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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 응봉산에서 내려다 본 남해바다. |
산은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는 산을 그리워한다. 산과 바다가 서로 만나 산과 산 사이에는 바다가 넘실대고, 바다와 바다 사이에는 산이 넘실댄다. 남해바다를 바라보면 조망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남해 바다에 떠있는 올망졸망한 섬은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산과 어울려 넘실댄다. 남해 바다의 상사바위를 바라본 이성복 시인은 한 여자를 사무치게 사랑하다가 돌이 되어 물속으로 들어간 남자의 마음을 `남해금산`에서 그려내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그 여자는 떠나고 남해 하늘에서 남해 바닷물을 바라보는 나그네의 마음은 시인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2010년 개통된 거가대교는 한때는 인산인해로 사람들이 붐볐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발길도 많이 줄어들었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길이 8.2km의 다리로, 해상의 사장교와 해저의 침매터널로 구성되어 있다.
거가대교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와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 다리로, 가덕도~대죽도~중죽도~저도~유호리를 통과한다. 2004년 12월 착공하였으며, 2010년 12월 14일 개통되었다.
총사업비는 1조 4,469억 원이나 되었다고 한다. 길이 8.2km의 왕복 4차선 다리로 구성되어 있다. 거가대교에서 가까운 다대포 몰운대에서는 거제 일원의 산봉우리와 해금강까지 한눈에 굽어볼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은 대마도도 보인다.
가덕도는 낙동강이 흘러들어 남해와 만나는 지점이다. 강에서 떠내려 온 모래가 거대한 띠처럼 형성된 모습도 볼 수 있다. 등산로가 다양해 잘만 선택하면 가족 산행지로 최적인 요건을 갖췄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이래 창원군에 속해졌으나 1989년 부산시 강서구에 편입되었다. 섬은 전체적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높은 산봉우리가 많다.
아기자기한 바위능선과 솔숲으로 무장해 봄의 기운을 가장 먼저 느끼는 곳이 가덕도 연대봉(458.6m)이다. 연대봉 외에 북서쪽에도 삼박봉(311m), 웅주봉(339m) 등이 솟아 있고, 동쪽 바다에는 강금봉(201m). 응봉산(314m). 매봉(359m)이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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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 정상에 올라서면 사면의 바위봉이 도심에 찌든 우리들의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들어 준다. 사면이 통바위로 구성된 아찔한 천애의 절벽이다. 산과 바다, 암봉과 소나무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분명 가덕도의 최고봉은 연대봉인데, 그보다도 훨씬 낮은 응봉산이 오히려 더 아름다운 산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하산 길에는 기이한 형상의 산부인과굴을 통과한다. 나무데크로 조성된 계단 길을 내려오면 네거리 안부인 누릉령이다. 좌우 임도로 탈출하면 어음포와 새바지로 갈 수 있다. 여기서도 산불감시초소와 지키는 사람이 있다. 다시 오름길을 15분여 오르면 332m봉우리가 나타난다.
등산로는 우측으로 꺾어지고 매봉 못 미쳐 좌측으로 비스듬히 틀면서 내려선다. 등산로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간간이 있어 섬 산이 아니라 마치 육지의 여느 육산과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안부인 고개에는 산불감시초소와 화장실 건물이 있다. 가덕도 연대봉 등산로와 갈맷길이 합세하는 지점이다. 우측 임도를 따르면 천성동이나 대항리, 천가동으로 연결되고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800여m로 약 15분 거리다. 등산로를 따르는 동안 간간이 이정표에 제법 멋을 부린 말들이 적혀 있으나 철자법과 어법이 전혀 맞지 않는 글들이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한다.
마침내 당도한 연대봉 정상에는 봉수탑이 있다. 정상 표지석 주변에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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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 응봉산에서는 맑은 날 대마도가 지척이다.(위) 가덕도 오름길 전망대에서 산행객들이 응봉산을 조망하고 있다. |
연대봉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와 침매터널은 조망의 백미다.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국수봉 너머 남해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선박들이 망망대해와 어울려 그림 같이 흘러가고, 서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거대한 남해 바다 해저로 스며들어 가덕대교와 연결되는 침매터널이 발아래 보인다.
그 너머로 가덕대교와 거제도 일원이 아스라하다. 거제도는 진해만의 만구에 가로놓여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60여 개의 작은 부속도서를 가지고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가덕도의 구석구석에는 역사의 흔적들이 즐비하다. 가덕도가 진해와 마산, 부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던 탓에 역사의 소용돌이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마을 뒤 교회 건물 옆, 밭에는 왜구가 침입하는 길목이었던 가덕도에 세워졌던 천성진성이 있다.
천성포구는 아직도 한적한 어촌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푸릇푸릇하다.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는 아직도 잡풀들이 초록색을 잃지 않고 있고, 밭에는 고랑을 따라 심어진 마늘이 청청한 녹색기운을 뿜어낸다. 바다 위에 물결 따라 움직이는 부표 위에서 갈매기들이 열심히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어느 시인은 갈매기들의 놀이터는 바다라고 한적 있지만. 갈매기들은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노닐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가덕도는 이제 섬이 아닌 육지가 된 것이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공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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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은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는 산을 그리워하기에 산과 산사이에 바다가 넘실덴다는 말에 방점을 찍습니다.
매주 산행하시는 손회장님 열정에 박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