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일산 새마을금고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지역 금융복마전`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현 정천석 동구청장이 지난 2016년 새마을금고 화정분점 신축부지 매입과 관련해 주장한 `중개료 웃돈 얹기`가 지난해 법원에 의해 사실로 판명된데 이어 최근 실시된 대의원선거를 두고 `깜깜이 선거`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대의원이 이사장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대의원 선출과정과 방법에 따라 특정인물이 이사장에 당선될 개연성이 높다. 기존 이사장이 `자기 사람`을 대거 대의원에 당선시킬 경우 이사장 선거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새마을금고법이 3선 이상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제정하기 전에 이사장직에 있었던 사람은 최장 20년 이상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도 생긴다. 현 이사장들을 둘러싸고 대의원선거의 부조리와 탈ㆍ불법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울산 동구 일산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28일 6개 분점에서 대의원 200명을 선출했다. 남목 분점의 경우 회원 약 260명이 참여해 35명의 대의원을 선출했다. 그러나 당시 선거절차와 방법에 대해 `자유당 말기에나 있을 법한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산 새마을금고 감시자 모임` 소속 이이규 씨는 "대의원 후보에 대한 사전 공지도 없이 선거 당일 후보를 선정하고 즉석에서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21세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부당성을 지적했다.
본지 기자가 이날 투표현장을 취재한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일산 새마을금고 남목 분점 3층에 회원들이 빽빽이 들어선 가운데 금고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대의원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이름을 밝히자 이들의 명단을 게시한 뒤 투표현장에 참여한 회원들로 하여금 이들에 대해 투표하도록 했다. 이어 최다 득표자를 시작으로 35명을 선출한 뒤 나머지는 탈락 시켰다.
현장에서 만난 전 시의원 이 모씨는 "이웃들로부터 투표 소식을 듣고 나오긴 했지만 사전 개별공지도 없이 이렇게 숨어서 치르는 선거는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투표현장에 나온 회원들은 휴대폰 문자 발송 등 개별적 통보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피켓 1인 시위를 이어가던 `감시자 회원들` 대표 문창경 씨는 남목분점 유리창 한 족에 게재된 대의원 선거 공고문을 가르키며 "명단과 프로필이 없는데 회원들이 뭘 보고 투표하느냐"고 반문했다.
대의원 선거에 앞서 현 이사장 지인들이 조직적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6개 지역별로 사조직을 구성하고 현 이사장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도록 불법적인 대의원 선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이규 전 일산 새마을금고 부이사장은 "계모임 형태로 조직한 정황을 확보하고 있으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증거로 제출 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사조직이 대의원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파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또 "사조직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음 임원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그럴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산 새마을금고 김송달 이사장은 "사조직에 관여한바 없다. 다만 금고발전을 위해 모임을 가지는 사람들이 초청해 5~6회 참석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금고 이사 가운데 한명이 시의원에 당선돼 공석이 되자 치른 이사보궐선거에서 특정인을 당선시키도록 전화로 독려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시 후보자 2명이 모두 지인들이었기 때문에 특정인을 당선시키도록 독려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16년 현 정천석 동구청장은 일산 새마을금고가 화정분점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이 `웃돈 중개료`를 받도록 했다고 주장해 금고 측으로부터 피소됐다.
그러나 자난해 6월 울산지법은 `과다 지급한 사실이 인정 된다`는 취지로 정 청장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정 청장은 과다지급 된 중개료에 대한 현 김송달 이사장의 인지 가능성을 강하게 제시 했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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