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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술에 대한 소비자의 이런 감성을 무시한 채 그동안 많은 주류(酒類) 광고물들은 제품 자체만의 속성이나 장점에 집착해온 것이 사실이다. 위스키 광고만 보더라도 전통, 명예, 원산지 등 제품 공급자의 시각에서 본 천편일률적인 제품 자랑이 전부였다.
이런 점에는 시바스리갈의 인쇄광고인 ‘당신이 사실을 알았을 때(when you know)’시리즈는 특이하다.
오른쪽 하단의 비스듬히 기운 병을 보지 못했다면 독자는 시바스리갈 광고라는 사실을 쉬 알 수 없다.
도발적이고 섹시한 여성이 자동차에서 내리는 모습과 그 위에 적힌 ‘아름다운 여성은 스카치를 사지 않는다. 아름다운 여성은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라는 카피는 위스키라는 제품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하지만 이 문구엔 아름다운 여성에겐 항상 뭔가를 선물해야 한다는 남성의 부담감이 숨겨져 있다. 나이든 돈 많은 남성과 아름다운 젊은 여성의 모습이 담긴 시리즈 광고는 가난한 젊은 남성의 불만을 은근히 자극하고 있다. 시리즈의 내용은 하나같이 무례하고 불손하지만 시바스리갈의 주 소비자층인 30대 남성들의 불만을 정확히 대변한다.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진 제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는 광고에서 눈을 뗀 뒤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생산자 마인드를 벗어나 소비자의 관심사항을 소비자의 언어로 표현했다는 점에 이 광고의 차별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극히 절제된 제품 설명은 품질에 대한 시바스리갈의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해성 팀장 TBWA코리아 광고4팀 haeseong.jeong@tbwa-korea.com
첫댓글 시바스리갈 술을 스티븐시걸 술 달라고 했다던..사람이 생각나네요.히힛
하하하 재밌는 말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