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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
[K 생각] ㅡ 선과 악
선과 악은 고정된 게 아니다. 사람을 선하게도 혹은 악하게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선악을 움직이는 사람이 무섭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가장 어렵다.
재물 크기가 두려워도 사람만큼 무섭진 않다. 먹고 마시는 일은 걱정되는 일이지 두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 상대하는 일은 항상 두려움과 긴장을 일으킨다.
그런데 선과 악을 고정시켜 아예 머리에 대못을 박아버린 이가 있다. 사람 무서운 줄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매질하는 사람만 두려워한다. 그리고 자신이 매맞는 동안만 무서워한다.
그의 의식 속에는 죄와 벌, 선과 악만 있을 뿐 사람에 대한 근본적 고찰이 없다. 더 이상 기대할 무엇이 그에게 남아 있을까?
2. 2023
[K 생각] ㅡ 우연
세상에 우연 아닌 게 있을까?
우연이라고 말하면 면피가 되고 혹은 혐의가 될까?
우연 뒤에 숨은 필연을 봐야지.
3. 2023
[K 생각] ㅡ 관계
모든 건 관계 속에서 태어납니다. 팩트(fact)도 하나가 아닌 여러 요소명제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복합물입니다. 그리고 요소명제를 이루는 많은 원자명제들이 또 있습니다. 따라서 팩트에 대한 인지 혹은 인식도 관계 속에서 생겨납니다.
오래 전 읽은 버틀란트 러셀의 <problems of philosophy>에서 참고한 내용입니다.^^
4. 2023
[K 생각] ㅡ 위기의 한국
판단력을 의심받거나, 감정 조절을 못하거나, 공사구별이 불분명하면,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본다.
kjm_ 2023.5.1
5. 2022
2030의 핏대..!!
'2030의 공정'으로 글 제목을 잡으려 했지만, 사실 '공정'이란 단어를 쓰기가 아깝다. 따라서 들쑥날쑥하고 편향적으로 흐르는 감정적 분노로서, '핏대'라 쓰겠다.
조국 장관께 2030은, 특히 입시 문제에서, 조국 딸의 봉사활동 시간과 표창장에 불공정을 느껴 핏대를 올렸었다.
그런데 지금의 2030은, 같은 입시 문제에서, 정호영 장관 후보의 딸과 아들의 성적 처리의 불공정에 대해서는 너무도 조용하다.
부산대에서 밝혔듯이,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봉사활동이나 표창장 불공정의 문제가 아니라, 무려 성적의 불공정 문제다. 입시 당락에 직결되는 성적의 문제다.
조국 장관 후보 때보다 지금은 더 핏대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놀랍게도 너무나 조용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조국 장관의 딸이 대학과 대학원 입학 취소까지 된, 똑같은 입시 사안이라는 것.
한동훈 후보의 딸도, 역시 입시 문제에서, 아직까지는 스펙 쌓기의 불공정 문제에 그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조국 장관의 딸과 비교해서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 그럼에도 2030의 핏대는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추측컨대, 2030의 공정의 잣대는, 좋아하는 사람에겐 관대하고,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엄혹한, 내로남불의 잣대라 보여진다.
결국 똑같은 내로남불의 잣대를 가지고서, 다른 내로남불들을 재단하고 평가하면서 선택적으로 핏대를 올린다는 것이다.
6070들은, sns를 접하지 못하고,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인 조중동의 편향된 종이신문 기사만 보기 때문이라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쳐, 디지털 시대의 주역으로서, 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 익숙하고 생활화된 2030은 뭐라고 변명할 수 있을 지 매우 궁금하다.
6. 2022
2022년 경제 상황 변화..!!
미 연준이 오늘 예상대로 0.5%p 금리를 인상했다. 0.5% 인상은 22년만에 처음이다.
9조달러의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양적긴축(QT)도 같이 시작했다.
이로서 연준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0.75~1%로 높아졌다.
QT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빅스텝'(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올림)이다.
6월 연준은 0.75%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
(※ 수정 : 방금 파월 의장은 앞으로 0.75%p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음)
채권시장은 FF 금리 목표치가 3~3.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 국채 등도 6월부터 매각한다는 방침.
소비와 고정투자가 탄탄해 경제 전망은 밝다고 보는 반면,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이므로, 지금 정책 목표는 물가 잡는 것이라 함.
연준은 이날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 함.
코로나로 인한 중국 일부 도시 봉쇄는, 인플레이션을 더 압박할 것이며, 공급망 차질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함.
