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폭염이 이어질 때
버티기로 더위를 이겨냈다
나이들어가니 새로운 일상이 펼쳐진다
남편은 북쪽고향에서라는
일본농촌드리마를
나는 굿파트너라는 이혼법정드라마를
놓치면 재방까지 찾아본다
전에 없던 취미다
밭일이 바쁘니
식탁에서만 뉴스위주로 보았는데
코로나때 시작된 세계여행프로 함께 보기가
가지를 치고 나무를 키우고
허상의 숲을 이루었다
나가면 숲인데
어느날 TV속 숲을 보고있다
남편은 이상한 구성의 한국드라마를 즐길수가 없다
인위적으로 다음편의 궁금증을 쥐어짜내는 듯한
마무리도 이상하고
특히 막장드라마에 식상해 했다
내가 픽션이나 판타지영화를 즐기지않듯이
암튼 '북쪽고향에서'와 '오싱'이란 드라마는
길고 긴 여운과 옛 정서와 감성을 불러일으켜
잠시 과거속에 머물게한다
서울에서 자란 우리부부는
이웃나라의 시골풍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긴긴 시간을 그렇게 흘려보냈다
'굿 파트너'는 명대사라 할 만한 어록을 남겼다
어찌 이리 판사 판결문 같은
명쾌명료한 대사를 구사할수 있을까
마치 의사가 쓴 의료드라마처럼
그 의문이 풀렸다
작가가 이혼전문변호사를 겸하는 작가라고 한다
그것도 어떤 이혼전문 변론을 보고 기자의 길에서
진로를 바꿨다
체화된 극중 대사는 반짝반짝 빛났다
투병기간 32년 고심끝에 나온 내 집밥식단은
별 관심을 끌지못하니
안타깝다
긴긴 투병끝에 암을 이기지못하고 떠나간
지인들 친구들 나그네들을 떠올리며
평소식단을 중심으로 의식주를 바꾸어야만하는
필연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32년 ..
이젠 이 우울한 그늘을 벗어나고싶었는데
어느새 노년의 노을이 노랗고 아리게
야광주홍빛으로 비껴든다
本鄕의 귀환준비가 함께 시작되었다
옆지기 간병때문에 시골을 오가느라
아이들과 오래 함께하지못했던 아쉬움이 가장 크다
넘치는 손녀들의 재롱도
내아이들과의 잃어버린 세월을 보상할수 없구나
멀리서 지켜볼수밖에 없었던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라
무작정 숲을 걸을 거다
둘 다 좋아하는 일이다
그리 걷다가 이른 저녁을
어느 낯선곳에서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