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태양이 이글거리며 三伏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가마솥인가 찜통인가? 가을을 부르는 熱風이리--- --- --- --- --- --- -최근 기후변화로 더위가 일찍오고 늦게가는 즉 여름이 길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4세기까지만 해도 영국에서는 한해를 여름과 겨울 두계절로 나누었다. Spring(봄)이란 말은 16세기부터 Autumn(가을)이란 말은 14세기 시인인 초서가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는 가을이라는 계절 이름이 없고 단지 수확을 하는 철이란 뜻인 하베스트(harvest), 낙엽지는 철이란 뜻인 폴(fall)로 불렀을 뿐이다.
4계절이 뚜렸하다는 우리나라는 천혜의 땅으로 복받은 나라다. 그러나 이처럼 여름이 길고 덥다보니 피서나 더위를 이기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그중에서도 以熱治熱법을 알아준다.
--각종 보양탕을 만들어 뜨거운 국물을 마신다. --한증탕(汗蒸湯)등을 이용 뜨거운 찜질을 하며 땀을 쏟는다. --사흘동안 땡볕 아래서 논 서마지기 피사리만 하면 더위를 모른다 했다. --"더위타령"이라는 속요(俗謠)도 생겨 불렀다.
"불구덩이 같은 각시품에서/비지땀 서되만 흘리면/불볕 삼복도 양풍추월(凉風秋月)이지" *무척 힘드는 일을 할때 몹시 흘리는 땀이 비지땀이거늘 어디 한번 해 보시라니깐요~
남쪽의 더운나라 인도에서도 폭염속에서도 숯불을 피워놓고 苦行을 하는등 熱治 습속이 많다고 한다. 특히 폭염이 심한 비하르지방 같은데서는 대낮 통행금지를 시행하기도 한다는데--- 다 태양 때문이라고---?
LA 동남쪽에는 아예 태양을 도시 이름으로 한 아주 조그마한 태양시(Sun city)가 있어 노인천국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인도사람들은 지옥같은 염천(炎天)의 나라인지라 만물을 길러주는 고맙고 찬란한 태양을 증오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들의 태양(日) 달(月) 바람(風)의 生成설화가 말해준다. "어머니가 세 아들딸들에게 호두를 나누어준 다음 어머니 몫으로 한개씩만 되돌려 달라고 했다. 이에 맏아들은 썩은 호두를, 둘째 아들은 가장 작은 호두를, 셋째 딸은 가장 큰 호두를 골라 어머니에게 돌려 주었다.
이에 어머니는 맏 아들에게'만인으로 부터 증오받고 저주받으며 혐오받을 태양(日)이 될것이다' 하고 둘째에겐 '끊임없이 불안하고 울며다니는 바람(風)이 될것이다' 했으며 셋째 딸에겐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달(月)이 될것이다' 라고 예언했다는 얘기다.
한여름 더위를 이기는 熱治도 좋지만 아예 더위를 쫓거나 피하는것이 제일 아니겠는가? 아주 손쉬운 납량(納凉)방법이 부채질 아닐까---?
--옛날에는 바닥에 엎드려서 허리에서 목까지를 찬물로 끼얹어 씻는 목물 곧 등목을 많이 했다.
--부인들 피서법으로는 유방폭(乳房瀑)이 있었다. 나들이 하고 들어오면 웃옷을 벗고 샘가에 엎드린뒤 두레박 물을 등에 끼얹으면 그 물이 처진 젖꼭지를 타고 두줄기 폭포처럼 쏟아 내린다 하여 그렇게 불렀다.
--영량초(迎凉草)라 하여 잎에서 찬바람이 나는 화초를 뜰에나 화분에 길러 花草冷房을 하기도 했다.
--옛 부잣집들에는 피서용 진보(珍寶)도 있었으니 흥부가 탄 박속에서 나왔다는 용피선(龍皮扇)과 자초장(紫초帳)이다.(*초는 실사변에 肖자임) 용피선은 물을 적셔 방안에 두기만 해도 찬바람이 인다는 부채요 자초장은 서해에서 나는 특수한 상어껍질로 만든 발(簾)로 밖에서 드는 더운바람이 이에 닿으면 차가운 바람이 된다.
--양귀비는 빙병(氷屛)이라는 얼음병풍을 두르고 선차(扇車)라는 물레방아 부채를 돌리며 더위를 피했다고 한다.
--우리 왕실에서는 빙고(氷庫)를 두고 얼음을 먹기도 했다. 이런 피서 百景속에서도 백성들은 더위를 먹을수 밖에 없었으니---?
