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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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윤상길의 아트톡톡] 단풍과 낙엽의 시간, 이 아름다운 계절에 어울리는 특별한 전시가 찾아왔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원형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특별전이다. 이건희컬렉션 16점 포함,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해외 명작 총 33명 작가 44점의 작품이 겨울을 관통해 내년 1월 3일까지 공개 중이다.
서울대공원과 가까운 국립현대미술관-과천관은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야외 조각공원과 멋진 산책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원과 캠핑장도 가깝다. 특히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일찍이 단풍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국립현대마술관 과천으로 가는 단풍길.
지금 미술관 주변은 단풍이 한창인데, <수련과 샹들리에>라는 전시 제목만 들어도 어떤 풍경일지 짐작이 간다. 전시 제목인 <수련과 샹들리에>는 19세기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수련이 있는 연못>과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국 출신의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검은 샹들리에>에서 이름을 따왔다.
‘수련과 샹들리에’ 포스터. 그림은 전시 중인 아이 웨이웨이(1957- )의 작품 ‘검은 샹들리에’
관람객들은 약 100년의 차이가 있는 두 작품 사이에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페르난도 보테로, 안젤름 키퍼, 바바라 크루거, 키키 스미스, 프랭크 스텔라, 마르셀 뒤샹, 도널드 저드, 니키 드 생팔, 존 발데사리,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게오르크 바젤리츠, 신디 셔먼, 요제프 보이스, 앤디 워홀 등 미술사의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낸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수련과 샹들리에’가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원형전시실. 사진출처=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제목과 관련, 전시장의 김유진 학예연구사는 “모네의 작품과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사이에는 공교롭게도 100년의 시간이 존재한다. 그사이에 놓인 많은 작품과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전시 제목에 담고자 했다. <수련과 샹들리에>에서 더 강조하는 것은 ‘수련’과 ‘샹들리에’ 사이에 놓인 ‘과’라는 접속 조사이다. 관람하시면서 작품들 사이에 보이는 표면적인 유사성 혹은 작가들의 관계들을 살펴보면서 그 연결 고리를 발견해 보고 여러 가지 단어들을 연결하고 이어보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한다.
‘수련과 샹들리에’가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원형전시실. 사진출처=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번 전시에서는 100년의 세월을 건넌다. 2021년 이건희컬렉션 수증을 통해 미술관에 소장된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등 19~20세기 인상주의 대표 화가의 작품과 함께 바바라 크루거, 안젤름 키퍼, 아이 웨이웨이 등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작품 | 무제163 | 신디 셔면 | 불쾌한 아름다움 | 출처=국립현대미술관
특히 이번 전시는 이건희컬렉션 16점과 국내 최초 미술품 물납제를 통해 소장된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쩡판즈의 <초상>(2007) 2점을 포함한다. 쩡판즈 물납제 포함하여 소장 이후 최초 공개작 4점 등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해외 거장 33명의 국제미술 소장품 44점을 엄선, 국제미술을 폭넓게 조망한다.
전시작품 | 바바라 크루거 | 모욕하라, 비난하라 | 2010 | 비닐에 디지털 프린트 | 317×366cm | 출처=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시는 연대기나 주제 순으로 나열되지 않았다. 전시는 특별한 주제나 연대기적 분류 대신 44점의 작품 한 점, 한 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람객은 작품과 함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휴식과 명상의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작품 하나하나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리고 작품마다 지닌 ‘호기심’에 집중한다. 전시의 목적이기도 하다.
전시작품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 | 1917-1918 | 캔버스에 유화 물감 | 46.5×57cm | 출처=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김유진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서는 15~16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호기심의 방’이라는 개념을 담고자 했다. 타국과 교류가 많지 않고 이동이 어려웠던 과거의 수집가들이 진귀하고 이국적인 사물들을 모아 분류하고 전시했던 공간을 ‘호기심의 방’이라고 하는데, 이 공간은 수집가들의 지적 욕망을 채우고, 여러 대화와 교류의 장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호기심의 방처럼 이번 전시도 세계 각지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낯선 풍경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지적 호기심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전시작품 | 카미유 피사로 | 퐁투아즈 곡물 시장 | 1893 | 캔버스에 유화 물감 | 46.5×39cm |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그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작가로 모네를 꼽는다. 그는 “오랫동안 모네의 작품을 보며 새삼스럽게 설렘을 느끼기도 했다. 다른 많은 작품이 그렇지만, 모네의 작품은 실제로 보아야 그 색감이나 인상을 느낄 수 있다. 전시 기간이 긴 만큼 미술관에 방문, 모네의 눈에 담겼던 수련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도움말 참조=국립현대미술관 김유진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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