 사실입니다.
둘의 연애담을 자세히 들어본 적은 없으나
둘의 사랑얘기는 어떤 연애소설만 못하지 않았을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제주에 처음 내려와서 살게된 집은 선흘의 한 농가였습니다.
집을 보러가는데 전세 1500만원이라고 해서
어디 주인집과 사는 셋방이거나 잘해야 별채 정도로 생각했는데
마름모꼴의 번듯한 돌집을 독채로 쓰는 것이었고
마당이 200평쯤 되는 그런 집이어서 당황했었답니다.
T가 산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의 권유로 그분 부모님이 쓰시다가 비게 된 집으로 이사가게 되었습니다.
그게 올 4월입니다.
위치는 제주대학교 아래쪽에 있는 동네인데
그 집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우선 그집 대문에서 집까지 들어가는데 걸어서 10분쯤 걸립니다.
처음엔 좀 무서워서 저녁에 대문을 잠궜두었답니다.
왕복 20분을 걸어 문을 잠궜는데 택배아저씨라도 오면 또 왕복 20분을 걸어야 해서
요즘은 그냥 문을 열어 놓고 삽니다.
수도세나 전기료를 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집과 땅이 팔릴 때까지 살아주면 고마워하는 조건인데
5만평쯤 되는 땅이라 어느 그룹이 사서 골프장 만들지 않는 다면야...
주인이 이 큰땅을 그냥 놀리지는 않았겠지요.
화원입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입센로랑의 집처럼 뾰족 삼나무가 심어져 있다가
단풍나무, 동백나무, 야자수,,, 숲입니다.
서울의 혹은 육지 어느 저택으로 나갈 조경나무 숲이다.
봄부터 동백. 철쭉 사시 사철 꽃이 핀답니다.
집은 이전 선흘집보다는 못해보이고
조금 빈한한듯 보일 수도 있지만 이래뵈도 튼튼한 돌집입니다.
땔깜으로는 장작을 씁니다만
나무하러 산에갈 필요는 없고 화원의 인부들이 가지치기한 나무들이 많이 있답니다.
내부는 아주 cozy 합니다.
화장실도 실내에 있고 입식부엌이며 부족한게 없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 아이는 집주변 전체가 놀이터입니다.
들어올 생각을 안합니다.
T는 우릴 위해 이렇게 돌집을 따듯하게 뎁혀줍니다.
저녁내내 리히터의 프랑스 조곡을 들었고
암스텔담 벼룩시장에서 샀다는 폴사이먼의 My Little Town을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이집에서 지낸 오후부터 저녁까지가 왜 그리도 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도 없고 텔레비죤도 없고
일주일에 한 번 KBS FM 실황음악회를 JVC 모노 진공관 라디오에서 들으며
공연보고싶은 욕망을 달래며 삽니다.
이들은 돈은 새처럼 아주 조금 벌지만
시간은 아주 풍족합니다.
이 둘은 사랑하는데 문명의 방해를 받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말이 많았습니다.
우린 사실 이 친구들보다 열배 스무배는 많은 돈을 벌고
열배 스무배를 더 많이 쓰고 삽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결론은 이것입니다.
이글을 읽는 당신 그리고 나
지금 행복합니까?
첫댓글 음음...................
글쎄요..그들처럼 자연으로 돌아갈날을 기다리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있달까..다시 어린마음으로 돌아가려고 기다리는중...
지금 내마음은 무척 가난합니다... 이들 처럼 살고 싶어도.. 용기가 없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 무척 가난합니다...^^;;
그 친구분이 더 행복해보이는데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