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래 첫낙찰기를 썼었는데 벌써 꽤 지났네요.
그때는 세입자가 관리비 안내고 이사갈까봐 걱정이었는데
그 사이에 또 하나의 걱정이 늘었습니다.-_-
아무튼 그간의 경과를 살짝 얘기해 볼까 합니다.
처음 낙찰받고 저는 체납된 관리비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관리사무실에 전화했더니 정작 관리소장님 반응은 뜨뜨미지근 하더군요.
150만원이나 되는 관리비를 왜 여태까지 안 받고 계셨는지 답답하기도 하고
계속 받아내려는 적극성도 안 보이시기도 해서
혼자 애만 태우며 까페를 샅샅이 뒤지고 있었어요.
누군가 [체납관리비 징수 협조 의뢰서]라는 걸 보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내용은
"나는 경매로 이 집을 낙찰받았으며 지금 세입자는 곧 나가야 할 사람이다.
관리비는 지금 거주하는 세입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으로 그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게 되면 관리비 징수가 어려울 것이며,
만약 본인에게 청구하면 대판2001.9.20(200다8677)에 의해서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비만 납부하겠으니
관리비 징수에 차질없도록 처리하기를 바란다..."
뭐 이런 내용이었어요.
사실 이것보다 조금 더 부드럽게 아부를 섞어서 보냈습니다.^^
괜히 괘씸죄에 걸려서 적이 될 필요가 없잖아요.
일주일 뒤 [체납관리비 징수 독촉장]을 한번 더 보낼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반응이 빨리 왔습니다.
관리소장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해서
세입자가 나가려고 짐을 싸고 있는데 못나가게 할수도 없고 어떻해야 되냐고 합니다.
안 나갈것 같던 세입자가 나간다니 그것도 반갑고,
관리비 징수에 열심을 다해주시는 관리소장님도 반가웠습니다.
소장님께 명도확인서를 받기 위해 세입자가 연락을 할 것이라고,
그때 관리실에서 같이 만나뵙자고 말씀 드렸습니다.
쉽게 명도가 끝날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세입자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사 하셨다구요? 명도확인서 전해 드려야 할텐데요...'
그랬더니 내일 만나자고 연락이 왔네요.
그런데 만나기로 한 날 시간이 없어 못 나오겠다고 우편으로 보내달라 하더군요.
관리비는 어떻게 하실거냐고 했더니 돈이 없으니 배당금 받아서 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배당일날 대리인편으로 서류를 보내드릴테니 그때 관리비 정산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관리소장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소장님께서 배당일날 서류 전해 주시고 관리비 받아 오시겠다고 하시더구요.
그리고 집을 아직 못 봤다고 하니 토요일날 오면 문열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이사나간 집 열쇠는 관리실에서 관리를 하니 걱정말고 그냥 오라길래 별 걱정 안했습니다.
그래서 청소도 할겸 이것저것 준비해서 아파트로 찾아 갔습니다.
명도확인서 전해주니 소장님 마음을 놓으시는 것 같더구요.
그리고 다른 직원보고 열쇠 갖고 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 세입자가 열쇠를 안 주고 갔다지 뭡니까?
전화를 했더니 아직 이사간 거 아니라며 명도확인서 못 받아서 비밀번호도 못 알려준답니다.-_-
오늘은 드디어 내 집을 볼 수 있으려나 했던 기대감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관리소장님께는 관리비를 위해 배당일까지 이자비용 감수하겠으니 실수없이 정산하시라고 당부드리고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날 전화드렸던 부동산에 들러 세입자가 아직 안 나갔다고
배당일날 나간다고 했으니 그날 맞혀서 세입자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운이 좋은건지 그 아파트 들어오려는 세입자가 많아 부동산도 저도 조금 서둘렀거든요.
그리고 며칠후 세입자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관리소장님이 서류 가지고 법원에 나가시겠다고 했으니 그날 배당금 수령하시고 관리비도 정산하시라고...
보증금 손해보신 이상으로 사업 번창하시길 바란다는 인사를 덧붙였습니다.
평소에는 전화도 문자도 쌩까던 세입자가 갑자기 전화를 하네요.
자기가 들어올때 집에 설치한게 있어서 그 비용을 받아야겠답니다.
헉!!! 남의 집에 살면서 마음대로 뭘 설치하고 그 비용을 달라니...
그러나 금액이 얼마 안 되기에 사실인지 확인해 보고 정산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사비용은 얼마나 주겠냐네요.