* [ 현재까지의 경제상황 총정리]
ㅡ kjm / 2021.2.1
1. 2020년은 한 마디로 '버티기'의 해였다.
2. 2021년, 한국만 빼고 어느 나라도 '회복'을 말할 수 없다. 한국은 방역 성과로 빠르게 안정.
3. 현금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손해였다. 자산시장의 과열과 거품. 한쪽에선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었고, 한쪽에선 쓸 돈이 없었다. 양극화 현상.
4.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 붕괴,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시스템 고장은 아니나 소비를 할 수 없다는 것.
5. 불어난 시중 자산(채권, 부동산, 주식)의 유동성이 소비와 투자가 아니라 자산시장에 붙음. 2020년 봄부터 본격화한 '거대한 괴리'의 시작. 즉, 자산시장과 실물의 괴리.
6. 인플레와 머니무브(금융이 실물로)
7. 금융의 팽창은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부터
8. 버냉키의 트라우마는, 1929년 공황에서 1/3의 통화량 축소됐다는 사실에 기초해서, 기존의 저금리에 더해, 사상 최초의 양적완화 시도.
9. 2010년대의 대세 유행. 경기부양의 효과로. 기업의 부도 막고 노동자 고용 확대 꾀함.
10. 중앙은행의 임무 두 가지는, 첫째 물가 관리, 둘째 고용 안정
11. 2019년 8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의 발생은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하던 중, 뒤이은 코로나 등장
12. '코로나 충격'은 경제활동 자체를 중단시켰다.
13. 기업 부도에 이은 대량실업사태 현상.
14. '다시 돈풀기'
15. 버냉키의 양적완화를 서서히 퇴조시키면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려했던 옐런(2014~2018).
16. 2010년대는 ‘로플레이션(Lowflation)’ 시대, 즉 로우 인플레이션 시대.
17. 선진국들은 그렇게 돈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도 물가상승이 아니라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을 우려했다.
18. 엄청난 돈을 풀었지만 실물경기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풀린 돈이 실제 생산이나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금융기관으로 흘러가 자산시장의 과열을 일으킨 것. 주가는 뛰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19. 코로나로, 작년 3월 경제 지표들 와르르 무너지고, 전세계 금융당국은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다. 미 연준은 다시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천명했다.
20. 거시경제 역사상 전례 없는 돈이 흘러나왔다. 한국도 이에 발맞추게 되었다.
21. 1월1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세계 코로나 관련 정부 재정지출이 약 13조 달러(약 1경4300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22. 한국 정부는 전 세계적인 저금리, 양적완화, 재정지출의 기조를, 비록 충분하지 못한다고 해도, 쫓아왔다.
23. 2021년의 화두, 인플레이션은 오는가?
24. 중앙은행 의 딜레마, 만약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면 고용은 어떻게 될까? 혹은 물가상승을 그냥 놔둔다고 고용이 정상화될 수 있을까?
24. 백신 확대 이후 경기가 살아난다 해도 고용은 여전히 불안할 가능성이 크다.
25.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작년 8월27일,
“연준의 새로운 전략은 ‘유연한 형태의 평균물가목표제(Flexible Form of Average Inflation Targeting)’다”
26. 과거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억제 상한선을 2%로 잡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치를 위협하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그러나 이젠 경제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일시적인 물가 급상승은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27. 물가상승은 저축, 연금, 주식 등 자산을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가령 삼성전자 주식이 8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오른들, 물가가 10%가 뛰면 주식의 실질적 가치도 하락해 결국 손해를 입게 된다. 자산 상승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계속 걱정하는 이유다.
28. 미 연준은 현재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튼 다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있는 상황. 그러나 수도꼭지를 잠그기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떼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반응할 만큼 자산시장이 과열되어 있다.
29.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축소)’을 언제 시작할 것이냐는 질문이 뒤따른다.
30. 중앙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줄일 때에는 미리 신호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다.
31. 제롬 파월은 1월14일, “출구전략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금리를 올려야 할 때가 되면 분명히 그렇게 하겠지만 당분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32. 그러나 중앙은행이 과연 과열된 자산시장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까? 자산시장에서 버블이 터진다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33. 2021년 1월 현재를 축약하자면 모두가 자산시장이 과열되었다고 인식하고, 언제 수습책이 나올지 긴장하는 상태다.
34.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인한 국가부채도 문제시되고 있지만 ‘나중 일’로 치부된다.
