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ric.postech.ac.kr/myboard/read.php?Board=news&id=254353 BRIC Nature가 바라본 2014년 과학계
2014년은 과학적 승리가 얼마나 빨리 실망(심지어 비극)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획기적인 줄기세포 및 우주론(cosmology) 연구결과가 순식간에 뒤집혔으며, 상업적 우주여행이 커다란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혜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인류의 기원을 추적했으며, 뇌(腦)의 이해를 위한 협동적 노력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축하할 만하다. 출처: http://www.nature.com/news/2014-1.16547 1. 우주경쟁 확대
올해 아시아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우주에 진출했다. 인도 우주개발기구(ISRO: the Indian Space Research Organisation)는 화성탐사선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이처럼 첫 시도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우주개발사(史)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참고 1). 일본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はやぶさ) 2호를 발사했는데, 이것은 일본의 두 번째 무인 우주선으로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하여 귀환하는 것이 목표다(참고 2). 중국의 달 탐사선 유투(玉兎)는 달 표면에서 데이터 수집활동을 중단했지만(참고 3), 중국 과학원은 다음 단계로 실험용 탐사선을 달 궤도로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상업용 우주여행 분야의 경우, 2014년은 비운(悲運)의 해였다. 버진 갈락틱(Virgin Galactic)의 우주여행선 SpaceShipTwo는 캘리포니아에서 시험비행 도중에 추락하여 조종사 한 명을 잃었다(참고 4). 그로부터 불과 3일 전에는 버지니아에서 발사대(launch-pad)가 폭발하는 바람에, 국제우주정거장에 물자를 공급할 예정이던 민간 무인우주선이 파괴됐었다. 이러한 사고들로 인해, 우주정거장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수많은 실험들이 물거품이 됐고(참고 5), 관계자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과학적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참고 6). 우주정거장에 문제가 생기자, 초소형 지구관측용 위성들의 발사도 지연되고 있다. 더브(Dove)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초소형 위성들은 큐브샛(Cubesats: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cm, 1kg이 조금 넘는 정육면체 모양의 초소형 위성)을 이용하여 우주 데이터를 수집하는 최근의 유행(참고 7)에 따른 것이다.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유럽 우주기구는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지구관측위성 센티넬(Sentinel) 시리즈의 첫 번째 버전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참고 8). |
① http://www.nature.com/news/india-joins-elite-mars-club-1.15997
② http://www.nature.com/news/japanese-asteroid-probe-delayed-1.16423
③ http://www.nature.com/news/china-s-lunar-rover-limps-into-another-long-night-1.15428
④ http://www.nature.com/news/fledgling-space-industry-resolute-after-fatal-crash-1.16277
⑤ http://www.nature.com/news/science-suffers-in-rocket-explosion-1.16247
⑥ http://www.nature.com/news/space-station-science-ramps-up-1.15388
⑦ http://www.nature.com/news/many-eyes-on-earth-1.14475
⑧ http://www.nature.com/news/earth-observation-enters-next-phase-1.15006
2. 혜성 착륙
10년간의 긴 여행 끝에, 유럽 우주기구의 로제타 우주선이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에 도착하여, 그 주위를 맴돌았다(참고 1). 그로부터 3개월 후 로제타는 탐사선 필레(Philae)를 혜성 표면에 내려보내, 사상 최초의 혜성 착륙 기록을 세웠다(참고 2). 필레는 바위 투성이 언덕의 그늘진 곳에서 64시간 동안 과학 데이터를 전송하다가(참고 3), 전력공급이 중단됐다(참고 4).
한편 인도, 미국, 유럽이 보낸 몇 대의 화성 우주선이 본의 아니게 사이딩스프링(Side Spring) 혜성과 거의 충돌할 뻔 했다(참고 5). 지난 10월 사이드스프링 혜성은 화성에서 139,500km 떨어진 곳을 지나갔는데,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3에 해당한다. NASA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는 2012년 화성 표면에 착륙한 이래 계속 화성 표면을 굴러다니다가, 마침내 목적지인 샤프산(Mount Sharp)에 도달했다(참고 6). 또 하나의 화성탐사 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의 주행거리는 40km를 넘어, 구소련의 달탐사선이 보유하고 있었던 종전의 주행기록을 경신했다.
