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에는 조선일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중앙일보가 전경련 부회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사설을 통해 다시한번 노골적인 재계 편들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개혁을 하면 마치 나라가 절단날것처럼 호들갑을 떨어왔던 중앙일보는 4.15총선의 결과 사회와 경제를 개혁하라는 민의가 대다수인 것으로 드러나자 얼마전 일어난 중국발 쇼크로 세계의 경제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우리 금융시장이 큰영향을 받아 휘청거리자 때를 만났다는 듯이 자신들의 논리를 전파하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등 역대의 친재벌적 행보를 해왔던 정부때에도 중앙일보는 언제나 ‘기업규제가 심해서 경제가 어렵다’ ‘노조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 ‘성장이니 분배니 하는 얘기는 무의미한 논쟁이다’등의 얘기를 앵무새처럼 지치지도 않고 되풀이 해왔다.
중앙일보는 초조함이 도를 넘었는지 급기야 오늘자 사설에서 요즘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있는 대우종합기계 매각 입찰에 대우종합기계노조가 “경쟁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가지고 "노조가 우선권을 갖겠다고 덤빈다“라고 명백하게 악의적인 왜곡을 하기에 이르렀다. 대우종기 노조가, 경영권이 넘어가면 필연적으로 뒤따를 인원감축과 고용환경의 심각한 불안정을 방어하기 위해서 다른 입찰기업들과 동등한 입장으로 경쟁입찰에 나서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자구책이다. 이는 상가에 입주한 임대상인들이 건물주의 잘못으로 상가가 경매물건으로 나왔을때 자신들의 피땀어린 보증금과 힘들게 닦아놓은 상업권을 지키기위해 연대하여 상가의 공개입찰에 다른 입찰자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참여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대우종기노조가 돈있는 기업은 누구나 참여할수 있는 공개입찰에 똑같은 조건으로 참여하겠다는 것은 중앙일보가 입만열면 떠들어대던 시장경제의 논리에 지극히 부합하는 것일뿐이다. 이를 가지고 ”입찰의 우선권을 갖겠다고 덤빈다"고 날조하는 중앙일보는 그 죄질이 악함에 있어 조선일보와 가히 난형난제라 할만하다.
중앙일보는 더 나아가 “출자총액제한 제도가 기업 투자를 가로막고, 계좌추적권 부활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재계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한다. 97년 IMF를 불러온 가장 직접적 원인인 재벌의 문어발 확장을 막고 대기업 집단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다수 한국기업인들이 지금까지 해온 행태를 볼때 반드시 지켜야할 마지노선이다.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재벌총수들이 가공자본을 만들어 경영권을 확장하는 것을 막고 소수의 재벌기업들이 다수의 중소기업에 대해서 불공정한 경쟁을 하는 부당한 시장 지배력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계좌추적권 부활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것이라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사회의 정의를 바로세우고 상식을 전도하는게 신문의 할일이라면 부정경제행위를 방지하고 단속하겠다는 계좌추적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중앙일보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또한 중앙일보는 걸핏하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기분좋게 투자할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라고 공갈질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금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건설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아닌 졸부 근성으로 뭉쳐진 집단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진화의 핵심조건인 연구개발비는 미국 일본등의 나라에 비교하면 아직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경제가 조금만 불투명해지면 이돈 저돈 가리지 않고 마구 걷어들이고 필수적인 투자도 않고 현금으로 쌓아 놓아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마치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졸지에 떼부자가 된 졸부가 무슨일만 있으면 투자했던 돈들을 걷어들여 금고에 넣어놓고 그돈을 바라보면서 흐뭇해 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기분좋게 투자할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박정희 전두환이들 때처럼 제발 내 멋대로 좀 살게 내버려 둬달라.는 소리다
중앙일보[사설] 경제단체들의 외침 경청해야
"개혁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어야지, 개혁을 위한 개혁이어서는 안된다"는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부회장의 말은 요즘 재계가 느끼고 있는 답답한 심정을 잘 보여준다. 사실 총선이 끝나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가시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규제의 강도를 더욱 강하게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또 대우종합기계의 매각에 대해 노조가 우선권을 갖겠다고 덤비는 등 노조의 경영참가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정부 정책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경제5단체 부회장들의 쓴소리가 심상치 않게 들리는 것도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성장이냐, 분배냐 등의 이념논쟁이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일보다 시급한 과제는 없다. 공정위는 출자총액제한 제도가 기업 투자를 가로막고, 계좌추적권 부활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재계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 주요 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넘는 시점에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을 축소하는 게 기업경영권 방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
재계의 주장이 과거 재벌의 문어발식 팽창을 재연하기 위한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기업경영의 선진화만 요구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도외시하면 우리나라엔 사람을 많이 쓰지 않는 몇몇 대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만 남게 될 것이라는 지적(한국경제연구원의 허찬국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가까운 장래의 우리 모습을 예언하는 것 같아 섬뜩하다.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판국에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기대하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65조원이라는 돈을 쌓아만 놓은 채 움직이지 않는 까닭을 정부는 잘 살펴봐야 한다. .
2004.05.07 18:32 입력
첫댓글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있으니, 재벌이 만든신문 재벌단체인 전경련편 일수 밖에 전경련은 재벌의 영향력을 벗어나 순수한 공익단체로서의 역활을 다했으면 하는 일이고, 중앙일보 역시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여 공익언론으로서 역활을 다해야 !
공정거래 위원회는 기업규제를 더욱 강도높게 조여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