35. 코로나19가 수습된 뒤에는 본격적으로 ‘증세 문제’도 언급될 것이다.
36. 정부와 중앙은행은 부채 문제를 터뜨리지 않는 선에서 ‘거대한 괴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37.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자산 불평등을 금융시스템을 통해 회복시키기란 쉽지 않다.
38. 백신이 확대되기까지 우선시하는 것은 고용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시간을 버는 일이다.
39. 2021년에, 2020년 같은 자산시장 폭등을 경험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40. 괴리를 좁히기 위한 연착륙은 2010년대 만큼이나 섬세하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7. 2021
8. 2021
[가상화폐와 디지털 문명]
문명의 대전환, 아날로그 문명에서 디지털 문명으로...!
뱅크런, 혹은 주식시장의 붕괴와 비교해서, 가상화폐 시장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릴 확률은 어느것이 더 높을까?
내 생각엔 뱅크런의 확률이 가상화폐시장의 종말보다는 더 높을 것이라고 본다.
작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 문명의 대세는 더욱 견고해졌다고 본다.
아날로그 문명에 기울어 있던 나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고전을 면치 못 했으며, 디지털 문명에 먼저 진입한 나라들은 코로나19 방어에 상당한 효과를 보여줬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우리나라다.
인터넷 혁명과 모바일 혁명, 그리고 AI 혁명까지 더하면 디지털 혁명은 더욱 뚜렷해진다. 그 주변으로는, 가상현실 세계, 자율주행 전기차 배터리, AI와 결합한 제2 반도체 혁명, 5G 통신 혁명 등이 깔리면서 패러다임의 혁명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문명사적 대전환에 있어서, 디지털 화폐의 등장은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닌가? 디지털 화폐 중의 화폐인 가상화폐는, 절대로 부수적일 수 없는, 절대 필요조건일 것이다.
그러한 급격한 변화를 우리는 2017년에 한 번 경험했고, 이제 2021년에 이르러 제2차 경험을 하는 셈이다.
추측컨대, 변화 주기가 점점 더 빨라져, 제3차 경험은 이내 닥치게 되고, 그 땐 이미 가상화폐는 더 이상 가상으로 불리지 않게 될 것이다.
9. 2019
[라면 시장의 침체?]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 먹거리 중 하나인 라면 시장엔 변화가 전혀 없습니다. 소주 시장은 계속 변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에서 참깨라면, 김치찌개라면, 부대찌개라면 등 겨우 반발짝 내딛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합니다.
라면 회사의 '대표성'은 좋지만, '확장성'이 문제입니다.
가령...
"이정도라면"
"그녀라면"
"순대라면"
"오징어라면"
"칼제비라면"
"뉴욕라면"
"평양라면"
"베이징라면"
"라멘라면"
"너라면"
"BTS라면"
기타등등...
얼마나 참신한 라면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말입니다.
라면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많은 맛의 개발과 아울러 선호할만한 이름의 라면이 등장하길 기대합니다.^^
* <사족>
: 설마 "날리면"까지 나올 줄이야. (kjm / 2026.5.5)
10. 2019
K 창작소설 <젊음의 환희> 13화
13화 ㅡ 지현바라기
임, 상자 렬자 할아버지는 아주 특별한 분이었다. 한 달 간 상렬은 공중부양하는 법을 임 할아버지께 배웠다. 그러나 실상은, 한 달 내내 땅바닥을 뒹굴었던 거다. 서로 양손을 마주 붙잡고선 서 있으려고만 하면 상렬이를 가차없이 넘어뜨리고 자빠뜨리는 거였다. 그후로부터 한 시라도 두 발 딛고 서 본 지가 근 한 달여...
마치 갓 어린애한테 스케이트 신발 신겨놓고선 밀어 넘어뜨리고 잡아 넘어뜨리고 걸어 넘어뜨리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했다.
"할아버지,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거에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몸의 균형 감각을 익히는 거지 뭘~"
................
드디어 전국적으로 뺑뺑이가 돌려졌다. 종섭이는 성동고로 태섭이는 배명고로 상미는 수도여고로 갔고 지현이는 숙명여고로 빠졌다. 그리고 상렬은 보광동 산꼭대기에 짱박혀 있던 오산고로 당첨됐다.
한참 후에야 오산고가 이태원 동네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걸 알고 상렬은 분노했다.