태양계 너머에 있는 행성을 찾아내려는 노력도 큰 진전을 봤다. 지난 2월, 케플러 우주망원경 운영팀(지금은 거의 해체됨)은 “715개의 외계행성(extrasolar planets)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는데(참고 7), 이는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다. 또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생명체 서식가능지역(habitable zone)에서 지구 크기의 외계행성을 처음 발견하여(참고 8), 오랫동안 고대해 왔던 ‘쌍둥이 지구(Earth twin)’의 발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
① http://www.nature.com/news/rosetta-craft-makes-historic-comet-rendezvous-1.15681
② http://www.nature.com/news/rosetta-probe-makes-history-by-landing-on-comet-1.16340
③ http://www.nature.com/news/philae-s-64-hours-of-comet-science-yield-rich-data-1.16374
④ http://www.nature.com/news/shade-spells-trouble-for-philae-comet-lander-1.16346
⑤ http://www.nature.com/news/comet-buzzes-mars-1.16178
⑥ http://blogs.nature.com/news/2014/07/mars-rover-facing-harshest-journey-yet.html
⑦ http://www.nature.com/news/nasa-unveils-exoplanet-haul-1.14779
⑧ http://www.nature.com/news/earth-sized-exoplanet-spotted-in-star-s-habitable-zone-1.15066
3. 인류의 기원에 대한 암호 해독
약 30,000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에게 있어서, 2014년 한 해는 정말로 끝내주는 해였다. 두 팀의 연구자들이 현대인의 게놈 속에 포함된 네안데르탈인의 유산 목록을 작성했는데(참고 1), 까마득히 오래 전에 이루어진 이종교배 덕분에,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오늘날 비(非)아프리카계인들의 게놈 속에 버젓이 살아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또한 과학자들은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2종(45,000년 전 시베리아 남서부에 살았던 남성, 36,000여 년 전 러시에 서부에 살았던 남성)의 게놈을 분석하여, 네안데르탈인과 초기인류 사이에 성접촉(sexual encounter)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참고 2). DNA 분석 결과,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인류들이 추가로 포착됐으며,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성접촉을 했던 시기는 정확히 50,000~60,000년 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유럽의 수십 개 고고학 유적지에 대한 탄소연대측정 결과에 의하면,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수천 년간) 공존했던 것으로 보인다(참고 3).
고대와 현대의 게놈들을 분석한 결과, 농업의 등장 시기가 명확해졌다. 현대 유럽인들(그리고 그들의 조상)의 게놈 속에는, 7,000~8,000년 전부터 중동에서 이주한 ‘흰색 피부에 갈색 눈을 한 농부들’의 DNA가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4). 또한 식물의 게놈을 시퀀싱해 본 결과, 이 초기 농부들은 밀과 보리 등의 작물을 재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7월, 한 컨소시엄은 밀(wheat)의 게놈분석 결과(초안)를 발표했는데, 자그마치 124,000개의 유전자와 170억 개의 뉴클레오타이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5). 또 한 연구팀은 3,000개 품종의 벼에 대한 유전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만간 미래의 게놈에는 추가정보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의 과학자들은 대장균의 게놈을 조작하여, 기존의 모든 생명체들이 사용하는 뉴클레오타이드(4개) 외에 2개의 뉴클레오타이드를 추가로 보유한 대장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참고 6). 이들의 다음 과제는, 확장된 유전적 알파벳(expanded genetic alphabet)을 이용하여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이다. 한편 2014년에는 효모의 전유전체를 합성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거둬, 최초의 합성 염색체가 탄생했다(참고 7). |
① http://www.nature.com/news/modern-human-genomes-reveal-our-inner-neanderthal-1.14615
② http://www.nature.com/news/oldest-known-human-genome-sequenced-1.16194
③ http://www.nature.com/news/neanderthals-bone-technique-redrafts-prehistory-1.15739
④ http://www.nature.com/news/ancient-european-genomes-reveal-jumbled-ancestry-1.14456
⑤ http://www.nature.com/news/fiendish-wheat-genome-reveals-grain-s-history-1.15577
⑥ http://www.nature.com/news/first-life-with-alien-dna-1.15179
⑦ http://www.nature.com/news/first-synthetic-yeast-chromosome-revealed-1.14941
4. 에볼라 창궐
올해 서아프리카를 황폐화시킨 에볼라는, 에볼라가 처음 발견된 1976년 이해 최대규모였다(참고 1). 에볼라 창궐은 지구촌의 전염병 대처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12월 중순 현재,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약 6,80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첫 번째 에볼라 환자는, 2013년 12월 초 기니에서 사망했던 두 살배기 아기인 것으로 보인다. 아기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 샘플을 유전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이번 사태는 단 한 번의 동물-인간 간 전염(animal-to-human transmission)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참고 2).
