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퍼시 비시 셀리(1792 – 1822)
영국 낭만파 시인으로 바이런과 친한 사이이다.
그의 시 ‘서풍의 바람’이 유명하다.
그의 부인은 ‘프랑켄슈탄인’을 쓴 메리 셀리로 더 유명한다.
좀 길지만 그의 시 ‘서풍 바람’을 소개하겠습니다.
오, 사나운 서풍, 너 가을의 숨결이여!
너의 존재 앞에서 휘몰리는 죽은 잎새들은
눈에는 안 보여도 마술사에게 쫓기는 유령의 무리와 같도다 .
누런, 검은, 파리한, 혹은 빨간 열기띄운
열병에 걸린 저 무리들, 오, 너는
그 무리들을 검은 겨울의 잠 자리로 몰아친다.
그러면 그들 날개돋친 씨앗들은 그 무덤 속에
시체되어 차디차게 사그라져 잠드나니,
너의 하늘빛 봄 누이가 꿈꾸는 대지위에
그 나팔을 붙어대어(향기로운 꽃봉오리를 풀뜯는
양떼처럼 활짝 공중으로 휘몰아서)
산과 들을 생기솟는 빛깔과 향기로 가득 채우는 그날이 올 때까지.
거센 정신이여, 그 어디든 떠도는 너는
파괴자이며 또한 보존자, 들으라. 오, 나의 말을.
2
네가 흘러가면 가파른 천공에는 난동이 일고,
그러면 흩어지는 구름은 대지위에서 썩어가는 낙엽처럼
하늘과 대양에 얽힌 가지로부터 우수수 떨어진다.
비와 번개의 사자들, 너의 하늘거리는 물결의
푸른 표면엔, 어느 사나운 ‘미내드’의 머리 위에
치솟은 빛나는 머리단처럼,
희미한 지평선 언저리에서
천당 끝 닿는데 이르기까지
다가오는 폭풍우의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너, 한 해가 저물어 밤을 불러오는 만가여,
너의 온갖 증기 한데 뭉친 막강한 힘은
거대한 둥근 무덤되고 그 천정을 이룰지니,
이제 그 凝固한 대기로부터,
새까만 비와, 불길과, 우박이 터져나오리라. 오, 들어보라!
3
‘베이이’만에 뜬 浮石의 섬가에 누워
수정물결 감도는 파도소리에 잠들어
여름날의 꿈에 잠겼던 푸른 지중해를 일깨운 너,
눈 앞에 그려만 보아도 감각이 아찔해지는
하늘색 이끼와 향기로운 꽃속에 파묻힌
옛 궁전과 탑들이 물결에 반사되어
꿈결에 그려 보는 지중해를 일깨운 너,
네가 길을 나서면 강대한 대서양의 잔잔한 물결 또한
스스로 쪼개져 나가 길을 터주고
저 아래 바닷가엔
바다꽃, 즙없는 잎새 우거진 습기찬 바다숲이
너의 목소리 듣고 겁에 질려 졸지에 백발되고
온 몸을 떨어 잎을 떨어뜨린다. 오, 들어보라!
4
내 만일 휘날리는 한 잎 낙엽이라면,
내 만일 너와 함께 날아가는 날센 한 조각 구름이라면,
너의 힘에 짓눌려 헐덕이면서도 너의 힘찬 맥박을
함께 나누는 파도라면, 그 자유만 너보다 못할 뿐일진대,
내 아직도 내 어린 시절같아,
너의 하늘 방랑길 친구가 되었으련만,
그래서 하늘 달리는 너를 앞지르는 것이
결코 공상만은 아니었던 그 시절의 나라고 할지라도,
나는 이토록 간절한 소망의 기원속에서 너와 겨루지는 않으리라.
오, 이 내 몸 일으켜다오. 파도처럼, 잎새처럼, 구름처럼!
나는 인생의 가시밭에 쓰러진다! 나는 피흘린다!
