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과 마른장마로 목마른 대지위에 그제 밤부터
시원스런 물줄기가 뿌려졌다. 어제는 종일 많은비가 내렸다.
농장 주변으로 때 이른 해바라기가 환한 웃음을 선사한다.
2차 왕대 및 처녀 여왕벌 분양이 다음주면 종료된다.
4월부터 시작된 강행군 !
모두가 지칠대로 지쳤고 피곤하다. 이젠 한 발짝 물러서서
뒤를 돌아보고 적절한 휴식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이번 수요일(14일)까지 왕대생산을 위한 이충작업을 하고
15일 정도 쉬면서 농장을 정비할 생각이다.
가을왕 생산을 위한 이충작업은 7월28일부터 시작된다.
지난주 금요일에 미니 교미상 100여개를 설치했는데
완전 실패로 끝났다.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무왕군 편성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고, 벌을 원 봉장에서 털어야 했었는데
육종장으로 이동시킨후 탈봉을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제는 개량종봉 왕대분양을 했는데, 구입하시는 분들,
지원(?)온 분들 등등... 30여명이 농장에 오셨고, 차량도
농장 마당에 가득하다. 떼돈 버는 듯 ㅎㅎㅎ.....
실패한 육종장 교미상엔 엄선에 엄선을 거듭한 크고 실한
처녀 여왕벌이 들어있었고 왕대분양을 받으러 오신 분들중
처녀 여왕벌이 필요한 분들께 꺼내서 무상으로 드렸다.
미니 교미상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큰 상처를 남겼다.
마음을 가다듬고 패인을 정확하게 분석 후, 보완해서
다음주에 재 시도를 해 볼 생각이다.
교미상 배치를 땅 바닦에 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으로
실패로 끝난 교미상에 개미는 버글버글하고....
교미상 받침대를 철제로 제작해서 지상으로 부터 1.5m 정도
떨어지게 하고 개미가 올라가지 못하도록 받침대 다리에 끈끈이나
개미초크를 바르고 주변으로 지렁이, 개미 살충제를 뿌릴 예정이다.
왕대 분양을 받으러 온 어느 분이 분봉 났다고 소리쳐
울타리 가에 큰 감나무를 올려다보니 바가지만 한 벌 뭉치가 매달려있다.
크기가 작은 게 처녀왕 분봉인 듯 하다.
주인은 바빠서 정신없고, 오신 분 몇몇이 긴 장대에
매미채를 달아서 분봉군을 받는다고 야단이다.
몇 번을 떼어서 벌통에 담았는데 다시 나무가지 끝에
매달려 결국 분봉군 받기에 실패하고 모두 돌아갔다.
이틀이 지난 오늘아침 흐린 가운데 비가 내렸고
불쌍한 분봉군은 아직도 감나무 끝에 매달려 있다.
이 장마 비에 분봉을 나가서 어쩌자는 것인가?
왕대분양을 하면서 겪는 고통 중에 하나가 자연분봉이다.
벌통에서 왕대가 익을 무렵인 분양하루 전에 대부분 통에서
분봉이 나고, 날개 잘린 여왕벌이 분봉에 참여치 못하면 결국
일벌들이 죽여서 벌통 앞에 버려지곤 한다.
자연왕대에 의해서 신왕으로 교체된 통의 날개 안 잘린
여왕벌은 왕대분양 이틀 전쯤에 분봉을 떠난다.
벌통에 바글바글, 개포에 출렁출렁하던 벌이 분양하는 날
뚜껑을 열어보면 썰렁하고 빈 벌통처럼 된 것이 자주 보인다.
주인의 바쁜 日常(일상)과 부주의로 장마에 분봉은 계속되고
불쌍한 저 벌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
- 2010/07/12 양봉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