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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에게 외면받는 실버타운
2003년 08월 08일 글 한정희 기자 (bambaya@economy21.co.kr) | 이코노미21
“노인들 눈높이부터 맞춰야지”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 밖으로 맑은 하늘과 푸른 숲이 펼쳐진다. 하루 세끼 영양 가득한 식단이 양식과 한식으로 준비된다. 청소와 세탁은 일주일에 두 번 깔끔하게 이뤄진다. 생활 상담은 물론이고, 재무 관리도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연 2회 건강 검진에 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클리닉을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으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24시간 간호사들이 대기한다.
이런 서비스는 문화와 여가 생활을 위한 기본 조건에 불과하다. 더운 여름밤 나이를 잊고 화려한 에버랜드로 야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영솔리스티 챔버 오케스트라의 음악 캠프도 좋다. 시니어 에어로빅, 소림기공 건강교실, 아쿠아로빅은 특히 여름에 추천할 만한 강좌다. 도자기 공예나 인터넷 동호회, 노래 동호회 등 취미 생활을 같이 즐기며 친분을 돈독히 하기도 한다. 이도저도 싫으면 혼자서 훌쩍 쇼핑이나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모든 절차와 준비는 여행 상담사들이 알아서 해준다.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서 부부가 노후를 보내려면 평균 4억원의 목돈과 매달 200여만원의 생활비를 지출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경기도 용인시에 세운 노인복지요양시설 삼성노블카운티의 평균 입주 조건이다. 하지만 업무상 잠시 이곳을 방문한 한 노인은 호텔 같은 노블카운티를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 돈 있으면 난 여기 안 온다.”
“4억원 목돈과 매달 200만원씩 내라”
그 노인은 “물론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자신은 이렇게 떨어진 곳이 아닌 “도시 한가운데서 어우러져서 살고 싶다”고 한다. 전원에 파묻혀 있지만 답답하고 생동감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병이 있어 누워 있지 않는 이상 자신이 활동했던 공간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 <이코노미21>에서 |
2003년 이야기 입니다만, 지금 상황과 비교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점이 많습니다.
오히려 2003년 이후 이 사업, 곧 유료노인복지사업은 그때보다 더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엄청난 파행을 거듭합니다. 노인복지주택의 분양과 관련된 일입니다만,
여기서는 그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 기사 중간에 이건희 회장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스웨덴에서 본 것은?
이건희 회장이 스웨덴에서 본 것은 단지 '노인복지시설이 시내 중심부에 있다는 사실'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지금도 초창기 실버타운이 실패한 이유는 오직 교외에, 시골에, 도시에서 먼 곳에, 뚝 떨어져 지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이 논리가 절대적이라면, 그 후 지어진 곳들, 아너스밸리, 후성누리움, 중앙아쿠아하이츠, 상암카이저팰리스클래식 등 서울 시내에 위치하고도 실패한 실버타운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는 일정 부분 맞는 말이겠지만, 더 중요한 점이 숨어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스웨덴의 노인복지시설을 관심있게 둘러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했는데,
단지 시내 중심부에 위치했다는 점 때문에 그토록 감동을 받았을까요?
실버산업 전문가들은 항상 이렇게 말한다. 곧 고령화사회가 되기에 시간만 지나면 '실버산업의 꽃이 필 것이다'라고
실버산업의 꽃은 다름 아닌 실버타운이고, 이는 노인복지시설인 (유료)노인복지주택이다라고
2010년 11월 통계청 발표 고령화 비율은 11.3%나 된다.
그럼에도 실버산업의 꽃은 커녕 싹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통계'에만 집착했지 정작 중요한 것은 간과했던 것이다.
<사진 : 신동아>
이 사진은 독일의 한 노인요양시설입니다.
그런데 다같이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독일이니까...당연한 일?
이건희 회장도 어쩌면 이와 같은 것을 보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정작 중요한 점, 차이점은 시설이 어디에 위치하느냐 하는 것 보다는
노인복지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실버타운'이란 것은 건강한 노인을 위한다고 하면서,
복지시설로 접근했습니다. 마치 '요양원(너싱홈)'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노인복지의 최종목표는 그 분들의 '자립'과 '존엄성을 끝까지 지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결정'과 '자기 책임'이 뒷받침 되어야 할 일입니다.
이 부분을 간과한 것은 아닌 지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위치에 좋은 시설을 지어도 이 부분을 채워줄 수는 없습니다.
비록 몸이 불편하여 '요양원'에 입소하더라도 이 '자립'하고자 하는 마음은 그대로 입니다.
시설에서 '알아서 다 해주는 것'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인복지는 건강할 때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선진국 노인복지가 훌륭한 이유는 시설이 좋고, 도심에 위치해서라기 보다...
더 중요한 점...
"인간다운 삶을 끝까지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점이 아닐까 합니다.
재벌 회장이 스웨덴의 노인복지현장에서 감동받은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지도 모릅니다.
유럽 등 선진국 노인복지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어느 만큼 인지요?
<사진 : 신동아>
HIER BIN ICH MENSCH,
HIER DARF ICH'S SEIN.
여기 나는 인간이고,
여기서 나는 인간답게 산다.
- GOETHE(괴테) -
첫댓글 아주 좋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