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에 대한 예절 제 3편입니다.
이번 편은 이런 공개된 SNS에서 다루기 꺼림직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어느누구도 이런 부분을 다루는 클라이머가 없어 용기를 내서 같이 고민을 해 보고자 합니다.
본 글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음식을 드시다가 이 글을 접하신 분은 여기까지만 보시고 음식 다 드신 후 소화를 시키신 후에 계속 읽어 주시기를 당부, 당부 드립니다.
■ 응가예절(제목 붙이기가 참 난감해서 이렇게 정합니다.)
우리는 클라이밍을 시작하면서 휴일을 기다립니다.
평일에는 실내 클라이밍센터에서 운동을 하지만 일주일 중 하루, 즉, 일요일은 자연 바위를 찾아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곳이 산이든지, 들이든지, 또는 바다가에 있는 해벽이라도 우리는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벽만 있으면 좋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좋아하는 벽 근처에는 우리 집 같은 깨끗한 화장실이 없다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합니다.
이른 아침 기분 좋게 클라이밍 하러 갔다가 갑자기 급한 현상이 생기면 난감해 집니다.
의령 병풍암같이 사찰의 화장실이 있다든지 하면 문제가 없겠으나 설악산 비너스길 4피치 중간쯤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정말 “대략난감”입니다.
몇 년전 설악산 미륵장군봉 등반하던 중 후배가 다급하게 하는 말입니다.
형님 ! 줄 좀 빨리 당겨 주십시오 ~
와 ?
급합니다 ~
큰거 ? 작은 거 ?
큰겁니다 ~
???
정말 대략난감입니다.
그렇다고 바위 중간에 메달려 응가를 할 수도 없고 ...(그랬다가는 그 응가 형태가 없어질 때 까지 두고 두고 클라이머들에게 욕을 먹겠지요 ?)
주위를 둘러보니 보이지 않는 다른쪽에 소나무가 한그루가 있고 약간의 테라스가 있어 그쪽으로 이동하여 확보 후에 응가를 처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클라이밍을 해보지 못한 분들은 이해 하지 못할 일명 “목숨 걸고 응가 보기”를 감행해야 합니다.
100여미터의 암벽에서 허리에 직접 자일 묶고 난 뒤 확보하고 등반벨트 풀고 응가 하기...
정말 “목숨 건 응가 보기”의 진수입니다.
클라이밍을 조금 오래 하셨다면 한번 쯤 겪으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에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매 주말마다 피치 등반을 하지 않는 이상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문제는 그리 멀지 않은 자연 암장에 화장실(임시 화장실, 또는 가건물 화장실)이 없는 경우입니다.
우리나라 대분분의 자연 암장은 그렇치 않은 경우에 속합니다.
이런 자연암장에서는 배설이 필요할 경우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당히 처리를 하곤 합니다.
우리는 이런곳을 일명 “지뢰밭” 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뢰밭에는 작은 발목지뢰 부터 중간 사이즈의 대인 지뢰, 그리고 대형의 대전차 지뢰까지 매설이 되어 있습니다.
왜 자연 암장 가까운 으슥한 곳에는 이런 일명 지뢰밭이 존재 할까요 ?
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음식을 섭취합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부분은 배설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몸 밖으로 배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후반 처리가 되지 못한체 지뢰밭에 노출된 그 배설물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모습과 향기롭지 못한 냄새로 인하여 이를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배설행위 ~
안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어느 동물이든지 예외는 될 수 없습니다.
우리 클라이머의 경우 야외 활동을 자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러한 불편한 곳에서 배설의 행위를 본의 아니게 자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자연암장 근처에는 일명 “지뢰밭”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클라이머들의 배설행위에 의해 발생된 지뢰밭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에 우리 클라이머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세금 낼 것 다 냈으니 전국의 자연 암장에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를 해야 될까요 ?
아니면 자연암장에서 배설행위를 할때마다 벌금을 받아서 기금을 조성한 뒤 그 기금으로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까요 ?
아니면 군의 폭발물 처리반에 부탁해서 전국의 자연암장의 지뢰밭의 지뢰를 제거해 달라고 건의를 할까요 ?
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말들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클라이머로써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배설물을 부끄럽지 않게 스스로 잘 처리하는 것입니다.
얼마전 클라이밍 대회에 갔다가 참가기념품을 받았습니다. 조그만 주머니에 숟가락 같은 것이 들어 있어 뜯어 보니 조그만 삽 같은 것이었습니다.
보는 순간 참 반가웠습니다.
나의 클라이밍 배낭에 추가될 새로운 장비 ~
배설물 전문 처리용 미니 손 삽
사용법
배설이 필요하면 인적이 드문 공간으로 이동한다.
(인적이 드문 공간이 없으면 나 자신만 눈을 감으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도 나를 쳐다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
나의 배설물의 양보다 더 큰 구덩이를 이 도구를 이용하여 판다.
(이때 구덩이의 크기를 잘 결정해야 합니다. 깊고 좁게 팔 것인지 아니면 얕고 넓게 팔것인지... 그것은 본인의 배설물의 형태와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합니다.)
배설의 희열을 느낀다.
배설의 뒤처리를 한다.
배설물을 흔적없이 파묻고 그 위에 낙엽이나 풀 또는 나뭇가지 등을 이용하여 아무일 없는 듯이 완벽하게 위장한다.
처음 산에 다닐 때 친한 선배님께서 하신말이 기억납니다.
이산, 저산, 어느산 정복했다고 말하지 마라.
산은 인간의 정복 대상이 아니다.
그저 인간은 산이라는 자연의 품에 잠시 안겼다 조용히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좋아서 가는 산, 좋아서 찾아가는 바위
그것들을 우리가 우리의 재미를 위하여 훼손한다거나 지저분하게 해 놓고 그냥 온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입니다.
사족 : 응가를 땅에 묻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생각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가셔서 동화 한편 감상하시면 됩니다.
http://blog.daum.net/ssun925/8712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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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부산 패밀리클라이밍센터 안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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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코삽 적극추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