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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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장두이 문화국장]"60주년 한일국교정상화로 만난 특별 ‘한일현대미술동행전’"
"60주년 한일국교정상화로 만난 특별 ‘한일현대미술동행전’"
홍익대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왼편에 자리한 현대식 건물,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화사하다 못해 화창한 가을 햇살에 취하기도 한 듯, 필자는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2층에 자리한 전시장을 찾았다.
넓은 전시장..... 한일 양국 62명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이 눈부시게 빛을 발하며 관람객을 맞는다. 작품 하나하나 작가들의 배경과 스토리를 담은 채, 오로지 특별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에 이봉섭 화백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환한 미소를 머금고, 지난 21년 한일 양국의 ‘현대미술동행전’을 이어온 홍상문 ‘한일현대미술작가회’ 회장이 다가와 반가운 악수를 청한다.
사진: 한일현대미술 현장에서 홍상문회장과 함께
사진: 한일현대미술 현장에서 작가들과 함께
큰 도움 없이 21년..... 양국을 오가며 매년 동행전을 준비해 온 홍화백은 우선 긴 파란 숨을 모두우며, 지난 21년을 회고(回顧)한다. “한일 양국의 엎치락 뒤치락 정치적 상황과 어려운 문화적 상황에서도 그리고 또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도 끊이지 않고 이어온 양국의 동행전은, 말 그대로 喜怒哀樂을 함께한 ‘한.일 미술교류’의 실크로드입니다. 매년 원로 작가에서부터 신진 유망작가들까지 함께 거쳐 왔고, 지금까지 남아 함께 한 회원들에게 모든 역사의 功을 드립니다.”
‘일-한현대미술작가회’ 회장 아마노 시게는 “예술가에게 ‘계속’이라는 의미를 다시 일깨워준 양국의 동행전은 빛나는 문화예술의 진정한 교유(交遊)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역사의 바탕위에 바야흐로 새로운 동맹(同盟)의 의지와 우정을 함께 할, 예술교류로서 그 물꼬를 트고 이어오고 있는 21회 韓日현대미술同行展은 필자에게 단순한 양국 아티스트들의 작품 감상을 넘어 역사의 질곡을 또한 조용히 직시(直視)하게 만드는 특별전이었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1
작품 하나하나..... 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지? 왜 이런 한일 교류전이 진정 필요한지를 일깨워주는 특별한 양국의 ‘만남’이었다.
한국과 일본 아트의 원류를 찾고, 현대 애니메이션의 족적을 담으며, 음양오행의 순리를 담아 표현한 작품 ‘五行 Felix의 宇宙散步’로 참가한 하윤환 작가는 말한다. “이 동행전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첫째 한일 양국 미술의 원류를 가늠하며 찾을 수 있다는 것. 둘째 이제 새로운 미래의 트랜드를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다는 기회죠.”
사진: 한일현대미술 현장에서 하윤환작가와 함께
따로 마련된 ‘아마노 시게’ 작품 특별전은 우리가 쉽게 간과해 놓칠 수 있는 반복의 상념을 번뜩 일깨우는 에너지를 주는 작품들로, 다시 한 번 순간의 귀중함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경영학 석사이며 화가로, 감성적 작품을 여실히 보여준, 정승교 작가의 ‘추억풍경’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침묵의 세계 속에 안주해 평온의 마음을 안겨주는 흔쾌한 작품이었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2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3
그런가하면 일본 ‘하쭈다 타카시’ 작가의 ‘핵시대의 이메지네이션’은 첨예한 전쟁의 공포와 죄악을 그린 악의 영령(英靈) 같아, 핵시대의 광란을 예고하며 경종을 알리는 작품이었다.
또한 한 마리 고양이가 무궁화 꽃밭에서 평온한 잠을 취하는 홍상문 화백의 ‘오수’란 작품은 마치 현재 우리나라의 일상과 현상을 풍자적으로 힐링해 주는, 포근함을 안겨주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특별한 우애(友愛)의 스토리를 제시해주는 듯,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한글과 일어로 화폭에 가득 담은 ‘카나타 에미꼬’의 ‘Bookish Memory' 작품은 정치가 할 수 없는 예술의 진정한 만남과 교류를 안겨주는 흐뭇한 작품이었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4
그런가하면 김정민 작가의 ‘선물’은 깨알같이 한글이 오롯이 담겨있어, 우리의 전통과 문화예술을 특별히 선물하는 배려의 생각을 나누는 듯 했다.
한.일 원로 작가에서부터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된 이번 전시회는 한 눈에 양국의 환경과 각 작가들의 삶과 사념(思念)에 비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비주얼 아트의 독자적 작가들의 작품으로, 필자의 눈을 오롯이 진하게 감상하게 만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별전이었다.
마침 헝거리에서 온 관람객 ‘Toth Timea’의 관람평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아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어서 좋았고, 특히 양국의 전통과 현재를 관통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국에 온 지 1년쯤 됐는데, 특히 韓國民畵는 내게 더없이 한국의 한국만의 독자성과 고유성을 인지하게 해주었고, 이번 한국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도 그 전통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전시회가 이웃해 있는 양국에서 매년 열린다는 건 큰 예술적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8
내년 2026년 동행전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홍상문 회장은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릴 땐 ‘한일현대미술동행전’이고, 일본에서 열릴 땐 ‘일한현대미술동행전’이란 이름으로 열리는데, 내년 <22회日韓現代美術同行展>은 유서 깊은 ‘오사카 시립미술관’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 차원의 큰 배려죠. 매년 그렇지만 내년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불확실한 세상의 감성과 지성을 함께 녹여낼, 멋진 많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예술은 곧 그 시대를 비추는 명증한 거울 아니겠습니까?..... 저희도 열심히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비추는 진솔하고 멋진 작품들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7
이처럼 한일 양국 아티스트들의 우정 어린 순수한 만남의 작품전은, 결코 국제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귀한 전시회다. 이날 만난 하윤환, 성경숙 작가들의 말처럼 ‘많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지만, 오로지 각 작가들의 개별적 성향과 콘셉과 의도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반영해주는 특별한 이 동행전’은 그래서 특별한 가치를 지닌 특별전시회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9
오랜 시간 작품들을 감상하고 작가들과 차담(茶談)을 나누고 돌아서 나오는 내겐, 전시회가 끝나는 27일에 다시 찾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전시회의 여운이 채 가라앉기 전에, 여전히 북적이는 홍대거리의 모습은 순간 하나의 ‘한국현대풍경세속화’처럼 필자의 눈조리개를 다시 열게 만들었다. 계속 이어질 동행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 가득히, 필자는 다시 대학로 <에쿠우스>공연장으로, 사진 촬영을 기꺼이 해준, 제자 구경희양과 함께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10
사진: 한일현대미술동행전11
사진: 21회 '韓日현대미술同行展'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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