짓누르는 시간의 중압이 나를 사슬로 묶고 굽혀 버렸도다.
길들줄 모르고, 민첩하고, 자존심 강한, 너무나도 너와 같았던 나를
5
이 내 몸 너의 거문고 되게하라, 숲이 그러하듯이
내 잎새들이 숲의 그것처럼 떨어진들 그 어떠랴!
너의 장대한 조화로운 소음이 내 몸과 숲을 올려
심오한 가을의 음조를, 슬픔속에도 깃든
감미로운 애조를 얻을진저, 너 맹렬한 정신이여,
이 내 정신 되어다오 ! 네가 나 되어라, 격렬한 자여!
나의 죽은 사상을 마른 잎새 휘몰아치듯,
우주로 날려 신생을 재촉하라!
그리고 이 시를 주문삼아
꺼지지 않은 화덕에서 재와 불꽃을 날리듯
이 내 말을 온 누리에게 퍼뜨려 다오!
내 입술을 통해 잠깨지 못한 대지를 향해 부는
예언의 나팔이 되라! 오, ‘바람’ 이여,
겨울이 오면 봄이 멀 수가 있겠는가?
5) 존 키츠(1795 – 1821)
그의 작품에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중세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사회 변화에는 관심이 없고, 그의 작품에 끝없이 ‘美’만 추구한다.
그의 대표작에 송시(頌詩가 있으나, 생략합니다.
나이팅게일도 유명하다.
나이팅게일
내 가슴은 아프다. 그리고 졸린 마비가 내 감각에
고틍을 준다. 마치 잠깐 전 독 당근을 마시거나
어떤 감각을 둔하게 하는 아편을 찌꺼기까지 들이켜
망각의 강으로 가라앉은 듯이
이것은 너의 행복한 신세를 부러워해서가 아니고
너의 행복에 너무 행복해서---
가벼운 날개 달린 나무의 요정인 내가
푸른 너도 밤나무의
어느 음악적인 곳에서 헤아릴 수 없는 그늘에서,
편안하게 목청 높이 여름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이 시에는 쾌감과 고통, 생과 죽음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관념과 감정이 모순되지 않고, 희안하게도 일치하고 융합한다. 이처럼 자연이 보여주는 생과 사가 질서 있게 융합해나간다.
나이팅게일에서 ‘미는 인간이 직면한 비참한 현실세게로부터 잠시 독자를 떼어 놓는다.’라고 했다.
“미는 순간의 것이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예술은 이 순간의 미를 (회화, 조각, 문학 등) 영원히 고정시킬 수 있다.”
** 낭만주의와 민중문학(민속)
워즈워드가 스코틀랜드의 민요를 수집하여 ‘서정민요집’을 발간한 것을
영국 낭만주의의 시발로 삼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중문화는 산업화가 일어나기 전의 농민문화에 대한 동경(향수)이 있다. 농촌과 농촌문화를 낭만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민속은 근대인의 그와 같은 동경 심리를 메워준다. 19세기 중반에는 문학에 민중을 표현하려는 열품이 휩쓸었다. 이로서 낭만주의는 저급 문학으로 분류된 민속과 농촌 문화에 뿌리를 두게 된다.
문화의 뿌리를 민중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외국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는 작은 나라에서 더 심했다. 자신들의 과거에 자부심을 가질 수 없었던 나라는 민족언어 사용을 장려하였다. 자신들의 구전문학에 관심을 기울인다.
민족주의자들은 자국 민요 수집에 열을 올렸다. 일리아드가 급속하게 인기의 대열에 올랐다. 건국 이야기가 없는 프랑스는 롤랑의 노래로 대신했다. 서사시는 근대국가 수립에 기여하는 최고의 시가로서, 민족주의 엘리트들이 수집하고, 마침내는 교과서에도 올렸다.
낭만주의가 유행하던 시기의 민속, 민중문학은 국가 개념을 세우는데 이바지했다.
민속문화를 내세우면서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 하나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