전세계의 언론들은 일찍부터 실험약물(예: 항체 칵테일인 지맵 등; 참고 3)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지만(참고 4), 감염질환 전문가들은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기본적인 역학조치(예: 감염자 추적 및 격리)를 강화할 것을 주장해 왔다(참고 5).
‘에볼라가 다른 나라로 퍼져나갈지 모른다’던 두려움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말리, 나이지리아, 세네갈, 스페인, 미국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에볼라에 감염됐지만, 신속한 격리치료로 인해 더 이상의 전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11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용 에볼라 백신의 첫 번째 임상시험(안전성 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으며(참고 6), 이 백신을 비롯한 다양한 백신들의 효능시험은 2015년 초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에볼라 생존자의 회복기 혈청(convalescent serum)을 비롯한 다양한 실험약물들도 임상시험에 계류되어 있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의 생물학에 대한 주요 의문점은 아직도 해명되지 않은 실정이다(참고 7). |
① http://www.nature.com/news/largest-ever-ebola-outbreak-is-not-a-global-threat-1.15640
② http://www.nature.com/news/ebola-virus-mutating-rapidly-as-it-spreads-1.15777
③ http://www.nature.com/news/ebola-drug-saves-infected-monkeys-1.15793
④ http://www.nature.com/news/should-experimental-drugs-be-used-in-the-ebola-outbreak-1.15698
⑤ http://www.nature.com/news/world-struggles-to-stop-ebola-1.15768
⑥ http://www.nature.com/news/positive-results-spur-race-for-ebola-vaccine-1.16468
⑦ http://www.nature.com/news/the-ebola-questions-1.16243
5. 우주먼지
올해 3월, 한 무리의 천문학자들이 ‘빅뱅의 중력파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고하면서, BICEP2 실험은 전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끌었다(참고 1). 중력파의 증거가 발견됐다는 것은, 우주 인플레이션(cosmic inflation), 즉 초기 우주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안 돼 ‘남극에 설치된 BICEP2 전파망원경이 탐지한 신호는 우주먼지(cosmic dust)에 의해 왜곡된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고(참고 2), 이 설은 9월 유럽 우주기구가 발표한 플랭크 위성의 관측결과에 의해 입증됐다(참고 3). BICEP2와 플랭크 팀은 조만간 공동분석을 통해 중력파 논쟁에 대한 확정적 답변을 내놓을 방침이다.
중국은 초대형 전자양전자충돌기(electron–positron supercollider)를 이용하여 힉스 보손을 연구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고, 그와 동시에 차세대 슈퍼양성자-양성자충돌기(super proton–proton collider, 아직 건립되지 않았음)를 사용한다는 보다 원대한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참고 4).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강력한 소재인 그래핀(graphene)은 새로운 취약성의 발견을 계기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그래핀이 양성자의 통과를 허용한다고 하는데, 이는 그래핀이 수소 연료전지나 ‘공기중에서 수소를 포집하는 막’을 만드는 데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참고 5). 참고로, 올해 4월 Nature Materials에는 주방용 믹서로 그래핀을 만드는 레시피가 소개됐지만(참고 6), 아쉽게도 다양한 실용적 이유 때문에 아직 가정용으로 추천되고 있지는 않다. |
① http://www.nature.com/news/telescope-captures-view-of-gravitational-waves-1.14876
② http://www.nature.com/news/gravitational-wave-discovery-faces-scrutiny-1.15248
③ http://www.nature.com/news/full-galaxy-dust-map-muddles-search-for-gravitational-waves-1.15975
④ http://www.nature.com/news/china-plans-super-collider-1.15603
⑤ http://www.nature.com/news/bullet-proof-armour-and-hydrogen-sieve-add-to-graphene-s-promise-1.16425
⑥ http://blogs.nature.com/news/2014/04/how-to-make-graphene-in-a-kitchen-blender.html
6. 부서진 HIV 치료의 희망
HIV 연구 분야에서, 2014년에는 줄줄이 나쁜 소식만 들려 왔다. 2013년 의사들은 '미시시피 아기'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미시시피 아기'란 수직감염을 통해 HIV에 감염됐지만, 초기의 공격적인 항역전사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HIV가 완치된 아기를 말한다.) 그러나 지난 7월 연구자들은 "(현재 네 살이 된) 미시시피 아기의 혈중에서 HIV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참고 1). 이에 앞서서, 두 명의 '보스턴 환자'에 대한 비보(悲報)가 전해졌다. 내용인즉, "골수이식을 받은 후 몇 년 동안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으로 보였던 환자들에게서, 2013년 12월 HIV가 검출됐다"는 것이었다.
