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새날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의 만남을 주관하여 주옵소서.
에쩨르 되신 주님만을 의지합니다.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자격 없는 자, 아들의 이름을 힘입어 나아갑니다.
주님의 보혈로 덮어 정결케 하옵소서.
성령님,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 여호와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내가 영원히 수치를 당하게 하지 마소서
2. 주의 의로 나를 건지시며 나를 풀어 주시며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나를 구원하소서
3. 주는 내가 항상 피하여 숨을 바위가 되소서 주께서 나를 구원하라 명령하셨으니 이는 주께서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이심이니이다
4.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악인의 손 곧 불의한 자와 흉악한 자의 장중에서 피하게 하소서
5. 주 여호와여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내가 어릴 때부터 신뢰한 이시라
6.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를 의지하였으며 나의 어머니의 배에서부터 주께서 나를 택하셨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7. 나는 무리에게 이상한 징조 같이 되었사오나 주는 나의 견고한 피난처시오니
8. 주를 찬송함과 주께 영광 돌림이 종일토록 내 입에 가득하리이다
9.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
10. 내 원수들이 내게 대하여 말하며 내 영혼을 엿보는 자들이 서로 꾀하여
11. 이르기를 하나님이 그를 버리셨은즉 따라 잡으라 건질 자가 없다 하오니
12.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 하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13. 내 영혼을 대적하는 자들이 수치와 멸망을 당하게 하시며 나를 모해하려 하는 자들에게는 욕과 수욕이 덮이게 하소서
(본문 주해)
1~4절 : “주님, 내가 주님께로 피합니다. 보호하여 주시고, 수치를 당하는 일이 없게 해주십시오.
주님은 의로우시니, 나를 도우시고, 건져 주십시오. 나에게로 귀를 기울이시고, 나를 구원해 주십시오.
주님은 나의 반석, 나의 요새이시니, 주님은, 내가 어느 때나 찾아가서 숨을 반석이 되어 주시고, 나를 구원하는 견고한 요새가 되어 주십시오.
나의 하나님, 나를 악한 사람에게서 건져 주시고, 나를 잔인한 폭력배의 손에서 건져 주십시오.”(새번역)
지금 시편 기자는 악인, 불의한 자, 흉악한 자들에 의하여 수치를 당하고 있기에 주님께 피하며 간구를 드린다.
이런 간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의 의가 아니라 주의 의를 믿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는 스스로 구원에 이르지 못하며 이는 하나님 앞에서는 더러운 옷과 같기 때문이다.
“무릇 우리는 다 부정한 자 같아서 우리의 의는 다 더러운 옷 같으며”(사64:6a).
하나님께서는 오직 자기의 의로써 구원을 이루신다.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전히 드러났다.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롬3:21~22)
그러므로 주님의 의로 말미암아 바위와 요새가 되는 주님께 간구하고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피하는 이유는 영원히 수치를 당하지 않기 위함이다.
시인은 고난(역사 속에 수치)을 당하지만, 악인에게는 구원이 없고 심판만이 남았기에 그것이 영원한 수치가 되는 것이다.
5~8절 : “주님, 주님 밖에는, 나에게 희망이 없습니다. 주님, 어려서부터 나는 주님만을 믿어 왔습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주님을 의지하였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에 나를 받아 주신 분도 바로 주님이셨기에 내가 늘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는 많은 사람에게 비난의 표적이 되었으나, 주님만은 나의 든든한 피난처가 되어 주셨습니다.
온종일 나는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의 영광을 선포합니다.”(새번역)
시인은 모태로부터 시작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한다.
그런데 모태로부터 주를 의지한 것은 결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모태에서부터 택하셨기에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태신앙’이란 태아의 의지적 결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택하심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로 만드셨다는 말씀이다.
모태로부터 택함을 입어 주를 의지하게 된 자들은 어려서도 젊어서도 주를 의지하게 된다.
이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택하신 분이 그 영을 보내주셨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자들은 세상에 속한 자들로부터 반드시 비난과 조롱을 받는다. 그리스도의 영이 임한 구약의 모든 선지자들도 그런 일을 당했다.
택함을 받은 자의 ‘고난의 삶’은,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의 표적이 될 때 결코 흔들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는 신앙을 부여한다.
그러므로 온종일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의 영광을 선포할 수 있다.
9~13절 : “내가 늙더라도 나를 내치지 마시고, 내가 쇠약하더라도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
내 원수들이 나를 헐뜯고, 내 생명을 노리는 자들이 나를 해치려고 음모를 꾸밉니다.
