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찍기는 다석이 몸․맘․얼 닦아감(修行)을 한꼴로 드러내고 나타낸 씨알 글꼴이다. 그이는 늘 이 글꼴을 살아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오늘살이’ 살았다. 글꼴에 몸․맘․얼 닦아감의 뜻을 그대로 심어서 크게 밝힌 것이다.
그이는 풀어 말하기를 “기윽(ㄱ)은 니은(ㄴ)을 그리고, 니은(ㄴ)은 기윽(ㄱ)을 높이는데 그 가운데 한 점을 찍는다. 기윽과 아오(⋅)라는 한 점과 합치면 ‘①’이 되어가고 영원히 간다. 아오(⋅)의 오와 니은이 합치면 ‘②’가 된다. 가고가고 영원히 가고, 오고오고 영원히 오는 그 한복판을 탁 찍는 가온찍기야말로 진지를 깨닫는 순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윽니은이 하나 한꼴로 영원히 가고오고 가오는 가온의 한복판에 하늘 숨을 탁 찍으라는 것이다.
아래 그림3)은 다석이 그리는 가온찍기다.
그림3) 순서대로 뜻을 살피면 이렇다. ①가고가고 영원히 간다. ②오고오고 영원히 온다. ③가고오는 가오는 가온. ④가온에 하늘 숨을 탁 찍는다. 가온찍기다. 가온을 찍은 뒤에야 ‘가온찍기’로 산다.
다석은 1955년 4월 26일부터 1974년 10월 18일까지 『다석일지(多夕日誌)』를 썼다. 책이 아니라, 날마다 나날 내고 나날 낳고 나날 돋는 생각을 그날그날 쓴 날적이 글이요, 날적이 그림이다. 『다석일지』는 그이가 하늘로 돌아간 뒤에 제자들이 묶었다. 묶어 놓고 보니 날적이 속 글씨가 다 한문이 아니면, 바른 소리 씨알 글꼴이었다. 하늘 여는 깊은 소리 하늘아(․)가 콕 박힌 글씨들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읽기조차 쉽지 않았다.
다석이 그리고 쓴 가온찍기 글꼴. 하늘땅(ㄱㄴ)이 서로 내리 오르는 가운데에 하늘 여는 깊은 소리 하늘아를 콕 찍었다. 우주가 가없이 크게 숨 돌리는 소용돌이 한 긋(點)이다. 그이는 “가온찍기의 한 긋만이 진실한 점(點)이다. 이 점에서 착한 선(線)이 나오고 아름다운 면(面)이 나오고 거룩한 체(體)가 생긴다.”고 했다. 그이는 씨알 글씨가 살아있는 글꼴이라고 생각했다.
가온찍기 글꼴은 감은사(感恩寺) 태극무늬에서 첫 꼴을 살필 수 있다. 감은사는 신라 682년에 섰다. 1959년 1차 발굴 때는 동편이, 1979년 2차 발굴 때는 서편이 발굴되었다. 서편에 태극무늬와 삼각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이 태극무늬는 송나라 사람 염계 주돈이(濂溪 周敦頤, 1017~1073)가 『태극도설(太極圖說)』에 그린 것보다 388년이 앞섰다.
나선은하는 우주의 생명운동이 볼텍스(Vortex) 소용돌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가온찍기는, 무늬로 말하면 세큰극(三太極)의 태극무늬요, 움직임 꼴은 우주가 돌아가는 소용돌이 같은 것이다. 다석이 남긴 씨알 글씨를 살필 때는 반드시 ‘살아 움직이는 글꼴의 산 뜻’으로 풀어야 뚫린다. 글씨 하나하나가 살알(細胞)이요, 산알(生靈)이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4)는 다석의 가온찍기가 삼태극, 감은사 태극무늬, 우주의 볼텍스 운동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4) 왼쪽부터 가온찍기 글꼴, 삼태극(三太極), 감은사(感恩寺) 태극무늬, 그리고 나선은하 볼텍스(Vortex) 운동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