지난 7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 에이즈컨퍼런스는 여섯 명의 참가자들을 비행기 사고로 잃었다(참고 2). 사망자 중에는 저명한 임상 바이러스학자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욥 랑게 박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회의 참석을 위해 호주로 향하던 중, 말레이시아 항공의 MH17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사망했다.
올해에는 약간의 긍정적인 결과도 나왔다. 면역세포의 DNA를 편집하여 HIV에 저항성을 띠게 만들었다든지(참고 3), 암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두 명의 호주인 에이즈 환자들에게서 아직까지 HIV가 검출되지 않았다든지(참고 4)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
① http://www.nature.com/news/hiv-rebound-dashes-hope-of-mississippi-baby-cure-1.15535
② http://www.nature.com/news/hiv-community-reels-from-losses-in-mh17-plane-tragedy-1.15584
③ http://www.nature.com/news/gene-editing-method-tackles-hiv-in-first-clinical-test-1.14813
④ http://www.nature.com/news/cancer-treatment-clears-two-australian-patients-of-hiv-1.15587
7. 뇌과학의 진보
나노기술과 컴퓨터의 유례없는 발달에 힘입어, 뇌를 이해하려는 원대한 프로젝트가 가능하게 되었다. 2014년에는 그러한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중대한 전환점에 이르렀지만, 모두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지난 7월,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뇌를 모델링하려던 EU의 주력 프로젝트가 과학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참고 1). 150여 명의 핵심 과학자들은 EC에 보낸 서한에서, "10억 유로의 거금을 들인 인간뇌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가 권위주의적으로 흘러 과학적 목표를 벗어났으므로, 프로젝트의 관리체계를 점검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협조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양측은 현재 입장을 조율하고 있으며, 2015년이 되면 개정된 연구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는 큰 차질 없이 연구팀을 선정하여 초년도 연구비를 배정했다(참고 2). 이에 뒤질세라, 일본도 지난 10월 전세계적인 뇌프로젝트 물결에 동참하여, Brain/MINDS(Brain Mapping by Integrated Neurotechnologies for Disease Studies)라는 이름의 대담한 10개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Brain/MINDS의 목표는, 마모셋 원숭이의 뇌지도를 작성함으로써 인간의 신경 및 정신질환 연구를 돕는 것이다(참고 3). |
① http://www.nature.com/news/row-hits-flagship-brain-plan-1.15519
② http://www.nature.com/news/high-risk-brain-research-wins-nsf-backing-1.15733
③ http://www.nature.com/news/marmosets-are-stars-of-japan-s-ambitious-brain-project-1.16091
8. 기후변화 많은 기후학자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절망 속에서 엘니뇨를 기다려 왔다. 엘니뇨란 동태평양 지역에서 나타나는 강력한 온난화 현상이지만, 올해에는 (매우 강력할 거라던) 당초의 예상을 깨고 흐리멍덩하게 넘어가 과학자들의 애를 태워 왔다(참고 1).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은, 현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 140년 만에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다. 심지어 '공동우승자'로 불리던 1998년, 2005년, 2010년의 기록을 능가할 정도였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지난 15년간의 '비교적 느린 온난화 경향'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한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큰데, 그 내용은 '온난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해양순환(ocean circulation)이 주기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참고 2). (해양순환은 대서양과 남극해의 심층수에 열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의 분석에 의하면, "온난화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먼저 대서양이 따뜻해진 후 그 영향을 받아 동태평양이 차가워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후변화의 정책 측면을 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난 11월 제5차 평가보고서를 마무리짓고,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 인간과 생태계에 심각하고, 광범위하며,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은 - 외견상으로 - 기후휴전(climate truce)을 선포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새로 다짐했다(참고 3). 이에 따라 '2015년 파리에서 열리는 회담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새로운 국제 기후협약 체결에 동의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참고 4). |
① http://www.nature.com/news/el-ni%C3%B1o-tests-forecasters-1.14972
② http://www.nature.com/news/atlantic-ocean-key-to-global-warming-pause-1.15755
③ http://www.nature.com/news/us-china-climate-deal-raises-hopes-for-lima-talks-1.16405
④ http://www.nature.com/news/lima-talks-map-out-path-to-climate-treaty-1.16557 9. 줄기세포 막장 드라마 2014년은 줄기세포 광풍과 함께 시작됐다. 지난 1월 일본 리켄(RIKEN) 산하 발생생물학센터(CDB)의 오보카타 하루코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고 발표했다. ‘성숙한 세포를 산(酸)에 담그거나 물리적 압력에 노출시킴으로써, 신속하고 간단하게 만능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거였다(참고 1). 그러나 Nature에 실린 관련논문은 도표와 이미지가 일부 조작된 것으로 탄로났으며, 실험결과를 재현하려는 노력도 실패했다(참고 2). 결국 지난 7월 Nature는 논문을 철회했고, 8월에는 공저자 중 한 명인 사사이 요시키 박사(재생의학의 선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참고 3).