그들이 나를 두고 말하기를 "하나님도 그를 버렸다. 그를 건져 줄 사람이 없으니, 쫓아가서 사로잡자" 합니다.
하나님, 나에게서 멀리 떠나지 마십시오. 나의 하나님, 어서 속히 오셔서, 나를 도와주십시오.
나를 고발하는 자들이 부끄러움을 당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해주십시오. 나를 음해하는 자들이 모욕과 수치를 당하게 해주십시오.”(새번역)
시인은 다시 대적들에게 위협받는 ‘현재’를 직면한다.
시인은 그의 나이 많음과 쇠약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자기를 버리지 마실 것을 간구한다.
왜냐하면 늙어서 무력하게 된 자신의 처지를 두고, 그의 생명을 노리는 원수들이 ‘하나님이 너를 버리셨다’고 참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은 버림받은 것 같은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지 않고, 더욱 간절히 기도한다.
또한 참소한 원수들을 두고 치욕과 멸망으로 보복하여 주실 것을 간구한다.
그 결과 시인은 탄식에서 벗어나 늙어 백발이 될 때까지도 주의 증거를 다하기를 소망한다.
“내가 이제 늙어서, 머리카락에 희끗희끗 인생의 서리가 내렸어도 하나님,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팔을 펴서 나타내 보이신 그 능력을 오고오는 세대에 전하렵니다.”(18절, 새번역)
(나의 묵상)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믿음을 가진 시인은 이제 늙은 자 되었어도 여전히 그의 요새요 반석이신 하나님을 찾으며 신뢰하고 있다.
그것은 그의 살아온 모든 세월이 악인과 불의한 자들로부터 받는 고난과 조롱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성도의 인생길은 과연 그러하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믿는 자라면 세상 속에서 인정과 환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요, 공중 권세잡은 사탄이 지배하는 세상은 주님의 백성들을 핍박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기 때문이다.(7a절)
시인은 모태로부터 가진 신앙을 이야기하며 늙어서도 버림받지 않도록 간구한다.
그런데 그 ‘버림받음’으로 우리를 구원해 내신 분이 있다.
바로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이시다.
그러므로 구약이나 신약이나 주의 택하심을 입고 그리스도의 영이 임하게 되면 예수님이 당하신 일-죽으심과 장사되심과 부활하심과 나타보이신 구원의 사건-을 이해하고 믿게 된다.
동시에 그렇게 믿는 자들에게 일어나는 세상의 비난과 조롱도 넉넉히 감당할 수 있게 하여 달라고, 늙어서 백발이 되어도 주를 의지하게 해 달라고 간구하는 자가 될 수 있다.
나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더 오래 전,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택하여 주심을 안다. 하지만 50여 년을 멋대로 살다가, 인생 후반에 겨우 복음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러니 예수님을 알아가기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몸은 이미 늙어버렸고, 영은 참으로 미숙한 자이다.
때때로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내게 주신 이 모든 은혜에 만족하고 있으니, 내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때와 방법을 신뢰한다.
이제 창세전 삼위 하나님의 세계를 알고, 영생을 주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알고, 그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신 것을 알고, 그분의 메시아적 행위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주님이 보내신 성령이 내게 임하니 내가 죄인인 것과 주님의 보혈의 능력을 믿는 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은 완전 딴판이 되었다.
교회를 다녔어도 세상 속에 더없이 잘 어울려 살던 자가, 난데없이 세상 속에 이방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모태 시절,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을 다 놓쳐 버리고, 이제 인생 후반에 들어 느닷없이 세상의 늙은 이방인이 되었지만, 주님을 향한 나의 찬송은 젊은이 못지않음을 확신한다. 비록 육체적인 목소리는 껄끄럽지만 힘은 더욱 넘치고 간절하다.
하나님께 버림받아 나를 구원하여 주신 주님의 십자가 사랑에 눈을 뜨니, 세상에서 버림받은 자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복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세상의 비난과 조롱이 원한에 사무치는 것이 아니라, 넉넉히 감당해야 할 나의 십자가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늙어서 백발이 되어도 주를 의지하게 해 달라는 간구를 나도 간절하게 하게 된다.
(묵상 기도)
주님,
세상의 많은 자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 걱정 없습니다.
주님께서 든든한 피난처가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주님 품 안에서 저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그 이종(異種) 사랑을 따르고자 합니다.
저로서는 할 수 없지만 성령의 도우심만을 구하며 나아갑니다.
늙어 백발이 되어서도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성령님만을 의지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