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 필승조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우완투수 박영현(20·KT)의 각오는 다부지다.
유신고를 거쳐 지난해 KT의 1차 지명을 거머쥐었다. 데뷔 시즌 52경기 51⅔이닝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만들며 경험을 쌓았다.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만19세6일의 나이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종전 2007년 두산 임태훈 만19세25일).
올해 중간계투진의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2일까지 19경기 20이닝서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3.60을 빚었다. 리그 홀드 공동 6위다. 박영현은 “더 잘하고 싶어 마음을 굳게 먹고 시즌에 돌입했다. 필승조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지금까진 잘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끝까지 달려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층 성숙해졌다. 그는 “지난 시즌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다만 점수 차가 적을 때 ‘어떻게 던지지. 너무 긴장된다’고 생각했다”며 “올해는 상황과 관계없이 똑같은 마음을 갖고 등판한다. 동점이든 1점, 3점 차든 어차피 잘 던지는 게 중요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이어 “이젠 긴장하지 않는다. 걱정 없이 편하게 마운드에 오르려 한다”며 “멘탈이 정말 많이 변했다”고 미소 지었다.
칭찬과 조언 덕에 강해졌다. 박영현은 “코치님, 형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계속 ‘공 진짜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롤모델인 삼성 오승환의 한 마디도 와 닿았다. 박영현은 “가끔 마운드 위에서 흔들릴 때가 있다. 선배님께서 ‘네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타자와의 승부에서는 자신 있게 붙으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그때부터 정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내 공만 던지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보완점이 있다. 멀티 이닝을 맡으면 고전하는 경우가 잦다. 이강철 KT 감독이 “가능한 1이닝만 책임지게 할 생각”이라고 말한 이유다. 박영현은 “시즌 중후반으로 가면 중요한 상황이 더 많아질 듯하다. 그럴 때 다시 한번 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투수라면 당연히 멀티 이닝도 소화할 줄 알아야 한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아직 시즌 초반이라 체력, 컨디션 모두 무척 좋다. 힘도 있다”며 “프로선수답게 마지막 경기까지 잘 버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