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때문에 두통?” 방치하다 결국…오른쪽 몸 마비된 男, 무슨 일?
두통과 구토가 과음과 숙취로 인한 증상인 줄 착각한 남성...결국 악성 뇌종양 뇌수막종 진단
뇌종양으로 인해 오른쪽 하반신까지 마비됐지만 다시 걷는 법을 배워 일어선 사연이 전해졌다. 하단 뇌 스캔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주먹만한 크기의 종양. [사진=더선 보도 갈무리]
오른쪽 몸이 이상하고 두통과 구토 증상이 있었던 20대 남성, 그저 술을 많이 마신 탓으로만 생각하고 통증을 방치하다 시력 때문에 안경사를 찾았다가 종괴가 있는 걸 확인한 사연이 전해졌다. 결국 이 남성은 뇌종양으로 인해 오른쪽 몸이 마비됐지만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후 뇌종양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애버딘 출신 23세의 코너 모어는 2022년 1월부터 오른쪽 팔이 마비되기 시작했고, 몇 달 후 부터는 몸살과 극심한 두통과 구토도 경험했다. 그럼에도 회사 출근에 지장을 줄까봐 따로 병원을 가지 않았다. 통증을 이기려 모든 진통제를 다 먹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코너는 “당시 세인트 앤드루스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술을 많이 마셔서 숙취로 생긴 증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2022년 8월, 사물이 두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을 느낀 코너는 동네 안경점을 찾았다.
복시 증상 때문에 코너의 머리를 스캔한 안경사는 뇌에 종괴가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 가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던디 나인 웰스 병원으로 가 CT 스캔과 MRI 검사를 받았다. MRI 검사 후 코너는 악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을 진단받았다. 종양이 뇌의 오른쪽을 제어하는 부분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몸의 오른쪽 전체를 거의 제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오른쪽 팔을 제대로 쓸수 없었던 것도 이 까닭이었다.
주먹만한 크기의 종양 99.9% 제거했지만, 오른쪽 몸 마비로 잘 걷지도 못해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5일 후, 코너는 주먹만 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6시간에 걸쳐 외과 의료진은 코너 뇌에 있는 종양 99.9%를 제거했다. 막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부분만 남았다. 수술로 인해 코너는 종양의 위치 때문에 오른쪽 몸이 거의 마비됐고 거동이 불편해졌다. 이로 인해 걷고 오른팔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코너는 “종양을 잘라냈을 때 마치 뇌와 몸의 오른쪽 연결이 끊어진 것 같았다. 오른손잡이였는데 오른손으로는 거의 먹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간단한 작업도 혼자서 완수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목발 없이는 걸을 수 없었고 혼자서는 샤워도 할 수 없었다.
지속적으로 걷기 연습을 하고 오른쪽 팔을 사용하려고 애쓰던 가운데 2022년 11월, 코너는 드이어 몸의 오른쪽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됐다. 다시 걸을 수도 있게된 코너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하이록스 피트니스 챌린지에 참가하기도 했다.
현재 코너는 뇌종양을 이겨낸 스토리로 뇌종양 자선단체에서 영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코너는 “젊은 홍보대사로서 뇌종양이 미치는 영향과 사람들이 도울 수 있는 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뇌종양 환자 70%가 두통 동반…시력 저하까지 겹치면 시간 허비말고 병원 찾아야
뇌종양은 뇌 조직이나 뇌를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한 종양과, 머리뼈나 주변 구조물로부터 멀리 떨어진 부위에서 뇌 조직이나 뇌막으로 전이된 종양을 의미한다.
뇌종양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치매나 정신과 질환으로 오인 받아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거나, 시력저하가 증상으로 나타나면 안과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
뇌종양 환자의 70% 가량이 두통을 동반한다. 두개골 안에 종양이 생기면 뇌압의 상승으로 두통, 구토와 같은 뇌압상승에 의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피로나 스트레스로도 두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뇌종양으로 의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뇌종양은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국내 5년 생존율은 65% 이상이다.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은 95%로 매우 높고, 신경교종의 5년 생존율도 전체의 38%에 이른다. 뇌종양도 치료가능한 질환이므로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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