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멍청하고 어리숙해보여도
가슴 조마조마하면서 상대의 눈짓과 손의 움직임 하나에 민감하게 긴장하는 그런 연애가 하고싶다.
나는 그런 연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게 너무 오래전이라 자신은없다.
그래도 꽤 오래전부터, 아마 눈이 많이 내렸던 지난 연말쯤부터, 조마조마하는 연애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간하게 들기는하였으나 그때까지만해도 남성포비아상태가 유지되었던 터라 내심 주변에 남성없음이(헛.. 노다군...푸훗.) 꽤나 편하게 맘에 들었다.
지난밤 날렸던 뻐꾸기들이 제 둥지를 찾아갈지는 모르지만,(제 둥지를 다 찾아오면 큰일이다. 그럼 20여 마리의 뻐꾸기가 내품으로 들어올테니..) 그냥.
닮은 구석 하나 없는데도 예전애인을 생각나게하는 구석이 있는 사람과 `관계`를 시작해볼까한다.
가슴 조마조마한 사람은 아니지만, 인간다운 관계를 형성해가는데 노력이라는 것을 해보려는 생각이다.
상대에게 충실하기, 배려하기, 노력하기, 상대의 가치를 알아주고 더불어 나의 가치를 일깨워가기, 따뜻한 마음으로 말하기..
생각해보니 쉬운일은 아니군.
아마. 나는 일년이라는 시간동안(이제 한달후면 헤어진지 1년이다.)
계속 이별을 하고 있었던것 같다. 관계를 정리하고 다음날부터 아무렇지 않게(심지어는 시원하다며. 그땐 정말 그랬다.) 웃고다녔지만, 나에게 필요한 시간은 꼭 1년이었다.
그 사람을 정말 좋아했었고 나에게는 정말 큰 의미였다는 생각이 일년이 지난 요즘에서야 많이 든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온 것 같다.
사람을 보내가가 쉬운 일은 아니다.
1년이 지나고 보니 그러하다.
정말 인간에겐 꼭 알맞은 시간 만큼 생각하고 돌아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밤의 뻐꾸기가 아니라도 좋겠다.
이제 난 사춘기 계집아이처럼 웃으면서 사춘기 계집아이처럼 조마조마한 연애를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