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두살, 3년다되어 가는 직장인입니다.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취업을 일찍 했습니다.
디자인과를 나왔지만 적성에 맞지않아 문서자격증, 회계자격증을 따로 공부했고
운좋게 소규모 건설회사 사무직으로 취업을 나오게되었습니다.
원래목표는 대학을 진학하여 회계를 좀 더 공부해보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제도, 전형들이 있어
선취업 후진학을 목표로 진학의 꿈은 놓지 않았습니다.
처음 해보는 사회생활, 정말 어렵고 힘든일도 많았습니다.
소규모 회사이다보니 업무 프로세스도 잘 짜여있지 않았고, 직원도 몇 없었습니다.
건설 공무 담당하시는 팀장님, 경리 및 회계 담당하시는 팀장님
본사에는 대표님 제외 딱 두분계셨고 나머지는 다 외부 현장소장님, 분양실장님들 이셨어요.
제가 입사한지 2달쯤 되었을때 공무담당하시던 팀장님이 개인사정으로 퇴사하게 되셨고,
자연스럽게 공무업무가 제 담당이 되었습니다.
급하게 퇴사를 하셔서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했죠. 그래도 당시엔 나이가 어려서,
어리니깐 모를수 있지라며 다들 많이 이해해주시더라구요. 거래처분들께 양해를 구하며
하나하나 부딫혀보고, 가끔씩은 눈물도 흘려가며 열심히 배우고 익혔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회사의 규모도 조금 커졌습니다.
4-5개였던 현장의 수가 8-9개로 늘어나고, 늘어난 현장의 수만큼 업무의 양도 많아졌죠.
현장의 수는 늘어났지만 인원보충은 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업무 중간중간
실수들이 생기고 대표님과 경리담당하시는분과 충돌이 생겨 경리담당하시는 분마져
제가 1년이 되던 해에 퇴사를 하게 되셨습니다.
직원보충을 하려 했으나 생각만큼 쉽게 보충이 되지 않았고,
급한데로 전산회계1급 자격증 하나있는 제가 공무업무와 경리업무를 같이 보게되었습니다.
공무업무도 숙련되지 않았는데 경리업무까지 하려하니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그래도 믿고 맡겨주시는 대표님, 옆에서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시는 좋은 거래처분들,
좋은분들 사이에서 열심히 해보려고, 회사다니는 틈틈히 6-7시 업무끝나면
재직자카드 발급받아 학원다니면서 업무관련하여 공부하였습니다.
건설회사이다 보니 건설기술자가 필요하다하여 처음해보는 건축공부도 하여
건설기술자 자격도 취득하였구요,
갑자기 보게된 회계업무에 도움되고자 회계공부도 하여
지금은 전산회계1급말고 전산세무1급도 취득했습니다.
그렇게 회사를 위해 노력하는것들이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것같아
더욱 열심히 하려 했고, 저녁, 주말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희 최선이 바보같았던 짓이였구나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작년 7월 업무가 너무 벅차 대표님께 인원보충 요청을 드렸고,
경력직 직원분이 와주셨으면 했습니다. 아직은 제가 부족한게 많으니까요.
저희 회사와 딱 맞는 경력직분이 지원을 하셨지만 대표님은 뽑지 않으셨습니다.
자격증도, 경력도, 업무도 모두 딱 맞았지만 너무 잘 안다는 이유로요.
너무 잘 알면 이것저것 다 챙겨서 힘들다고.
그래서 저랑 똑같은 케이스인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예정인 친구를 뽑아주셨습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이리 뭉치고 저리 뭉치고 더 잘할꺼라면서요.
그리곤 기존엔 없었던 리모델링 관련 인테리어 직원분을 뽑으셨습니다.
첫 사회생활, 첫 직장 정말 힘들었지만 너무 소중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잘 몰랐기에 매번 네, 죄송합니다 라고밖에 말을 할 수 없었고
모든지 시키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인줄만 알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익숙해지면 괜찮아 지겠지하며 버텨왔는데
일을 어느정도 익힌 지금에서야 뒤돌아보니 정말 바보같았다는 생각들 뿐이네요.
월세 및 임대관리 업무도 있다보니 쉬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민원전화
(주차장에 쥐가죽어있다 치워달라, 택배가 없어졌다 찾아달라 .. )
대표님의 개인적인 업무 (박사학위 공부중이세요. 논문조사 및 자료조사)
계속되어 확장되어가는 업무 분야 (주력사업 빌라였으나, 현재 숙박시설 자체운영, 상가임대,
원룸임대, 리모델링 등)
2명으로도 벅찼던 업무를, 현장의 수는 배가되었는데도 혼자서 감당을 하고있지만
급여로도, 직원보충도, 연차한번 없는 복지도 너무 무기력해지네요.
법인사업자 3개, 개인사업자 8개 부가세 신고기간인 지금 정말 정신없이 바쁩니다.
오늘 조금 고생하면 내일은 덜 고생하겠지 생각하며 늘 하던 야근과 주말 근무.
직원으로써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했던 제가 너무 바보같습니다.
혼자 정신없이 전화받고 서류 확인하고,
새로들어온 인테리어 직원분은 일이 없어 심심하다며 저혼자 뭐그리 바쁘냐며
이회사가 자기 회사도 아니고 뭘그리 온갖 정성을 쏟냐 이야기 해주시는데
처음으로 아, 정말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엔 일이없어 드라마보고 영화보고있는 직원 보면 괜히 심술도 나더라구요..
조만간 대표님께 말씀을 드리고 퇴사를 준비하려 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가 하고싶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려구요.
제가 너무 어려 멋 모르고 내린 선택인걸까요?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너무 속상해 하실 것 같아서 조언구하고자
두서없이 긴글 적었습니다. 읽어주신분들 감사드려요.
첫댓글 사장 멍청하고 개같은 놈
나도저랬음 미친짓이였어 지금생각해보믄 에혀 그땐너무어려서 ..지금은 개 약았음
삭제된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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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짜증난다
막댓 뭔데 호구래..
대단하다 저 열정이면 어딜들어가도 성공할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