'그 때 알았더라면~~'
상렬의 아침 등굣길은 전쟁 지옥이었지만 하굣길은 게으름 천국이었다.
중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신당동에서 중간에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만 했는데 신당동 떡볶이가 많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더구나 오리지날 남고인 오산고 근처에 남녀공학인 중경고가 있었는데 버스 안에서 얘네들이랑 맨날 시비가 붙었다.
남학생 수가 반 밖에 안 되어 숫적으로 딸리다 보니 중경고 남아들은 내내 기죽어 지냈고 중경고 여학생들은 남강 선생님의 후예인 오산인들의 잘 차려진 밥상이었다.
그리고 상렬은 지현을 거의 잊을 정도로 고교 생활에 깊이 젖어들고 있었다.
우선 특활부를 도서관부로 정해, 학교 도서관 내의 모든 책들을 섭렵하기로 터무니없는 원대한 꿈을 꾸게 된다.
실상 상렬은 1학년 동안 청춘물을 포함해서 연애 소설이란 소설은 거의 다 읽었다.
상렬이란 이름이 남녀상렬지사에서 따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상렬은 책을 가까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현은 그런 상렬을 겉으로는 칭찬하고 격려해 주면서도 속으론 끓어 오르곤 해서 가끔씩 그리고 좀더 자주 상렬을 투명인간 취급하기 시작했다.
마치 두 섬 사이에 바닷물 수면이 높아져 서로 멀어져 가는 기분을 함께 맛보는 것 같았다.
"너 요즘 무슨 책 읽어?"
"대망! 일본 소설이야."
"일본이 망하는 얘기야?"
"......... 그게 아니고~~ 큰 꿈을 꾼다는 거지..... 도쿠가와 이에야스 얘긴데~ 아주 재밌어."
"그래?"(새침하게)
"재밌는 얘기 하나 해 줄께. 오다 노부나가, 도요또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렇게 셋이 모였는데, 새벽에 닭이 꼬끼요~ 하고 울잖아? 그런데 울지 않는 닭이 하나 있는 거야... 그런데 이 닭을 노부나가는 단칼에 목을 베어버린다고 했고, 히데요시는 울 때까지 모가지를 비틀어 버린다고 하고,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어. 참 재밌지?"
"그럼 넌 어떻게 할 건데?"
"나?? ........."
"넌 아무 생각도 없니?"
지현이 야무지게 묻는다. 상렬은 끙끙 대며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했다.
"자, 이 약숫물 마시고 나서 잘 생각해봐."
오늘따라 지현이 꽤나 집요하다.
모처럼 한 달만에 일요일에 약수터에서 만난 지현은 상렬이를 잔뜩 벼르고 나온 것 같다.
"자, 이제 말해봐. 넌 어떻게 할 거야?"
"음, .... 아무래도 난 노부나가가 맘에 들어. 사내답고. 그래서 노부나가처럼 칼로 목을 벨 것 같애."
"그래? 그렇단 말이지?"
"응? ... 으....응."
"넌 왜 창조적이질 못하니? 남 따라 해서 두부장수나 하게?"
"응? 두부장수??"
"앞에 사람이 '딸랑 딸랑~두부사세요~~'라고 하면 그 뒤를 따라가며 '딸랑 딸랑~나두요~~'라고 하는 거나 매한가지지. 그게 바로 망하는 지름길이야~ 대망, 폭망!"
"..........."(상렬의 언굴이 붉어 진다.)
"그리고 닭모가지 자르면? 목 없는 닭이 피 뿌리며 온동네 피칠하면서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면? 그 피, 네가 다 닦게? 사람이 어떻게 생각이 없어!"
"................"(상렬의 얼굴은 이제 홍당무다.)
"이제 그만 내려가자. 약숫물도 다 받았고. 들어줄거지?"
혼자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상렬은 휙 돌아서는 지현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걸 미처 보지 못했다.
"안 와?"
"어~가~~"
지현의 약숫물통을 든 상렬은 엉기적대며 지현의 뒤를 따른다.
지현은 앞서 가면서 힐끔 힐끔 뒤돌아 보고...
"이따 저녁 시간 맞춰서 우리집으로 와. 엄마한테 삼계탕 끓여 달라고 해 놓을께."
"............"
상렬의 눈엔 지현의 눈이 왠지 초승달로 보인다.
"왜 싫어?"(앙칼지게)
"아니! 알았어...."
그날 저녁 상렬은 지현의 집에 가지 않았다.
K / 2026.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