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와 캐나다를 정복한 10대 아마추어 소녀 리디아 고(16)의 유럽 정벌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저지했다.
페테르센은 15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페테르센은 악천후로 3라운드로 축소된 이 대회 최종일 3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로 우승했다.
8언더파를 친 리디아 고가 2위다.
지난 2일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여제 복권을 노리던 청야니를 무너뜨리며 챔피언이 된 페테르센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했다. 올 시즌 3승째이며 통산 13승, 메이저는 두 번째 우승이다. 세계랭킹 3위 페테르센은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로 여자 골프 최고 무대인 LPGA 투어 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하면서 프로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에비앙에서도 챔피언이 되면 역대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
페테르센은 리디아 고에 갚을 빚이 있었다.
지난 8월 열린 CN 캐나디언 오픈 챔피언조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경기하면서 완패를 당했다.
페테르센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할 리턴매치였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미야자토 미카(일본)가 초반부터 나가 떨어졌다.
페테르센과 리디아 고가 엎치락뒤치락 싸웠다.
리디아 고가 첫 홀 어프로치 샷을 핀 30c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첫 홀에서 바로 단독 선두가 됐다.
페테르센은 2번과 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후 팽팽한 힘겨루기였다.
정교한 아이언과 안정된 퍼트로 무장한 리디아 고의 안정된 게임에 페테르센이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페테르센은 위기에서도 번번이 어프로치샷을 핀 옆에 붙여 파세이브를 하면서 리디아 고를 압박했다.
그러자 리디아 고가 흔들렸다.
13번 홀에서 리디아 고가 짧은 퍼트를 놓쳐 보기를 하면서 페테르센은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16번 홀에서 페테르센은 버디 찬스를 잡았다. 이만하면 끝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그냥 물러서진 않았다.
아이언샷을 페테르센보다 더 가까이 붙였다.
긴장한 페테르센은 버디 퍼트를 오른쪽으로 뺐다.
리디아 고는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왼쪽으로 빼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7번 홀에서 페테르센의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갔으나 기어이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에도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점수차를 줄이지 못했다.
페테르센은 유달리 한국 선수들에 강하다.
이지영, 최나연 등이 페테르센에 역전패를 당해 우승을 날렸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도 페테르센에 막혀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3위는 6언더파를 친 렉시 톰슨(미국)이다.
유소연과 박세리는 5언더파 공동 4위다.
최운정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과 함께 4언더파 공동 6위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이날 5오버파, 최종합계 8오버파로 올 시즌 메이저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