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명예 퇴직 후 어언 5개월이 지났네요. 봄이 가고 여름의 한복판에서, 폭염의 절정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동안 잘 지냈습니다. 카페라는 곳에 글을 마지막으로 썼던 것이 3월 초였네요. 그동안 뭐하고 지냈냐고 물으신다면, 지금부터 보고를 시작할게요. ㅎㅎㅎ
39년의 바쁘던 세월을 끝내고 나서, 난 아주 아주 편안한 나날을 지내고 있다. 사실 그 동안 고생도 좀 하긴 했다. 주변머리가 없어서 20년 넘게 한 집에서 눌러 사는 중인데 6월에 진짜 독한 마음 먹고, ㅎㅎ 짐 싹 다 빼내고 17일 동안 온 가족이 콧구멍만 한 오피스텔에서 피난민 생활을 하면서 온 집안을 싹 다 갈아엎은 것이다. 사실, 내년 8월 말에 남편이 정년 퇴임을 한 뒤에는 이사를 가게 될 수도 있고, 몇 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그때가서 집을 팔더라도, 깨끗이 수리를 해둬야 잘 팔릴 것이니 이참 저참 큰 마음을 먹고 소위 말하는 올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다.
집안 곳곳을 다 갈아 엎을 기세로 일을 시작하여 도배, 마루, 샷시, 몰딩, 문, 문틀, 안방 욕실, 입주할 때 베란다를 터서 확장했던 큰딸 방 단열공사, 중문 교체 등을 했다. 수 년 전에 리모델링을 했던 거실 욕실과 9년 전에 바꿨으나 아직 심하게 멀쩡하여 뜯어내기 아까운 싱크대를 제외하고는 다~~~ 다~~~~ 다 갈아엎었다. 집안을 갈아엎고 나니 각종 가구들과 가전제품에도 불똥이 튀어 20년 된 장롱도 멀쩡하지만 바꾸고 10년 된 거실장도 죄없이 쫓겨나고 12년 된 냉장고도 끽 소리 한 번 못하고 퇴출되었다. 그 뿐인가? 16살 짜리 에어컨은 당연히 물러났고 서랍장, 앞 베란다 수납장, 뒷 베란다 수납장.. 다~~~ 다~~~ 버리고 바꾸고 치우고.. 아~~ 속 시원~~~ 하다. ^^ 39년을 근무하고 받은 명퇴 수당의 상당 부분을 집에다 쏟아부었네.. 남편님아, 딸들아, 나한테 고맙지? ^^
그런데, 이번 공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현관 방화문 안쪽이다. 아파트 현관문 안쪽이 세월의 때로 인해 변색되고 얼룩이 심해 너무 눈에 거슬리는데 보통 철제 방화문은 인테리어 필름 시공이 답인데 우리 집 문은 약간의 엠보싱이 있는 재질이라서 매끈하지가 않기 때문에 필름 시공 불가.. 아흑.. 저 문을 어쩔 것인가? 낙담.. ㅠㅠ 그렇다면! 페인팅이 답! 방화문도 칠하고, 막내 방 붙박이장 문짝도 칠하고, 그 외 몇 곳을 가족들이 분담하여 칠하기로 결정! 독한 페인트 냄새 싫으니 친환경 페인트를 검색해서 KC* 숲으* 올인원 페인트로 낙점. 던 에드워*라는 수입 페인트가 좋다고는 들었는데 가격이 너무 안 착해서 국산 페인트로 결정을 한 것이다. 대리점 찾아가서 희망 색상 조색하여 구입. 각종 부자재도 사와서, 공사 일정 비는 토욜에 뺑끼 칠 시작!
나는 제일 중요한 현관문을 맡았는데 태어나 처음 해보는 뺑끼 칠이 왜 이리 적성에 맞는 거여ㅎㅎ 아 놔 진짜, 넘 잘 칠한 거 아녀요? 너무나 이쁘게 잘 칠해져서 자랑질 합니다. ㅋㅋ
색도 이쁘고 잘 칠했쥬? ㅎㅎ 잘 보면 왼쪽 위에 문 열릴 때 잡아주는 관절(?) 부위에 뺑끼가 묻었는데 그것이 매력 포인트랍니다. ㅎㅎ 잠금 장치, 손잡이 등등을 떼어냈다 다시 달 엄두가 안 나서 걍 달아둔 채 칠했는데 그래도 그 부속품들에 거의 묻지 않게 잘 칠했다니까요. 뺑끼 칠 후 자뻑이 심해요. ㅎㅎ
내 손으로 칠한 예쁜 연보라색 문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집에서 멍 때리다가 지겨워지면 뺑끼 칠 알바로 뛸까나요? ㅎㅎ, 우리 우리 고우신 님들, 모처럼 삶방에 흔적 남기고 물러갑니다. 덥지만 평안한 월요일 되시어요~~^^ |
첫댓글 반가워요.
