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사(Knight-errant)
written by 오두막™
Chapter.01, 시작의 장 (1)
아이야, 너는 이걸 반드시,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기사는, 군주에 충성을 다하며, 부모에 효도를 다하고, 신의로써 벗을 사귀며, 전쟁터에 나아가서는 물러섬이 없어야 하고, 그리고- 함부로 살생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는 비록 지키지 못하였으나, 너는 진정한 기사가 되기를 나는 소원한다.
사람들은 진정한 기사도란 윗사람에게는 용기, 정의, 겸손, 충성으로, 동료들에게는 예의로, 약자에게는 연민으로 대하고, 교회에서는 헌신하는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너는 내가 말한 것이 중요함을 알고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설적인 기사 중의 기사로 칭송되는 나이트 헤리어드가 조손에게 보내는 글 중 발췌-
"패트릭, 패트릭 헤리어드! 이리 오지 못하겠니? 안 그러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갈색 머리카락의 30대 여인. 무슨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른 것인지, 여인은 얼굴에 장난기를 띄우고는 즐겁게 외쳤다.
"패트라고 부를 거야!"
"끄에엑! 너무해요, 엄마! 내가 그 애칭 싫어하는 것, 다 알면서 그러는 거지!"
"오, 호, 호! 어, 머, 니, 라고 불러야지요? 안 그러세요, 친애하는 패, 트, 씨?"
갑자기 나무에서 뛰어 내린 청금색 머리카락의 소년에게 여인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 그러나 장난기 가득한 - 말했다.
"크어억! 패, 트, 릭, 헤, 리, 어, 드, 라구요!"
"그래 그래, 알았어, 패, 트! 오호호홋!"
높은 고음의 목소리로 웃음을 터트리던, 소년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은 샤르랑거리는 꽃배경 - 이게 왜 나오는지는 묻지 마라, 다친다 - 과 함께 우훗을 연발하며 언덕 아래로 뛰어갔다.
"이런 제기랄, 어머니의 증상이……,"
이마를 짚으며 풀밭에 주저앉은 소년이 맥빠진 목소리로 - 굉장히 허탈하게 느껴지는 - 중얼거렸다.
"……더 심해졌잖아."
"이봐! 교대시간이야, 안 바꿔?!"
"……어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유쾌한 음성, 건장한 체격. 자신과 교대할 사람이 온 것인지, 감옥 앞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청년 간수는 책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탈옥수는 한, 명, 도, 없겠지?"
"아, 아니, 이 바란 님을 어떻게 보는 거냐, 네 녀석!"
"너는 도대체 네가 간수일 때 죄수가 몇 명이나 도망쳤는지 알기나 하냐? 멍, 텅, 구, 리, 바, 란!"
갈색의 결 고운 머리카락, 얇은 테 안경, 전체적으로 유약해 보이는 인상. 안경이 상당히 비싼데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부자인 것도 같았지만, 옷은 보통 평민이 입는 옷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즉, 부자인지 평민인지 오락가락 하는 사람이다.
"바란, 그런데 아직도 '그 분'이 너를 인정 안 하신 대냐?"
"그런 모양이야…… 후우, 하긴, 나 같아도 그런 건 인정 못하겠지. 자기 자식도 아닌데 후계자랍시고 나타난다면 나라도 화가 날 거야. 게다가 그게 '천한' 평민이라면."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띄운 채로 바란이 고개를 푹 숙였다. 조금 전 교대되어 바란이 앉아 있던 자리에 걸터앉은 건장한 간수는 피식 바람 빠지는 듯 실없는 미소를 지으며 바란의 머리를 그 크고 두툼한 손으로 슬쩍 비볐다. 그의 손에 힘이 쭉 빠져 있던 바란이 고개를 쳐들었다.
"너, 이 자식, 머리 흩트리지 말라고 내가 분명 말했지!"
"어어, 바란, 너 화내는 거야? 흑, 자기……?"
그 덩치 큰 사내가 어울리지 않게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눈물을 글썽이기 전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는 것이다 - 애처롭게 외쳤다. 그러나 바란은 그를 향해 살기 등등하게 칼을 빼드는 것으로 답했다.
"젠장, 내 오늘은 반드시 너의 그 기름기 흐르는 혀를 빼주고 말리라! 덤벼라, 이 변태 자식아!"
"어머, 자기? 나 상처받았어…… 으악, 바란 이 자식! 감히 내게 덤비는 거냐! 아직 10년은 이르지만, 좋다! 받아 주마!"
안녕하세요...
수정판입니다(라고 할 것도 없지만.)
몇 몇 문장 추가요. = =;
후움...안녕히 계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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