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번개'…광주출신 김대중씨
남의 이름 도용 곤욕
`인생 역전' 출판 계기
1주 3~4차례 강의
해병대 바지와 검정 선글라스, 질끈 동여맨 머리띠와 노란 번개 깃발.
`번개'(40^사진)가 돌아왔다. 이번엔 훔친 이름 `조태훈'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 `김대중'으로. 중국집 배달원에서 일약 스타강사로 떠오르며 21세기 신지식인 반열까지 올랐으나 10년간 남의 이름으로 살아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곤두박질쳤다가 재기에 성공한 것.
부모가 차례로 재혼해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씨가 자장면 배달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86년 광주에서 고교를 중퇴하고 서울로 올라오면서였다.
중국음식 배달에서 가장 중요한 신속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장안의 명물이 됐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일에 대한 열정까지 인정받아 `배달철학'과 서비스 정신을 설파하는 명강사가 됐다.
그러나 영광도 잠시. 2003년 7월 그동안 써온 `조태훈'이란 이름이 본명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름을 훔쳐 썼다는 사실이 경찰수사에서 드러났다.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중지되고 거처를 자주 옮기면서 이전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주민등록이 말소되자 옛 직장동료의 주민증에 자기 사진을 붙여쓰다 적발된 것.
그동안 목욕탕 가는 것도 꺼릴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번개'의 인생역정과 서비스 철학을 담은 `오디오북'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인터넷에 눈을 뜬 김씨는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다시 유명세를 되찾았고 이 과정에서 재기할 수 있다는 용기도 얻었다.
세상에 나오자 다시 강의 요청이 밀려들었다.
한동안 망설인 끝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이란 생각에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강의를 재개했다. 지금은 일주일에 3∼4차례 전국 곳곳을 돌며 강단에 선다.
느낀점
신지식인으로서의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본다. 신지식인의 요건으로 지식사회와 지식경제를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지식 마인드가 있어야 하며, 정보기술 능력과 관찰하고 추론하며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전문성과 함께 사회의 보편성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한다. 중국집 배달원 김대중씨는 중국음식 배달을 하면서 전문성과 통찰력, 결단력, 도전정신의 정신세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학력의 높고 낮음이나 특정 직업에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새롭게 발전 시키고 창출한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