우리의 예쁜이 수정구슬님
보라색 현관문까지
명퇴금 다 쏟아서 집안을 갈아 엎었다고요.
참 잘 했어요.
인테리어공사된 새 집에서 행복하게 사시길ㅎㅎ
새 집 아닌 새 집에 다시 들어온지 3주 쯤 됐는데
여태도 짐 정리 중이고 소소한 하자 보수 등등도 덜 끝났고요,
내 인생에, 살면서 리모델링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치를 떨었어요ㅎㅎ
많이 힘들었거든요.
아무튼 집이 깨끗해져서 좋고요,
반겨주셔서 넘 넘 감사해요~~~
♡♡♡ ^^
직접 하신 펜인트
잘 하시느라고 수
고하셨습니다.
보라색 페인트가
아주 고급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는데
보람 있는 일을 하
셨습니다.
리모델한 저택에서
건강하고 행복하시
기 바랍니다.
🙏
아이구 저택은 무슨요,
걍 오래된 아파트예요. ^^
오래 살던 동네랑 이웃이 정들어서
그냥 여기서 쭉 더 살고 싶은데
앞으로 2,3 년 안에 어찌 될지 모르겠어요.
법도리님 건강 조심하며 잘 지내시지요?
넘 덥네요. 폭염 잘 피하시고 늘 건강하시길요~~^^
어머나 그동안 대공사를 하셨구려 그바람에 난생첨 뺑끼칠도 해보시구
요담에 시골로 내려가면 오늘의 경험이 아마도 훨씬 도움이 될것이외다 ㅎㅍ암튼 잘있다니 ㅎㅎ
요즘 페인트는 정말 잘 나와요.
기존의 유성 페인트 위에 친환경 수성 페인트를 바르는데도
젯소도 안 바르고 막 그냥 칠해도 되네요.
참 좋은 세상입니다.
더운데 건강 유의하시고 늘 보람찬 날 되시길요^^
오모낫!!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던 구슬님이
기술 아니 예술적인면에도 일가견이 있으셨군요,
뺑끼통을들고 멋진 작품 완성하시느라
수고많으셨으니 자신에게 내리는 상은
자랑질??ㅎ
아주아주 잘하셨어요.
리모델링한 곳에 비움과 채움으로
이 여름 안락한 생활 누리시기를...
유리안나님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 업체에 일괄로 맡기는 공사가 아니고
각 부분 공사업자를 중개해주는 곳을 끼고 하느라고
공사비는 많이 절감되었으나 공정별로 신경 쓰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네요.
그래도 비용이 많이 절감되었고 공사 결과물도 마음에 들고
하자 보수도 즉각 즉각 이뤄져서 만족합니다.
페인트는 제 손으로 칠해서 오며가며 스스로 대견해서 히죽 히죽 웃어요ㅎㅎ
반가워요?
그런데 다른 일에 몰두하시는 걸로 알았더니 . . .
ㅎㅎ 그 다른 일과 이 일을 병행하며 지내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카페에 못 들어왔지요. ^^
정년보다 2년 반을 빨리 쉬게 해주신 하나님 은혜에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직장에 매였던 시간들이 자유롭게 풀렸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기도로 주께 여쭙고 늘 생각합니다.
일단 하루 24시간(1,440분)의 10퍼센트인 144분을 예배와 기도와 말씀 묵상과 찬송 부르기 등에 사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하루에 2시간 24분을 하나님께 드리는 건데
그 시간 다 채우기가 쉽지 않아도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카페에 글쓸 여력이 별로 없을 듯하나
꿈님을 비롯해서 맘 따뜻하고 선하신 분들이 모여계신 이곳을 잊지 않고
가끔 씩이나마 흔적 남길 생각입니다.
꿈님 늘 많이 감사드려요! ^^
ㅎㅎ
일한다고 틈이 없었나 봅니다. 참 오래만이라......
자주 좋은 이야기 들려주십시오.
흔적은 못 남겨도 글은 자주 들어와 읽고 있었어요.
하염없이님께서 참 성실하게 삶을 사시는 모습을 올리시는 글을 통해 배우며 좋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카페는 참 좋은 곳입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우량 회원은 못 되겠지만
그래도 종종 글 올리려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오랜기간 공석으로 많이 궁금했는데
풀렸습니다
올 리모델링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저가 30여년 살고 있는
사택단지 아파트도 제대로 수리하지
않아 불편하고 집에 손님이 오면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저도 누가 오면 도배지도 낡고 문짝들도 다 더러워서 부끄러웠지만
짐 빼고 집 고치는 일이 엄두가 안 나서 미루고 또 미루다가
큰 마음 먹고 끝내고 나니 이젠 시원합니다만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ㅎㅎ
일단 도배, 바닥, 샷시를 다 새로 해서 너무 좋네요.
