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골목 꽃은 피부미용제로도 아주 좋다
접골목은 타박상(打撲傷)이나 어혈이 뭉쳐서 생기는 통증,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데, 관절염, 각기(脚氣), 통풍(痛風), 발목이나 손목을 삔 데, 요추(腰椎) 디스크, 뼈가 부러진 데 등에 신통하다 싶을 만큼 효과가 좋다. 날것을 짓찧어 아픈 부위에 붙이는 한편 잘게 썰어 말린 것 30∼60그램에 물 1되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오랫동안 달여서 그 물을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시면 된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이를 봄철에 새순을 뜯어서 살짝 데쳐서 물로 가볍게 우려내어 무쳐 먹거나 밀가루 옷을 묻혀 튀겨서 먹는다. 그런 대로 맛이 괜찮은 산나물이다.
딱총나무의 약성에 대해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아픔을 멈추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피 나는 것을 멈추고 염증을 잘 낫게 한다. 타박상, 뼈가 부러진 데, 류마티스성 관절염, 배에 물이 고이는 데, 신장염, 통풍, 목안이 아픈 데, 여러 가지 출혈 등에 쓴다. 하루 5∼10그램을 물에 달여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외용으로 쓸 때는 달인 물로 찜질한다. 딱총나무꽃은 민간에서 땀내기약, 이뇨약으로 쓴다.”
옛 의학책에 적힌 접골목의 효능을 풀어서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접골목은 맛이 약간 쓰고 달며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 주로 심장과 간에 작용한다.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며 마비를 풀어주고 습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풍한(風寒)으로 인해 팔다리가 시리고 쑤시고 아픈 증상과 허리가 아픈 것을 치료한다. 가려움을 멎게 하고 염증을 흩어 버리는 작용이 있으므로 가려움증과 피부의 염증을 낫게 한다.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고 죽은피를 몰아내는 작용이 있으므로 부딪쳐서 생긴 상처와 그로 인한 어혈과 통증을 치료하고 여성이 아이를 낳고 나서 나쁜 피가 쌓여 있는 것을 내보내는 데에도 좋다. 독을 풀고 고름을 잘 나가게 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어 옹종(擁腫), 상처가 덧나서 생긴 종기 같은 데에도 효과가 좋다. 10-15그램을 물로 달여서 마시고 달인 물로 씻어서 치료한다. 부러진 뼈를 이어 주고 끊어진 근육도 이어주며 가려움증을 없애며 벌레 먹은 치아를 치료하며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효과가 아주 좋다.”
중국에서 펴낸 <본초신편(本草新編)>에는 접골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혔다.
“접골목은 뼈로 들어가서 부러진 뼈와 끊어진 근육을 이어 준다. 부러진 뼈를 붙일 때에는 술과 함께 복용하고 가려움증을 치료할 때에는 욕탕에 넣어 목욕을 한다. 부러진 뼈를 이어주는데 신속(神速)한 효과가 있으며, 생혈(生血) 활혈(活血) 효능이 있는 여러 약재 중에서 접골(接骨)에 가장 특출한 효과가 있다. 날것으로 쓰는 것이 제일 효과가 좋고 마른 것을 쓰면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들며 볶아서 사용하면 다시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렇다면 어떤 이치로 접골목이 골절이나 골다공증 같은 갖가지 뼈 질환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일까? 접골목은 재질이 단단한 나무가 아니다. 재질이 무르고 잘 부러지며 속에 스펀지처럼 무른 심이 있어서 심을 빼내고 나면 대나무처럼 속이 빈 대롱처럼 된다. 어렸을 때 접골목의 심을 빼내고 종이를 입으로 씹어서 총알 모양으로 만들어 한쪽 끝을 막고 반대쪽 끝에도 막은 다음 나무 막대기로 한쪽을 세게 밀어 넣으면 압축된 공기의 힘으로 인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열 발자국이나 스무 발자국 거리까지 튕겨나가곤 했다. 이 놀이도구가 딱총이고 딱총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나무라고 해서 딱총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
접골목은 재질이 무른 나무이므로 뼈를 구성하는 칼슘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 않다. 수명이 짧으므로 생명력이나 면역력이 강한 식물로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접골목은 어린 줄기는 질이 무르고 심이 많아서 연약하지만 묵은 줄기일수록 재질이 단단해지고 줄기 가운데 심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겉을 먼저 자라게 한 다음에 속을 충실하게 하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 접골목은 칼슘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성분을 뼈로 보내서 뼈를 빨리 유합되게 하는 기능이 있다.
실제 임상 실험에서도 접골목은 부러진 뼈를 빨리 달라붙게 하는 효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통증을 멎게 하는 효과도 모르핀 다음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서양의학에서 진통제로 널리 쓰는 아날긴보다도 통증을 멎게 하는 효과가 더 센 것으로 확인되었다.
접골목에 들어 있는 페놀 성분은 강한 항산화작용이 있다. 곰팡이 균 특히 칸디다와 같은 진균류를 죽이거나 억제하는 효과도 높다. 면역력을 높여 감기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에도 좋은 효과가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는 접골목 추출물을 천연감기약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접골목에는 독이 약간 있다. 그러므로 임산부는 복용해서는 안 된다. 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면 구토가 나거나 위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가열하면 독성이 줄어든다. 8시간을 달이고 네 시간을 식히기를 세 번 반복하면 독성이 거의 없어지고 흡수율과 약효는 훨씬 좋아진다. 달일 때 반드시 뚜껑을 열어 놓고 약한 불로 달여야 한다. 말린 것보다는 날것이 약효가 더 좋으므로 가능하면 날것을 구해 써야 한다. 말려서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효가 떨어진다.
신선한 접골목에는 오줌 냄새와 비슷한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는 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이 냄새는 쥐한테 치명적인 독이 있어서 늙은 쥐는 접골목 냄새만 맡아도 죽는다고 한다.
접골목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20여 종이 넘는 딱총나무(Sambucus) 속에 딸린 나무의 열매에는 청산가리와 같은 성분의 독이 들어 있다. 접골목은 열매가 까맣게 익는 것도 있고 붉게 익는 것도 있는데 미국이나 유럽에는 까맣게 익는 것이 많고 우리나라에는 열매가 붉게 익는 종류밖에 없다. 열매가 붉게 익는 종류에 독이 더 많다.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5명이 미국말오줌나무의 열매를 날것으로 먹고 중독되어 한 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