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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평가받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19일 정치 대담집인 ‘안철수의 생각’을 내고 사실상 대선 행보의 길에 나섰다. ‘빅3’로 꼽히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가 모두 대선에 참여함에 따라 ‘대선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여야가 향후 안 교수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대선 판도가 요동칠 조짐이다.
안 교수는 19일 출간한 정치 대담집인 ‘안철수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를 통해 대선 출마 결심을 내비쳤다. 안 교수는 책을 통해 “일단 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일을 해나가야 한다”며 “제가 생각을 밝혔는데 기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저는 자격이 없는 것이고,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안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앞으로도 자신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유지되거나 높아지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안 교수는 출간 하루 전날인 18일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녹화를 비밀리에 마쳤고 이 프로그램은 내주 23일 방송될 예정이다. 힐링캠프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두 출연했었다. 당시 안 교수는 출연 제의를 거절했지만 이번 책 출간에 맞춰 비밀리에 녹화하는 등 안 교수가 치밀하게 계산된 대선 출마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안 교수는 최근 비서실장 인선에 나서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홍보전문가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대변인 격으로 영입한 데 이은 비서실장 인선 작업은 대선 가도에 앞서 진용 구축의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해석된다.
안 교수는 또 책에서 지난 4`11 총선에서 야당이 이길 경우 “정치권에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울림통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이 패배하면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혀 안 교수는 자신을 야권 주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안 교수의 대선 참여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여야는 안 교수의 등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19대 국회 들어서도 정쟁을 일삼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염증이 여전한 상황에서 ‘변화와 소통’ ‘젊음과 개혁’의 이미지를 갖춘 안 교수의 등장에 대선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본선에서의 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민주당은 당 대선 후보 선출 후 안 교수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각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 교수 역시 독자출마 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