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문치재에서 바라본 비안개속의 산과 길>
건강때문에 나홀로나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을 등산하게 됐고 1년반전부터는 '인터넷 산악 동호회'에
출입하게 되면서 느낀 것은 '등산'이나 '걷기' 모임이 몇년동안 급속히 생활스포츠를 넘어 일상 생활
까지 큰 영향을 주는 하나의 '문화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일지 지속적으로 전개돼 하나의 관습으로 자리잡아 시대의 문화로 남을지 알 수
없지만 외국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특징을 보여주는 것임에 틀임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등산이 이토록 급속하게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저의 체험을 토대로 분석해 보기로 합니다.
1. 사교모임의 성격

<지난 늦가을 강원도 홍천의 공작산 산행 도중 바라본 가을산세의 아름다운 전경>
제가 여러개의 인터넷 산악동호회를 가입해 약 70여회를 함께 산행한 바에 의하면 가장 우선 순위는
건강보다는 사교적인 목적이 더 컸습니다.
이것은
과거 산이 가족이나 직장, 고향, 출신학교 등 기초적인 친목단위로 산행하면서 자연과 함께하고
느끼는 리프레쉬(refresh)나 친목의 기능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 카페라는 공간을 매개로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산행하고 교류하는 규모화된 동호회가 많아진 것입니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4050산악회(실제 나이는 50대이상이 약 80%차지)이며
그 다음이 3040 산악회입니다. 특히 4050산악회가 다른 연령대 산악회에 비해 동호회 수나 회원수 등
에서 압도적인 것은 50대들이 산행 할 수 있는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있는데다
은퇴와 자녀성장 등 정서적 동기도 있고, 부부간의 구속력도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요인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넷 산악회가 일부에선 '불건전하고 거칠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규모화된 인터넷 동호회의
특징은 다양한 활동이력과 여러 층위의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각 개인의 권리와 개성이 존중되는
산행문화가 점차 자리잡고 있는데다 운영면에서 점차 투명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과거에 비해 문제점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인터넷 산악회도 사회흐름인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4050산악회가 실제나이는
5060산악회로 변하고 3040산악회에도 40, 50대가 늘나는 것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2. 등산확산에 기여한 '술'

<지난해 11월 춘천 검봉산 문배마을에서 점심시간에 마신 막걸리 한잔>
산악회 특징 중 하나는 '술의 일상화'입니다. 건강보다 술을 우선에 놓은 것은 그만큼 등산모임에서
술의 비중이 커다는 것이고 이것은 사교적인 목적과도 연계된 것입니다.
술은 점심시간과 뒷풀이 시간에 빠질 수 없는 주요 메뉴입니다.
술은 산행시 서로의 서먹한 분위기를 해소해 줄 뿐 만 아니라 등산후에는 긴장완화와 대화,
사교를 위한 매개체로 등장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친 음주가 문제돼 산행시 사고를 일으키거나
모임분위기를 해치기도 합니다.
3. '건강'때문에 찾는 등산

<지난 겨울 석양무렵 눈이 살짝 덮힌 팔봉산의 일부 전경>
건강에는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포함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신건강이 중요해지는 양상을보이고 있습니다.
일상생활를 떠나 자연을 보고 느끼며 호흡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특별한
감각과 체험을 제공해 새로운 생각과 활력의 동기를 찾는 것입니다.
이 정신건강 기능은 특히 집안에 근심과 걱정이 있거나 아니면 직장이나 사업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때 효력이 있고 아니면 신경증이나 우울증 같은 것이 있을때도 이러한
문제를 덜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육체적 건강은 유산소 운동으로서 특히 효과가 있는데 문제는 산악회에서는 산행경험이 많을수록
준비운동을 경시하거나 하산시 급히 내려오는 등 등산의 기본규칙마저 외면해 관절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인터넷 산악모임의 문제 중 하나입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과거 마땅한 여가수단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 또는 외로움을 덜기위한 위한 수단으로 인터넷 등산모임을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4. 저렴한 비용과 안전한 산행

<올 초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수락산과 수락산 바위의 전경>
인터넷 산악회의 특징 중 하나는 규모화됐기때문에 유명산의 산행시에 신청인원이 많아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것입니다.
이것이 등산은 물론 원거리 여행을 대중화시키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만일 개별적이거나 소규모로 갔을때는 코스를 맘대로 선택하는 등 아주 개성적인 산행을
즐길 수 있지만 비용소요가 많아 산행이나 여행횟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산행시는 산행경험이 많은 대장 등이 리딩을 해주고 여러사람이 도와가면서
산행을 할 수 있기때문에 혼자나 소규모로 갔을때와는 안전도면에서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5. 기타

<지난 겨울 눈 덮힌 도봉산의 설경모습>
이 밖에도 아웃도어 업체들의 상업적 목적을 위한 등산붐조성과 다양한
패션욕구 충족 등도 젊은 층이나 여성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돼 인터넷 산악모임은 물론 등산활성화를
촉진하는 하나의 요인이 됐습니다.
아울러 외국과 달리
전국토의 68%가 산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국토환경에다 서울 등 메가시티에서 명산에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나 큰 돈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여가방안
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6. 결론