날마다 마루를 닦느라 바쁩니다. ^^
안 보여서 궁금하셨다니 너무도 감사하고 송구합니다.
더위 잘 이기시고 늘 평안하시길요~~^^
수정구슬님!
너무너무 반가워 눈물이 찔금 했어요. ㅎ
짐 다들어내고 리모델링 정말 크게 결심 안하면 못 하지요.
잘~ 하셨어요.
나도 집지은지 15년이 되니 손댈곳이 보이는데 엄두가 안나네요.
손수 칠하신 현관문 예뻐요.
그것도 너무...
예쁜집에서 즐겁고 평안한 날들만 계속 되시길 바랍니다.
자기 앞에 주어진 생에 충실하는 삶은 이런 것이다, 하고
날마다의 일상으로 본을 보여주시니
늘 배우고 본받으며 감탄합니다.
저 오래 안 보인다고 쪽지도 보내주시고,
늘 가족을 비롯해서 지인들을 두루 챙기시는 모습에 감동했답니다.
모쪼록 폭염 중에 건강 유의하시고 너무 과로하지 마시고요,
부군께서 잘 쾌차하시기를, 날마다의 제 기도 중에 기억하며 간구하고 있어요.
많이 감사드립니다~~^^
우리집도 대문이 문제인데 언제 비법함 전수해 주시지요?
ㅎㅎ 에구, 비법이라뇨.
저는 실내 페인팅이라서 친환경 수성 페인트를 써서 쉽게 끝냈는데요,
대문이라면 옥외이니 유성 페인트를 사용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 밖에 없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평안한 오후 되시어요. ^^
제일 어러운 올 집수리를 말끔하게 하시느라 바쁘셌군요
얼마나 뿌듯하시고 기분
좋으실까요?
역시 글이 맛스럽습니다
자주 만나길 기대할께요~~♡
늘 정겨운 댓글로 힘실어주시는 정바다님 감사합니다. ^^
집이 깨끗해지긴 했는데ㅎㅎ
20년 넘게 한 집에 눌러살며 쌓인 짐이 너무 많아서
짐 뺄 때 엄청나게 버렸고 짐 들이면서 또 많이 버렸는데도
아직도 정리하면서 버릴 것이 더 있습니다.
남편이 옷이며 책이며 뭐든 버리는 것을 싫어해서 제가 스트레스가 큽니다. ^^
오늘도 불필요한 물건들을 째려보면서, 이따 남편 퇴근 뒤 뭐라고 꼬득여야 저걸 버릴 수 있나, 를 궁리합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평안한 화요일 되시어요. ^^
집안이 훤하겠습니다
리모델링 , 노후된 아파트도 리모델리을 하면 새집같으군요
좋은 환경은 삶의 질을 높입니다
노후에 멋있게 지내십시요
네, 일단은 퇴직으로 매인 곳이 없는 백조가 되어 제 삶의 질 상승,
갖가지 김치 구색 맞춰 담그고 반찬도 많이 만드니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
집이 깨끗해져서 다들 편안해지니 모두 행복해진 것 맞습니다. ^^
노후엔 그저 건강이 최고지요.
동구리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영위하시길요! ^^
건강 하십시요 건강!
내내 건강 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러믄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
늙어가는 부모가 혹시 아플까봐 딸들이 늘 신경을 써주네요.
그린이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어요. ^^
우와~ 색상과 칠 솜씨가 전문가를 능가하는 수준 이심니다
모두가다 Yes 라 할때 딱 한놈 No라고 하는 현관에 거울을
두신것에 대하여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보심을 권함니다
ㅎㅎ네, 현관 신발장 가운데 문짝에 거울을 달아서
식구들 외출 때 매무새를 비춰보고 나가는데요,
신화여님께서 조언하시는 것을 보니 풍수지리 측면에서 안 좋은가보군요.
저희는 기독교인이라서 하나님의 돌보심 속에 산다는 믿음으로 그런 쪽은 염두에 두질 않아서.. ^^
저희 가족을 아끼시는 마음으로 조언해주신 따뜻한 배려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잘~~~하셨습니다 인생사 살다가
한번쯩 은 싹 다 갈아 엎을때도
있어야합니다
회장님 잘 계시지요? ^^
기약 없이 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니 정말 기운이 빠집니다.
이 길고 어두운 터널도 출구는 있겠지요?
우리 회장님 역사의 현장 속에서 펄펄 날아다니실 날 어서 속히 오기를 기다립니다! ^^
읽고 보는 내가 다 후련하네요~
예쁘게 리모텔링도 했겄다,
편안 하고 시원하게 살아가세요.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
중복 더위가 이름 값을 하느라고 오늘 종일 삶아제끼는 날씨가 될 거라네요.
야채님 더위 조심하시고 평안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아 .~~~올수리 하셨구나요 깨끗해서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