원룸 아파트에 이사비용이 나오면 얼마나 나오겠습니가? 그래도 저는 50만원 정도 주려고 애초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얘기를 할 기회를 안 줬잖아요. 찾아가도 항상 집에 없고, 전화도 피하고, 메시지를 남겨도 연락이 업고...
그래서 이사를 늦게 나가는 바람에 발생한 이자비용이 많아 못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사비용이라는게 서로 좋게 해결하려고 주는 거지 이렇게 진 다 빼놓고
비용은 비용대로 발생했는데... 이제와서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저보고 뭘 모른다면서... 원래 주도록 돼 있는걸 왜 못 주냐고 그러네요.
좋게 해결하려고 빨리 이사 나갔는데 고마운 줄 모른다며 다시 짐 싸들고 들어오겠대요.
배당일 임박해서 이사 나갔으면서,
그것도 못빠지게 기다리는 줄 뻔히 알면서 짐뺀다는 연락 한통 안주고
게다가 아직 열쇠도 못 받았는데 무슨 소린지...
싸울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알아서 하시라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게 저번주 금요일이었네요.
그리고 부랴부랴 법적 대응을 준비했습니다.
어제는 [인도명령 특별송달 신청]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을 했어요.
명도는 안 이루어졌지만 사실상으로는 짐을 뺀 상태기 때문에
점유권을 행사하기 위해 누구라도 들여보낼까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빈집이지만 아직 열쇠를 못받았기 때문에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 우선 인도명령특별송달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부당이익금반환소송] 소장을 넣고 왔습니다.
배당금 받아가면 관리비는 물론 집도 안 내놓고 버틸것 같아서 배당금 가압류를 해 두려구요.
물론 명도확인서가 없어서 제때에 배당금은 못 찾아가겠지만
까페에서 어떤분이 명도확인서 없이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셔서요.
알아보니 전입신고된 주민등록등본하고 불거주확인서가 있으면 배당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배당금을 가압류 해두기로 했습니다.
세입자가 이사비를 요구하면서 안 나가면 그때까지의 이자 비용이랑 밀린 관리비를 제가 홀라당 물어줘야 하잖아요.
배당금에 가압류가 되어 있으면 저에게 최대의 무기가 되어 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일 [배당금 가압류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 같이 접수시키고 싶었지만 [부당이익금반환소송]의 사건 번호가 안 나와서 가압류 근거를 적을 수 없었어요.
사건번호 나오려면 며칠 기다려야 되는지 알았는데 법원에서 바로 사건번호를 알려주시더라구요.
그럴줄 알았더라면 가압류 서류도 미리 준비해갔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배당금 지급일전에 접수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었어요.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법원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괜히 씁쓸해지더군요.
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일은 굳이 법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입자가 배당금이 가압류 된 사실을 알게 된 후 허탈해 할 모습...
그리고
자기가 이토록 견고하게 지키고 있는 집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집행을 위해 문을 따고 들어와 명령문을 붙일때의 심정...
또
인도명령까지 집행되어 그사람의 마지막 협상 카드인 열쇠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얼마나 인생이 허무해질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그 사람도 보증금을 1,600만원이나 떼인 사람이잖아요.
첨에는 저도 화가 너무 나서
대금납부 후부터의 집세랑 인도명령에 의한 강제집행비, 체납된 관리비까지 다 압류해서 받아내리라 결심했었습니다.
합의하자 그러면 절대 안해줘야지.
그 사람이 내 전화 안 받고 애태우게 했던거 똑같이 복수해줄거야.
그런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서둘러 법원에 드나들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법원 일에 자신감도 생겼구요.
소장이라는게 이렇게 쉽게 접수되다니... 다음에 명도할때는 굳이 애쓸거 없이 이렇게 해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되니 갑자기 사람 일이라는게 이런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당한 소유자인 나에게 보상 받으려고 억지쓰는 그 사람도 잘못이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나말고는 어디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는 약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발짝도 물러날 길 없이 궁지에 몰아도 되나 싶네요.
그리고 많은 경매 사례를 읽어봤지만 그다지 악질도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도 저는 제 갈길 가겠죠? 성인이 아니니까요...마음이 울쩍한 하루입니다.
첫댓글 햐, 재미있습니다. 이러면서 실력을 쌓아가는거겠죠.
아마도 배당일 전후로 연락와서 잘 마무리 될겁니다.