그러나 지난 9월, 벼랑 끝에 몰려 있던 CDB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찾았다. CDB 소속의 안과학 전문가인 타카하시 마사요 박사가 iPS 세포를 이용한 최초의 임상시험을 실시한 것이다(참고 4). 한편 2011년 갑작스럽게 중단됐던, 세계 최초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척수손상 치료)’도 재개됐다(참고 5).
2014년 줄기세포 분야에서 이루어진 진보가 또 하나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더글러스 멜튼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 인체의 면역계가 이식된 베타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만 있다면 - 1형당뇨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참고 6).
한편 미국의 여러 주(州)에서는 시험할 권리(right-to-try)에 관한 법률들이 제정되어,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요법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줄기세포 치료에 관한 새로운 지침이 제정되었는데, 엄격한 효능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임상이용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생명윤리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
① http://www.nature.com/news/acid-bath-offers-easy-path-to-stem-cells-1.14600
② http://www.nature.com/news/papers-on-stress-induced-stem-cells-are-retracted-1.15501
③ http://www.nature.com/news/stem-cell-scientists-mourn-loss-of-brain-engineer-1.15679
④ http://www.nature.com/news/japanese-woman-is-first-recipient-of-next-generation-stem-cells-1.15915
⑤ http://www.nature.com/news/funding-windfall-rescues-abandoned-stem-cell-trial-1.15350
⑥ http://www.nature.com/news/stem-cell-success-poses-immunity-challenge-for-diabetes-1.16141
10. 방치된 고병원성 바이러스 발견
당신의 냉장고 속에서 생물재해(biohazards)를 일으킬 수 있는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나뒹굴고 있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지난 7월 1일, 미국 정부 소속의 과학자들은 미 국립보건원(NIH)의 보관창고에서, 60년 묵은 천연두 바이러스 바이알을 여섯 개씩이나 발견했다(참고 1). 이 발견은 미국 정부 산하 연구소들의 생물안전성(biosafety) 실태가 어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본부(CDC)의 경우, 탄저균의 포자를 잘못 다뤘는가 하면(참고 2), 위험한 H5N1 바이러스를 엉뚱한 연구소로 잘못 보낸 적이 있다. 급기야 지난 8월 NIH가 ‘안전성 대청소’를 실시한 결과 찾아낸 100년 묵은 상자에서는, 여러 가지 위험한 병원체들과 맹독성 물질(리신)이 발견되었다(참고 3).
이상에서 언급한 사고들은 ‘일부 병원체에 대한 연구의 이익이 위험성을 상회하는가?’라는 논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 10월 중순, 백악관은 “유전자조작을 통해 병원체(예: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병독성이나 전염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연구(gain-of-function)에 대해서는,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참고 4). 백악관의 발표문은 또한 연구자들에게 “현재 수행하고 있는 기능획득연구(gain-of-function)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NIH는 한술 더 떠서, 현재 NIH의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는 20개 프로젝트의 팀장들 앞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우리의 위촉을 받은 자문단이 귀(貴) 프로젝트의 위험과 이익을 평가하는 동안, 지금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라.” |
① http://www.nature.com/news/nih-finds-forgotten-smallpox-store-1.15526
② http://www.nature.com/news/safety-lapses-in-us-government-labs-spark-debate-1.15570
③ http://blogs.nature.com/news/2014/09/nih-finds-forgotten-ricin-during-lab-sweep.html
④ http://www.nature.com/news/viral-research-moratorium-called-too-broad-1.16211 ※ 출처: Nature 516, 300–303 (18 December 2014) doi:10.1038/516300a (http://www.nature.com/news/365-days-2014-in-science-1.16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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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 재미있게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