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있다면
피할 수 있으면
악으로 가는 길에서는
멈추어라
피할 수 있다면
그 옆 자리에서 떠나라
피할 수 있다면
그곳에선
발바닥 먼지까지
털어버려라
가을편지
살며 생각하며
느껴온 이야기
이 가을에 써 놓았던
편지들의 저녁
소나무 깊은 옹이 되어
관솔불로 사라져가도
타다 남은 그리움만은
재가 되어 가을을 마신다
어린 풋꿈
찾고 싶은 어린 풋꿈
봄볕의 아지랑이처럼
하늘 하늘
별이 피던 밤이면
몰래 나가
기도하는 어린 소녀
소망 묻은 옷 한 벌 지어 입고
그 꿈 한번 신나게
꾸네 그려
중년
나의 젊은 날의 피가
황홀한 일몰에 밀려
사그라져 간다
어디서부터 밀려오는 파도인지
바다는 삼키고 다가오는 무거움이
나를 부서지게 한다
투명했던 눈물만큼
빛나던 과거의 편린
이젠 한 사람의 노예인양
바람 앞의 칼날처럼
허우적거리다 꽂히고 만다
나의 젊음은 나의 영혼을
이제 시들게 한다
온실 속으로
낙엽 편지
소소히 내리는 초가을 비
그리움의 빗줄기
두꺼운 골판지에
쭉쭉 누른 시어들
가슴 터지는 문자들
수줍은 언어들
다 쓰고 붙인
우표 한 장에
파란 그리움 붙이고
낙엽 속에 날린
편지 한편
수국
작은 잎 곱게 피어
외로운 이에게 전하는
사랑의 전령사
사랑의 흔적
살포시 실어
타 오른 불꽃처럼
그대에게 보내는 마음
작은 화분에
보석처럼
생명을 잉태하여
보내는 선물
작은 마음입니다
나눌 수 있는 마음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밀물처럼 일어나는 물고기떼에서
합심의 힘을 기르듯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언제나 고요 속에서 혼자 살아온 이에게는
만날 수 있는 한 그림자가
너무 감사합니다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남산에서
키 높은 나무들
반짝이는 건물들
촛불을 밝히지 않아도
타는 황혼 녘
하얀 손수건 깔고 앉은
잔디의 꿈
무한한 하늘로
구름 되어 가는 길
그때는 둘이어서
행복했다
갇힌 방
작은 방에 갇혀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눈이 오는 창가에
얼굴을 묻고
웃음조차 모르며 살았노라
오가는 인파가
남인양 스쳐 지나가면
가슴 조이며 살아왔노라
이제 두 날개를 달아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한 눈물을 흘려봅니다
홀로 인생을 말하였노라
사람냄새 나는 세상을 모르고
아니 잊고 풀숲에서
홀로 인생을 말하였노라
고독이 삶인 양
고통이 인생인 양
갈대 숲을 이리저리 헤매며
홀로 인생을 말하였노라
강둑에 발을 내민 채
물안개 피어 오르는 봄을
말없이 바라보며
홀로 인생을 말하였노라
이제는 혼자인 것이 두려워지는 시간
내 옆을 지켜 줄이 찾고 있노라
만악의 근원은 돈인듯 합니다.
필요하기도 하지만 만악을 만드는 기원인것 같아 씁쓸합니다.
사람이 금전앞에 약해지는것은 맞지만
필요이상으로 쓰여지니 사람이 다치는 일들이 생깁니다.
생명이 다치는 현상들 그것은 너무 큰 문제가 됩니다.
모두의 마음에 욕심을 내려놓는 일부터
자신을 다스리는 일부터
천천히지만 마음가짐부터 다져나가야 할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