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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천에서 오셨네
스님은 바로 지난 생에 하늘에 머물다가 왔는지 설법 중에 유난히 천상 이야기를 많이 했다. 물론 경전에 있는 내용을 근거로 해서 설명해 가는 방식이긴 해도 천상에 대한 그리움이나 동경 같은 것이 있지 않고서는 그렇게 실감나게 얘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스님은 천상세계 구석구석을 눈으로 보면서 세세히 들려주는 듯했다. 이제 노트를 의지하여 스님이 설파한 천상세계의 특성을 살펴보자.
“천상에 사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다섯 가지 덕상이 있어요. 그것을 오덕상(五德相)이라고 해요. 첫째, 몸에는 빛(광명)이 있지요. 아마도 심성이 밝기 때문이리라 봅니다. 둘째, 머리에 쓴 화관의 꽃이 시들지 않아요. 항상 싱싱하고 새로워서 아름답기 그지없어요. 마치 천상 세계의 미를 단적으로 표현하듯이 말입니다.
셋째는 몸이 항상 깨끗해요. 물론 깨끗하기 때문에 몸에는 향기가 있을 테지요. 그 까닭은 천인의 몸에는 땀이 나지 않는답니다. 넷째, 입고 있는 의복이 항상 깨끗하여 늘 새 옷을 입고 있는 것과 같지요. 그 까닭은 의복에 때가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있는 곳이 항상 즐겁다는 것입니다. 안락한 세상, 근심 걱정이 없는 곳, 즐거움만 있는 세상, 오늘 내 말이 아니어도 지상의 사람이 천국을 그리워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바로 이 대목이 아닐까요? 아마도 괴로움이 없는 하늘나라를 인간들은 언제부터인가 동경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다섯 번째 소식이 지상으로 전해진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복된 천상에도 수명이 있답니다. 그 복연이 다하게 되면 오쇠상(五衰相)이 나타나는데 바로 오덕상의 반대라고 보면 됩니다. 그때는 천인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기를 선취(善趣=인간 세상)로 가시오, 선취에 태어나서 선소득(善所得=佛法)하시오, 선소득하거든 선안립(善安立)하시오 하고 거듭 축원한답니다.
불자들의 수행은 천상에 태어나기 위함이 아니요, 천상마저 버리고 참으로 복된 세계를 가고자 함이니 어찌 작은 마음으로 그 수행이 성취되겠어요. 일반적으로 인간 세계에 살다가 복을 지어서 하늘에 태어나기만 해도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리 불교는 하늘에 태어나는 걸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늘 높이 쏘아 올린 화살이 땅으로 떨어질 때는 땅속 깊이 박힌다고 오히려 천상에서 온갖 복을 다 누리다가 그 수명이 다하면 더 나쁜 곳으로 쏜살같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불교의 가르침은 삼계를 벗어남이요, 행 · 불행에서 초월하는 진정한 해탈도입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도피안사 산 이름을 도솔산이라고 명명하였다. 작고 아담한 산이어서 특별한 이름이 없기도 했고, 또 이곳 안성은 유난히 미륵불상이 많기 때문이다. 골짜기마다, 산봉우리마다 일그러지고 팔 떨어지고 쓰러져 모로 누워 있는 미륵불상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 안성을 미륵사상의 터전이었다고 곧잘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보다 바로 스님으로부터 들은 천상 소식에 심취하고 매료되어서 나는 우리 산 이름을 도솔산으로 지었다. 아마도 스님이 바로 전생에 도솔천에서 왔을 것이라는 내 나름대로의 확신 때문이기도 했다.
이 땅에 새 불교를 열고 미래 세계의 인류를 구제할 반야바라밀의 깃발을 다시 세우기 위해 미륵의 화현으로 왔을 것이라는 순직한 나의 믿음, 바로 그것 때문에 나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도솔산으로 천하에 그 이름을 내세운 것이다.
-광덕스님 시봉일기1 내일이면 늦으리에서 송암지원 글, 도피안사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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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미타경 속의 도솔천의 모습이 이곳에 그대로 있습니다.
오덕상이 있는 곳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부처님 손 꼭 잡고 극락세계에 가시라고 조문 갈때 마음속으로 읊었는데 도솔천에도 수명이 있어 다 하면 다시 사바세계로 오는군요.
중생을 향한 자비의 마음!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감사합니다.
천상이 즐겁다는 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져 인간이 천상을 동경한다는 말씀이 살짝 슬프지만 참 아름답기도 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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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