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전철(현 8호선) 및 분당선 의 약사(?)
참고자료 : 서울지하철8호선건설지 등.
현 지하철8호선과 유사한 선형의 도시철도 계획이 등장한 것은 의외로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1971년 당시 서울시에서 용두동, 마장동 등 지역의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철거민들에 대한 보상으로 서울 교외에 '광주대단지'라는 이주도시를 조성하였는데, 이 때 광주대단지와 기존 서울시가지를 연결하는 교통대책이 강력하게 요구되었습니다. 이는 이주민들 대부분이 서울시내에 생활근거를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광주대단지는 강제이주라는 과정을 거쳐 조성되기는 하였지만 최초의 위성도시였던 셈입니다.
그 대책의 일환으로 당시 건설된 것이 잠실대교-송파대로입니다. 잠실대교는 1970년 착공해 1972년 완공된 서울의 6번째 교량입니다. 그리고 이 외에 철도의 부설도 논의되었는데 소위 '성남전철'이라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성남전철 계획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이름과 선형은 바뀌었으나 잠실 ~ 복정 ~ 모란 선을 연결한다는 기본적인 틀과 기능은 유지되어 왔으며 현 8호선의 기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시계를 벗어나는 사실상의 '광역철도'라는 점과 함께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여 성남전철의 추진이 지지부진하다가 1980년대 후반 제2기지하철계획에 잠실~성남간 성남전철의 포함이 확정되면서야 본 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당시 막 추진되기 시작했던 분당지구 신도시 개발 (현 분당신도시) 계획도 소문만 무성하던 성남전철이 구체화되는데 한 몫을 담당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 궤도를 탄 성남전철 계획의 초창기 모습 (제2기지하철계획 상 최초안) 은 다음 그림 (도1)과 같았다고 합니다.
즉 기존에 계속 논의되어오던 성남전철 잠실 ~ 가락동 ~ 복정 ~ 성남 모란 구간을 건설함과 함께, 2기지하철 계획에 먼저 포함되어 있던 양재-수서간 3호선연장선을 보다 남쪽으로 연장하여 서울시계외 지역에서는 함께 직결운행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입니다. 왜 이렇게 이중적인 계획이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찾기는 힘듭니다만 추측컨대 어느 정도의 지역주민 요구... 요컨대 송파-대치동 간 유치경쟁이나 뭐 그런것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은 듭니다.
여기에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 수서-왕십리간 (왕십리에서 장기적으로 서울12호선과 직결) 을 연결하는 별선이 추가되면서 계획이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은 최종결정 단계에서 또 한차례 변경을 맞습니다. 공유 구간에서의 선로용량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당시 예측으로는 분당신도시 ~ 서울 간 승객의 최대 재차인원이 7만5천명으로 예측되었는데 여기에 성남시민들이 도중 승차하게 되면(4만3천명) 광역전철의 일반적인 수송능력 (8만명)을 크게 초과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최초에는 시계외 광역전철 구간을 공유하기로 되어 있었던 두 노선이 완전 별도 운행으로 변경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성남지역을 직선으로 무정차 통과하는 '분당선'과, 반대로 성남지역에서의 접근성을 극대화해 분당선으로의 승객유출을 막고자 한 '(가칭)성남선' 으로 분리된 노선안이 최종 결정된 것입니다. 복복선 등의 해법도 있었을 테지만 지하노선이라는 특성과 함께, 또한 이 단계에서는 수송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측되는 성남선(복정-모란. 서울8호선 잠실-복정선과 직결) 구간을 완전 분리된 경전철로 건설함으로써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다라는 대안도 검토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결정된 대안은 도3과 같으며 정차역을 빼고는 현재 노선과 동일합니다.
이렇게 분당선(왕십리-오리)과 성남선(복정-모란, 잠실-복정간 서울8호선과 직결) 노선이 결정되었고 국가부담의 광역전철로서 두 노선 모두 철도청이 운영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애초 계획대로라면 현 서울8호선 복정-모란 구간을 철도청이 운영하며, 철도청 소속 전동차를 8호선에서도 볼 수도 있었으리라는 것입니다. ^^
그러나 신도시건설의 집중으로 일산선, 과천선, 분당선 등 과중한 업무를 한꺼번에 떠맡게 된 철도청이 힘에 부친 나머지 (가칭)성남선의 건설/운영권을 서울시측에 넘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건설비는 국비로 하면서도, 실제 건설과 운영은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와 도시철도공사가 잠실-모란 전 구간을 일괄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이 내용이 샴 쌍둥이처럼 독특한 선형과 운명을 갖게 된 분당선과 8호선의 내력인 셈입니다.
사실 개인적인 아쉬움은 최종 결정 단계에서 두 노선을 분리할 때 굳이 선릉-복정-수서 연결선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두 노선을 분리하고 어차피 노선을 신설하는 김에 아예 모란에서부터 갈라져서 현 국지도23번선 선형을 따라가는 신설선을 놓아도 충분히 선릉-왕십리 선과 접속이 가능했겠지요. 고속화와 지상화를 꾀할 수도 있을 것이고.
다만 당시로서는 한번 발표 또는 알려졌던 계획을 뒤집어 엎고 새로운 선형을 짠다라든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러 가지 외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었기에 (줬던 떡 다시 뺏기는 힘들다) 어쩔 수 없지 않았나 하는 이해는 됩니다.
첫댓글 흥미로운 글이로군요...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선형도 저는 나름대로 괜찮은 방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덕분에(?) 버스로는 3번국도-성남대로 한번에 지르면 될 거를 전철로는 여러번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죠 -_-
개인적으로는.... 분당선이 선릉경유로 된 것 자체가 마음에 안듭니다....;;
상당히 좋은글이네요.... 다만 현 체제에서도 분당선의 급행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커버 할수 있다고 생각이 되긴 하는데.. 경인선과 같이 비효율적인 2복선보다는 현재 건설중인 9호선의 급행계획사례를 참고해서 필요역에 대피선을 건설해서 급행을 도입한다면 상당히 괜찮을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하여튼 지금의 분당선은 강남구 구간이 가장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