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치우침을 경계함
盡報投誠,
乃吾人所應遵之道;
滅壽取證,
實戒經所深呵之言。
업보가 다하여 귀순하는 것은
우리가 응당 따라야 할 길이고,
목숨을 끊고 증득을 취하는 것은
실로 계경에서 깊이 꾸짖은 말이다.
“업보가 다하여 귀순한다”란, 우리의 수명이 다하고, 우리의 업보가 다했을 때, 일심으로 성심성의를 다해 아미타부처님께 귀순하는 것입니다. 업보가 다했으면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자연히 왕생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응당 따라야 할 길입니다.
“목숨을 끊고 증득을 취한다”란, 당신의 수명이 본래 아직 20년이나 남았는데, 기어코 밧줄로 목숨을 끊어서 시간을 앞당겨 자기의 목숨을 끝내고 좀 더 일찍 왕생하려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계율에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但當盡敬盡誠求速生,
不當刻期定欲即生。
다만 공경과 정성을 다해 속히 왕생하길 바라야지
기일을 정해 꼭 왕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공경과 정성을 다해 칠팔십 세까지 살기를 원치 않고 빨리 왕생하길 바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미리 시간을 정해 놓고 “나는 어느 특정 시간에 반드시 왕생할 거야.”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면 틀림없이 장애가 발생하게 됩니다.
學道之人,心不可偏執。
偏執或致喪心病狂,
則不惟無益,而又害之矣。
도를 배우는 사람은 편집스런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
편집하게 되면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뛸 수도 있으니
그러면 무익할 뿐만 아니라 해롭기까지 하다.
이런 마음은 유순하지 못합니다. 우리 염불하는 사람은 마음이 유순해야 하는데요. 이른바 유순이란, 하나는 업연(業緣)에 수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르든 늦든 간에 아미타부처님의 영접에 수순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언제 영접하러 오시면 나는 언제 따라가면 되므로, 지나친 편집은 안 됩니다. 편집하면 항상 문제가 발생하게 되거든요.
【기일을 정하고 왕생하겠다는 것을 그만두게 말리다】
대략 보름 전에 한 연우님이 저에게 말하기를, 어느 노보살님이 올해 83세인데 이제 칠 일이 지나면 곧 생신이라고 합니다. 이 노보살님은 본인의 생신이 오기 전에 극락세계에 왕생하려고 준비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되냐고 저에게 질문하였지요.
제가 말했습니다. “연세로 보아 83세면 가셔도 되지만, 이레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겠다고 하는데, 이 노보살님에게 무슨 특별한 징조라도 있었습니까?”
“그런 건 없었습니다.”
“몸은 건강하신가요?”
“아직 건강하십니다.”
“자녀들은 효순합니까?”
“자녀들도 잘해줍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 일을 다 알게 되어 사람들이 이 노보살님한테 타일렀지요.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러자 이 노보살님은 “난 당신 말을 들을 수 없네. 나는 법사스님의 말만 따르겠네.”라고 말했답니다.
그래서 이 연우님이 말했지요. “스님, 스님께서 한 말씀만 해주시면 됩니다.”
이건 중대한 일이라서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노보살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염불하는 사람은 마음이 유순해야 하고, 정토왕생은 아미타부처님께 맡겨야 하고, 수명의 장단도 과거의 업연에 맡겨야 합니다. 보살님에게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리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사람들에게 이레 후면 곧 왕생한다고 말해놓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기 시작하면 그때 가서 틀림없이 장애가 발생하게 돼요. 이러지 마세요. 보살님은 모든 걸 인연에 맡기고 오직 염불만 하며 부처님께서 접인하러 오실 때까지 기다리시면 됩니다.”
나중에 이 연우님이 말하기를 “스님! 기쁜 소식이 있어요! 그 노보살님이 동의하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효과 있었어요!”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