<지난 5월 강원도 설악산의 수려한 기암괴석의 모습>
인터넷 등산모임은 '놀이하는 인간'이란 의미의 <호모 루덴스>에서 처럼 생존과 직결된
생활현장 밖에 있고 자유로우며 목적을 갖지 않는 등산 그 자체를 기쁨으로 여기며,
일정한 규칙을 갖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등산모임이 과거 건강목적에 친목성격이 가미된 소규모 생활스포츠 성격이였다면 지금은 인터넷
산악모임을 중심으로 하나의 규모화된 놀이공동체로서 일상생활의 문제점을 완화해주거나
일상성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넘어 이제는 창조적인 활동을 뒷받침하는 여가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인터넷 등산모임은 과거에 비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되었고
산악회도 규모화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산행문화가 만들어져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양과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제도 남겨주고 있습니다.
개선되어야 할 과제는 미시적으로는 산행중 음주 등 지나친 음주문제를 비롯해 준비운동 등
경시되는 등산안전, 상대에 대한 매너와 예의존중 문화 부족 등입니다.
또 거시적으로는 등산모임의 다양성과 외연확장을 위하여 여러가지 기호를 충족하고
심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등입니다.
이것은 등산에 본격적인 '문화'가 도입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등산문화가 풍부해지고 등산이 전성기를 누리면서 '등산 르네상스'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덧붙인다면
이것은 '문화의 위대한 위력'이 보여주는 하나의 매직(magic)사례가 될 것입니다.
첫댓글 이명진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교+건강+저렴한 비용은 딱 제 얘기네요.
저도 처음에는 건강상의 이유(운동부족^^;)로 친구가 가입을 해주었는데,
나중에는 사람들이 좋아서 더 자주 가게 되더라구요.
술이라는 것도 "정상주"라는 것 때문에 처음 먹어보게 되었구요~~ㅎㅎ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에서도 더 멋진 모임이 되길 바라면서
다녀간 흔적 남기고 갑니다. *^^*
한국사회가 유교적 권위주의가 너무 깊숙하다보니 수직적이고 위계질서가 강조돼
개인의 본성을 많이 억압당해야하는 것이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생활문화입니다.
더구나 자원이 없는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는 높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인데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힘든 상황이니 항상 개인은 많은 권리를 유보해야되고
생존경쟁은 치열하기에, 살기는 힘들고 자살률은 높기 그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규칙만으로 재밌게 놀 수 있는 놀이공동체
가 있다는 것은 억압당하는 우리 본성에 숨쉴틈을 만들어 주어 삶을
좀더 건강하게 만들고 창조적인 기운까지 북돋아줍니다.
@이명진
또 넘 거창하게 나갔나요.
어쨌든
아직 우리 놀이공동체가 문화적으로 성숙해야겠지만 그래도
하여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개개인에게 사교와 건강 등에서
경제적이면서도 이 정도의 재미와 만족감을 주는 사례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놀이공동체를 위하여 건배(^^)
하여가님 잘 지내시고 산에서 뵈어요.
감사요^^
저두 글 잘 보았습니다 하나 더 개선되고 보태고 싶은 바램이 있다면 자연보호 입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사소한 쓰레기도 버리지 않으려는 엄격한 맘가짐이 필요합니다 이모든것을 지속적으로 누리고 싶다면 산과 자연을 지키려는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지속 가능한 산행을 하기 위한 실천, 말뿐이 아니라 실천 해야 합니다 잠시의 귀찮음과 즐거움 때문에 산에게 해를 주는 행동을 작은것이라도 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 온다는 것을 아는 현명함을 가져야 합니다 누구나 아름답고 깨끗한 산과 계곡을 보며 힐링 하고 싶은 것이니까요
아! 좋은 지적입니다.
첨언해서 말씀드린다면 저는 실현방안으로
이제는
어떤 강한 규제나 벌칙보다는 우리 스스로의 자율적인
계도와 운동으로 극복해야한다는 주의입니다.
그러기에 산악회에서도 창립기념일 산행이나
특별산행때는 <쓰레기 줍기 행사>를 벌인다든지
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일 것입니다.
쓰레기 투기 금지 뿐 아니라 비탐방로에 대한 산행자제나
산에서 담배피우지 않기 등도
단속때문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실천하고 서로간 자제를 요청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때 입니다.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산행문화가
조성돼야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백번 공감합니다 규제 보단 자발적인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하죠 정말 아름답고 좋은 자연 풍광을 발견했을때 그곳이 내가 나중에 또 즐기고 힐링할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누구나 원할 겁니다 그런데 다음에 그곳을 찾았더니 누군가가 쓰레기 투기에 똥싸놓고 나무는 훼손 해놓고 그랬다면 어떨까요? 누가 뭐라 하던 나부터 안하면 됩니다 잠깐의 편함을 위해 소중한 자연이 더렵혀진다 생각하면 너무 아깝고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