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에 관한 5가지 오해와 진실
“증상과 반응을 일지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연로하신 아버지가 몇 달 전부터 손떨림이 심해지셔서 파킨슨병이 아닌가걱정입니다. 어떤 증상을 보이면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하나요?
A.파킨슨병의 대표적인 4대 증상은 손떨림, 몸이 뻣뻣해지는 것(강직),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서동), 보행 장애(혹은 자세 불안정)입니다. 그러니 아버님의 손떨림 증상을 보고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지요. 증상 가운데는 파킨슨병의 4대 증상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운동성 증상’도있고, 운동성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파킨슨병 환자를 괴롭히는 ‘비운동성 증상’도 있습니다.
비운동성 증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본다거나 변비가 생기는 등 자율신경계 증상과 잠을 잘 못 잔다거나 자다가 깬다거나 자면서 버둥거리는 등의 수면 증상, 우울증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우울증 때문에 제일 힘들어하지요. 그리고 파킨슨병이 발병한 지 평균 10년 정도 지나면 40%정도에서 파킨슨성 치매가 생기는데, 이때부터 환자들의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집니다. 보호자들의 부담은 말할 것도 없이 커지죠.
Q.파킨슨병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노화 현상인가요?
A.파킨슨병이란, 뇌 안에 있는 ‘알파 시누클린 단백질’이 어떠한 이유에선지 과잉 발현되거나 성격이 바뀌면서 녹지 않고 신경세포 안에 쌓여 뇌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도파민 공장’인 중뇌 흑질의 도파민 신경을 알파 시누클린 단백질이 공격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만들고 행동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민 농도가 떨어지면서 여러 운동성 증상을 나타냅니다. 이러한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고령과 더불어 농약 등의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서로 밀접하게 결부되어 병인으로작용한다고 여겨집니다.
Q.정확한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손떨림, 강직, 서동,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이 관찰되면 의사는 파킨슨병을 의심하고 임상적으로 진단을 해나갑니다. 일차적으로 뇌에서 기인하는 1차성 파킨슨 질환인지, 외적인요인 때문에 나타나는 2차성 파킨슨 질환인지 감별합니다. 이를 위해서 도파민 상태를 보는 PET 영상 촬영을 합니다. 간혹 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뇌에 종괴가 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뇌 MRI 촬영을 하기도 하고요. 또한 기억력을 보는 인지 기능 테스트도 합니다. 진찰도 다른 질환 환자보다 오래합니다. 근육을 만져보기도 하고, 걷는 모습도 보지요.
만약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파킨슨병과 파킨슨 증후군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킨슨병과 파킨슨 증후군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병이에요.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주입하면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좋아지는데, 파킨슨 증후군은 도파민뿐만 아니라 도파민을 받아서 쓰는 신경세포도 작동을 하지 않아서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치료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확인하는 거죠. 2차성 파킨슨 질환이 중뇌나 선조체 등 도파민 회로 내의 뇌경색이나 종양 때문에 생긴 것이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치료합니다. 또 2차성 파킨슨 질환 중에서 약물 유발성 파킨슨환자의 경우는 뇌에서 도파민의 흐름을 차단하는 약제를 반드시 끊도록 합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크게 ‘운동성 증상’과‘비운동성 증상’으로 나뉩니다. 운동성 증상은 손떨림, 강직,서동, 보행 장애, 자세 불안정등이고, 비운동성 증상은 자율신경계 증상, 수면 증상, 우울증, 기억 장애 등입니다.
Q.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A.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1년 정도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운동성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레보도파’라는 약이 나온 뒤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인데요. 예전에 파킨슨병환자들은 잘 움직이지 못하시다가 평균 수명보다 일찍 돌아가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약물 치료의 결과로 평균 수명이 비슷해졌습니다.
그런데 레보도파는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도파민 신경이 손상되면 점차 약기능이 떨어져 사용량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약물 치료를 오래한 환자에게선 운동성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그래서 장기간 약물 치료를 한 환자들 중에 부작용 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는 수술을 고려합니다. 수술을 해도 효과가 없는 파킨슨 증후군을 제외하고는 ‘뇌심부 자극술’을 통해 약 사용량을 2분의 1에서 많게는 3분의 2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Q.파킨슨병 환자는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을 쓰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나요? 가족들은 어떻게 도울 수 있죠?
A.파킨슨병 환자들은 변비, 수면 증상, 우울증 같은 비운동성 증상 때문에 몹시 괴로워합니다. 그 고통에 비하면 손떨림 증상 같은 건 환자들에게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환자들은 이전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다는 이유로 외출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다가 결국 고립됩니다. 그러면 우울증도 심해지고 몸 상태도 더 나빠지는데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남들 눈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라고 조언합니다.
친구들에게는 파킨슨병 때문에 손을 떨고 행동이 느린 거라고 미리 설명하면 되요. 그리고 예전처럼, 아니 예전보다 더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파킨슨병은 내가 행복해야 잘 낫는 병입니다. 친구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많이 웃으세요. 가족들은 화목할 방법을 열심히 찾고 환자를 이해하고 격려하도록 하세요. 그래야 도파민 분비가 활발해져 환자 상태가 좋아집니다.
환자 분들에게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반은 의사가 돼라”는 거예요. 자기 몸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성 증상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비운동성 증상은 어떤 점이 힘든지, 약을 먹었을 때 반응이 어땠는지, 약을 먹고 나서 생기는 부작용은 어떤 것인지 등 일기와 같은 형식으로 기록한 뒤 전문가에게 정리한 내용을 잘 전달해야 합니다. 그냥 아팠다, 안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일지를 기록해오는 게 약물을 조절할 때 훨씬 유리하다는 걸 기억하세요.파킨슨병 환자들은‘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http://blog.iseverance.com/sev/i/entry/608#_home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