쌰오정님의 대응은 아주 잘하시는거라 생각합니다.. 거철고 개념이 좀 없는것은 배당받는 그 세입자지요... 한치의 틈없이 대응하시면 행복만땅님의 말씀처럼 배당일 전후로 먼저 " 깽~ " 하고 연락 올겁니다. 그때 마침표를 꼭 찍으세요~
글 잘 읽었어요~^^ 수고하셨네요~ 잘 풀리실꺼예요!! 화이팅!!^^
모두들 감사합니다. 좋은 방향으로 협의하여 곧 좋은 소식 알려드릴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저도 언젠가는 그런날이 오겠죠?..아직은 모르는게 너무 많네요...
잘 하고 계신거 같네요..아쉬운점은 인도명령과 점유이전가처분을 잔금내시면서 동시에 안하신거..세상에 믿을 사람 없습니다. 배당받는 세입자들 더 우껴요.앞으론 무조건 다 할건 다 해놓으시고 대응하세요..그게 최선입니다.
모질게 한 건 없는 거 같은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죠.
경매 당하시는분은 경매 받은 사람은 그래도 형편이 자기보다는 좋다는 생각을 항상하더라고요. 없는돈 겨우겨우 마련해서 어렵게 하지만 그분들은 본인 억울한것만을 생각하고 어거지를 쓰니까 힘이듭니다
12/01 한건 받았는데요[인생최초로], 많은 도움이 되네요,,, 12/08 낙찰허가 결정을 확인한후 소유/점유자를 찾아가려는데, 3개월치 관리비 미납이라는데요,,,, 걱정이네요
소중한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정말 애 많이 쓰셨네요.. 아직 책만 읽고있는 단계인데 언제쯤 원글님처럼 고수의 경지에 이를지.. ^^;; 모쪼록 마지막 까지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마음고생 많이 하셨네요. 잘 해결 될것이라 생각됩니다.
잘 읽고 갑니다 ^^ 힘내시구여
잘읽었읍니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고갑니다
잘읽었습니다. 원만히 잘 해결될것 같네요^^
이제 막 공부하는 새내기입니다. 넘 잘 읽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잘 해결되실꺼라 생각됩니다. 힘내세요
그래도 따듯한 마음을 가지셨네요. ^^ 성투하세요..
잘 읽었습니다..꾸벅
잘 읽었습니다..이런 경험담들이 실경험 못지않게 도움 받을 날이 있을것 같네요~감솨욤^^
오늘 가입한 새내기 입니다...생생한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내일같이 세입자가 얄미웠다 짠해지고그러네요!!
잘읽었습니다 경매 공부한지는 1년이 넘었는데 아직 실전경험도 없고 자본도 충분치 않아 기다리는중인데 님 글읽고나니 저도 힘이나네요 감사합니다 ^^
잘 처리하신거 같네요. 어차피 그들이 감당할 몫이라 생각합니다.
어느순간부터 관례가 되어온 이사비용과 세입자및 전소유자들의 횡포 묵인할수없기에 님처럼 하시는게 제일 좋을거 같구요 그세입자가 짠하시거나 너무했다싶으시면 전소유자에게 전세보증금반환 판결문이라도 받는데 도움주시는게 더 좋을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
잘읽었읍니다 감사합니다
이런식으로 할수있군요.. 음.. 잘읽었습니다.
경락후에 반드시 인도명령신청과 점유이전가처분을 동시에 신청을 해야 겠군요. 잔금은 최대한 늦게 납부하고.... 햇병아리 왕초보인 전 언제 저렇게 멋지게 해볼수 있을까?
같이 갈까요
님들글 잘읽었네요.. 전이제사 책읽고있어요 ^^
음...고생하셨네요...저 같은 경우는 집에 세입자 물건이 없다면...그냥 강제집행 신청을 하는게 낫다고 봅니다..강제집행 신청하면서 집행관에게 음료수 하나 사주고..부탁을 하세요...강제집행할때 인부랑 보관하는 업체 안부른다고...그렇게 한뒤 집행관과 집행일에 만나서 문만 따면 그걸로 해결이 되네요...그러면 이사비도 안줘도 되고..관리비야 어차피 공유부분만 줘도 되니까요..그리고 관리비징수협조문 같은거 안보내도 관리소장 정도면 그 판례내용 거의다 압니다..그리고 보증금 1600만원이나 떼인 사람이라면 좀 불쌍하잖아요...저 같은 경우는 보증금 다 돌려받는 사람한테는 좀 차갑게 굴지만...손해많이 보는 사람의 경우는
좀 봐주시는게 좋을듯 합니다...물론 그 세입자가 좀 심한부분도 있지만 그사람도 많이 억울할것 같네요...두서없이 글 써서 미안합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