冬溫夏淸이면 얼마나 좋으리오~ 더위와 추위는 이기는것이라 했다. 다산 정약용은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달밤에 발씻기" 숲속에서 매미우는 소리듣기"등을 꼽고 있다. 자연과 삶속에서 찾는 납량 시리즈다.
더위건 추위건 이기려면 무엇보다 중요한것이 계절에 맞는 건강관리다. 그중에도 먹는것으로 보양식을 많이 했다. 이맘때가 가장 더운 절기로 그제가 바로 中伏이다. 개들은 깨갱 닭들은 꼬댁, 사람들은 湯湯 하는날 아닌가---? 보신으로 먹는 개장국(狗醬)에는 황구(黃狗)가 제일이라고 <本草綱目>에 나온다. "黃狗大補益人餘色微補---황구는 보신에 크게 좋으며 여타의 색깔은 별볼일 없다"
중국 廣東지방에서는 개고기를 香肉이라 하는데 역시 一黃 二黑, 三花(얼룩이) 四白으로 누렁이를 제일로 쳤다. 동북 삼성에서는 지양육탕(地羊肉湯)이란 이름으로 개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禮記>에 보면 天子도 가을이면 개고기를 먹는다 했다.
인도의 보신탕은 우유로 만든 제호탕(醍호湯)이란다. (*호는 酉변에胡자임) 서양사람들의 보신식은 초콜렛이고 일본의 보신식은 장어다. 옛 사대부(士大夫)나 양반층의 복중 보신식으로는 칠향계탕(七香鷄湯), 蔘鷄湯, 임자수탕(荏子水湯)등이 있었다.(*임자수탕:영계를 곤 국물에 깨를 갈아 밭친 국물을 섞고 미나리 오이채등을 섞어 마시는 냉탕이다)
요즘세상은 냉난방기구가 발달하여 손쉽게 더위 추위를 해결할수 있으나 이는 약먹고 병나는 꼴이다. 건강을 해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들 自然의 시원함만 하리오~ 마땅히 자연에 順應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더위에 축 늘어지는건 오뉴월 쇠불알이요 쓰기는 오뉴월 오이 대가리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오뉴월 한달간 그것도 세번 오는 庚日을 三伏으로 정하고 더위를 이기려 했던 조상들의 슬기가 놀랍다. 六十甲子 간지(干支)의 十干중 일곱번째가 庚이다. 이 경자의 뜻이 바로 일곱자리 경자이다.
한여름에 "쇠도 녹는다"는 三 伏은 이 庚日에만 온다. 하여 初伏(庚日)이 지나고 열흘만에 오는 庚日이 中伏이고 또 다음 열흘만에 오는 庚日이 末伏이다. 그런데 말복만은 반드시 立秋日로부터 첫번째 庚日이어야 한다. 하여 中伏은 무조건 열흘뒤에 오고 末伏은 열흘에서 20일 사이에 오게 되는것이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立秋日이 庚日이어서 末伏이 겹친 것이다. 열흘만에 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길어질 것이다.
Q:伏날은 왜 庚日이어야만 하는가?
庚은 오행으로 따져 "金:쇠)"에 해당한다. 그런데 쇠를 녹일수 있는것은 불(火)로 "火克金)"인 것이다. 하여 庚日인 金은 여름철에는 맥을 못춘다. 그래서 庚日만 되면 땅속으로 숨어들어갈수 밖에 없다. 이렇게 땅속으로 숨어들어가는것을 伏이라고 한다. 엎드리고 숨어서 굴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庚日을 伏날로 잡은 것이다. 또 하필이면 伏자에는 개(犬)자가 들어서인가 伏날이면 꼼짝 못하고 개들이 깨갱 거린다. 개야 땀구멍이 없으니 어찌 하리오~
***가련한것들
*개장국 먹고도 더위먹고 모기에 물려 죽은사람은 가련하다. **멀쩡한사람 다 피했는데 술취한 사람한테 밟혀죽은 바퀴벌레도 가련하다. ***잠 잘자고 있는데 수면제 먹을 시간이라고 깨워서 일어난 환자도 가련하고 소화제 먹고 체해서 죽은 약사는 더욱 가련하다.
***10억원 들여 금뺏지 달고 1억원 뇌물먹다 구속된 국회의원은 더더욱 가련하고 한심하다.
>>"가련하시다사장집아들딸들아집장사다시하련가"
<거꾸로 읽어도>---?? //
첫댓글 신선생님 재미있는 이야기 입니다.
이제는 가을날씨를 그리며... 더위를 이겨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