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원투펀치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무대를 평정했다.
이수민(20·중앙대)에 이어 이창우(20·한체대)가 아마추어 선수로는 올해 두 번째로 KPGA 챔피언에 등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승부욕이 강한 이창우는 절친한 친구 이수민이 먼저 우승하자 속을 끓이다가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을 통해 이를 만회하며 비로소 활짝 웃었다.
이창우는 15일 강원도 횡성군 웰리힐리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J골프시리즈 최종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로 쟁쟁한 베테랑 투어프로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6월 군산CC 오픈을 석권한 이수민(20·중앙대)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아마추어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창우는 이달 초에 끝난 허정구배 제60회 한국아마추어선수권에서 역대 최소타인 19언더파(종전 김경태 18언더파)로 우승한 바 있는 국가대표 에이스다.
특히 이창우는 이날 5타 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승했다.
단독선두였던 송영한(22·핑)이 14언더파였던 반면에 이창우는 9언더파로 공동 3위였다.
그러나 첫홀(파4)을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한 이창우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전반에서 3타를 줄여 12언더파까지 올라섰다.
선두 송영한을 2타 차로 압박했다. 이어 12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송영한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다.
14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적어냈지만 ‘챔피언 조’의 부진으로 공동선두로 치고 나갔다.
챔피언 조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송영한은 14번 홀에서 급기야 티샷 OB를 내고 더블보기를 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던 이창우는 15번 홀(파4)에서 결정적인 2.5m 버디로 단독선두에 올랐고 16번 홀(파4) 3퍼트로 보기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송영한과 김승혁(27·이상 12언더파)을 1타 차로 꺾었다.
한편 아마추어는 상금을 받을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우승상금 8000만원과 준우승상금 4000만원 등 1억2000만원은 공동 2위를 차지한 송영한과 김승혁에게 각각 6000만원씩 돌아갔다.
<이창우 인터뷰>
-프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솔직히 우승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허정구배 아마추어 선수권 우승 이후 경험을 쌓기 위해 참가했다. 막연하게 우승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실제로 우승해 기쁘다. 드라이브 샷과 아이언 샷이 잘 돼 그린적중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계속 버디 찬스를 만들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다.”
-주특기 샷은.
“퍼트와 쇼트 게임이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감도 요즘 좋다.”
-2012년 프로 전향을 생각했다는데.
“그렇다. 아마추어 국가대표지만 현재 대학교 2학년이고, 국가대표 내에서는 많은 나이라서 프로 전향을 생각했지만 아마추어 경험을 더 쌓은 뒤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싶었다.”
-프로 전향 계획은.
“아시안게임 이후 전향하고 싶다.”
-롤 모델이 있다면.
“김경태 프로다. 김경태 프로의 쇼트 게임 능력을 배우고 싶다. 또 김경태 프로도 아마추어 시절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뒤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2개나 목에 걸었다. 그렇게 되고 싶다.”
-아마추어 대회와 프로 대회 차이가 있다면.
“아마추어 대회보다 프로 대회가 오히려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다.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획은.
“신한동해오픈과 한국오픈 참가한다. 이어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게 되면 마스터스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를 잘해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