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 포로 시대부터 유대인 아이는 6살이 되면 회당에 나가 토라를 배웠다. 의무교육이었다. 이로써 유대인은 세계 최초로 의무교육을 실시한 민족이 되었다.
이런 의무 교육이 시행된 이유는 늙은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선지자들이 “우리나라가 바벨론에게 망한 이유는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토라)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자각에서 시작되었다.
아래는 이스라엘 초등학교 3학년 중간고사에 나온 문제다.
“네가 모세라면 내 백성을 보내라고 어떻게 바로를 설득할 것인지 네 의견을 말해보라”
아래는 4학년 기말고사 문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무엘에게 왕을 세워달라 요구한 결과 사울이 왕이 됐는데, 사울 왕은 이스라엘 백성의 요구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 주었는지 네 의견을 말해보라”
우리나라 신학생들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들의 머리에 “지식을 주입시키는 교육”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사건 현장(유적지)”으로 가서 거기서 교육을 한다. 때로는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보며 토론도 한다.
나는 개척교회 시절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자주 유적지나 박물관에 갔다. 한번은 강화도 초지진에 가서 유적지를 둘러본 후 “조선의 대포”에 대해 말해보라고 했다. 모두 꿀 먹은 벙어리였다. 벙어리가 된 이유는 학교에서 그런 것을 배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의 대포알은 둥근 쇳덩어리였다. 적의 병사를 죽이려면 상대의 머리를 맞추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배를 맞추면 배에 대포알만 한 구멍을 낼뿐이었다. 그러나 적의 함선에서 쏘는 대포알은 조선의 진으로 날아와 폭발했다. 그러면 병사 여러 명이 살상당했다.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현장교육을 받았던 아이가 미국으로 유학 가서 결혼하게 되었다. 나에게 주례를 받고 싶다 하여 신부를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