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통독 행사에 다녀오던 교회 신도와 목사 등을 태운 관광버스가 5일 새벽 중부고속도로에서 택배화물차를 들이받아 7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다.
▲사고경위
이날 오전 3시께 충북 음성군 대소면 삼호리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음성 나들목 부근(통영기점 291km 지점)에서 충남 70바 XX40호 D관광버스(운전사 박모.40)가 2차선에 정차해 있던 11.5t 택배화물차(운전사 이모.서울 도봉구 창동)를 들이받았다.
당시 현장은 택배 화물차가 대형 유조차(운전사 조모.54)를 추돌해 경찰 사고수습이 이뤄지려던 상황이었다.
이 사고로 이 행사 인솔 책임자인 서울 M교회 부목사 김해곤(43.서울 송파구 풍납동)씨와 인천 S교회 신도 박은숙(38.여.교사.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씨 등 관광버스 승객 7명이 숨지고 승객 임영호(28)씨 등 26명과 화물차 운전사 이씨가 다쳤다.
사망자들은 청주 하나병원 장례식장과 음성장례식장에 안치됐고 부상자는 진천 성모병원, 청주 성모병원, 청주 효성병원, 진천 성심외과 등지로 분산돼 치료를 받다가 일부는 귀가했다.
서울로 향하던 이 버스에는 당초 40여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전과청주가 거주지인 8-9명은 중간에 내려 화를 면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사고인 점도 있지만 버스 탑승객 대부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정해광(36.도로공사 직원)씨는 "추돌된 화물트럭이 20m 가량 밀려갔으며 관광버스 조수석쪽 3분의 1 가량이 화물차 밑으로 깔려 들어가 있었다"며 "관광버스 승객들이 피로 범벅이 돼 있었고 유조차에서 유출된 기름과 택배화물차에서 쏟아진 화물 등으로 사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관광버스 운전사 이씨가 졸음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관광버스는 전국버스공제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다.
▲사고 처리
사고가 나자 충북지방경찰청은 고속도로 순찰대 전 직원(59명)을 비상 소집해 구조 활동을 벌였으며 119구급대와 사설 응급환자 이송단 차량 등 30여대가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음성군도 이날 오전 군청 상황실에 박수광 군수를 위원장으로 한 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 처리 지원에 나섰다.
중부고속도로 상행선은 경찰의 사고 수습등이 마무리된 이날 오전 7시께서야 정상소통됐다.
한편 일부 사설 응급환자 이송단 차량 운전사는 중앙분리대 철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상자 후송이 지연돼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중앙분리대를 철거하려고 주변 지역에 중장비를 수소문해봤지만 대부분 장비가 수해복구 현장에 가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며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인력을 가지고 철거하려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피해자 주변상황 및 유족 표정
이날 사고로 숨지거나 관광버스 승객들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경남 산청군의 E연수원에서 열린 성경 통독 행사를 마친 뒤 주거지인 서울 등으로 향하던 개신교 각 종파의 신도들이다.
사망자 가운데 은여복(60)씨는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6년전 운영하던 물리치료실을 접었으며 올해 서울 모 신학대를 졸업한 뒤 이 행사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해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인솔자 김 부목사의 부인은 "교회와 가정밖에 모르던 남편과 오늘 새벽까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는 데 이 같은 변을 당해 너무 억울하다"고 통곡했다.
부인은 또 "1차 추돌사고 처리만 제대로 했으면 이 같은 참사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의 사고처리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족 대부분은 검사의 사건처리 지휘가 내려오는 대로 주거지로 시신을 옮겨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