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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 이창호 선생이 왔다! 1 후난성도(湖南省都) 창사(長沙), 공항부터 호텔까지 열렬히 환영- | ||
격년제로 개최되는 제5회 춘란배 결승 원정대가 장도에 오른 날은 3월 12일 토요일. 8강전부터 홀로 남아 결승까지 올라선 이창호 9단과 선수단장 최창원 6단, 한국기원 기전사업팀 전재현 과장, 현지 취재와 중계를 책임질 세계사이버기원, 바둑TV 각 1인의 조촐한 스탶. 오전 11시 40분. 약속장소 인천공항 D카운터에는 뜻밖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MBC-TV에서 장도에 오를 이창호 9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기적 같은 5연승으로 농심 신라면배 6연속 우승을 이끌어낸 감격의 여파인 듯싶다. 최근 MBC, KBS 방송국에 바둑담당 기자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그 사실이 이렇게 빨리 입증되다니 반가운 일이다. 11시 오후 1시 40분 아시아나 OZ333편으로 베이징을 향해 출발. 베이징까지 약 2시간 소요. 베이징공항에서 이창호 9단의 동생 이영호 씨 합류. 이영호 씨는 이창호 9단이 해외대국, 특히 중국 원정대국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최고의 전력이다. 베이징의 한국유학생 주거지역에서 작은 식당을 경영하는 그는 이창호 9단의 그림자와 같다. 그가 곁에 존재하면 이창호 9단은 태산 같은 안정감을 보인다. 만일, 누군가 프로기사의 매니저로 성공하고 싶다면 ‘이영호를 벤치마킹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을 정도다. 교통, 식사, 산책, 심지어는 호텔로 돌아와 잠이 들 때까지 이창호 9단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최고의 로드매니저가 바로 그다. 오죽하면 몇 해 전 함께 중국에 원정 왔던 최명훈 9단이 ‘영호 같은 동생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부러워했을까. 오후 3시 40분(현지시각 2시 40분) 베이징 도착. 영호 씨가 예매해둔 창사행 비행기는 5시 40분발 에어차이나 1363편인데 약 3시간의 대기시간이 있었지만 이렇게라도 해두지 않았다면 항공편이 하루 4회 출항하는 비행기 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 출발수속을 마치고 라운지에서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다가 시간에 맞춰 게이트로 향하던 도중 중국 선수단과 마주쳤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원수’치고는 오가는 인사가 너무 정답다. 중국 선수단장 천쭈더 원장은 ‘이창호야말로 진정한 세계최고의 기사다. 실력에 더해 인품까지도 훌륭하기 때문’이라며 자리가 있을 때마다 중국 신예기사들에게 본받을 것을 강조하는 이창호 매니아. 결승에서 겨룰 저우허양 9단마저도 ‘제공(濟公)’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점잖은(?) 기사이고 보니 이 대국에서는 불꽃 튀는 승부의 적대감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오후 5시 40분(현지시각) 베이징 출발, 약 2시간을 날아가 후난성(湖南省) 성도(省都) 창사(長沙)에 도착했다. 오후 7시 40분. 공항출구를 나서자마자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마이크가 쇄도한다. 이창호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은 한국 사람들의 상상과 크게 다르다. 중국인이 생각하는 이창호는 그냥 세계의 승부사가 아니다. ‘세계의 위인’이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환영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와 또 달랐다. 국빈을 맞는 듯한 정중함이 보인다. 환영은 숙소와 대국장소를 겸한 동승호통정산장반점(同昇湖通程山庄飯店)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로비 안쪽까지 호텔 직원들이 도열해 일제 허리를 굽히며 ‘이창호 선생, 환영합니다!’를 연호했고 꽃다발을 한아름 안은 소년이 다가와서 이창호 9단에게 안겨주었다. 박수갈채와 함께 다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준비된 바둑판에 사인하고 배정된 방으로 들어설 때까지 창사의 바둑 관계자와 팬들은 흥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로비에 남아 천하제일인이 찾아온 밤의 여운을 즐겼다. 한 분야에 들어서서 세계가 뒤를 따르는 위치에 섰다면 이 정도의 경의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갑자기 세계 타이틀을 획득해도 일간지 한구석에 자그마하게 실리는 한국 바둑의 현주소가 씁쓸해졌다.<계속 |
첫댓글 이창호, 이영호 형제 멋쟁이!! 비오 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우리의 자랑이며, 한국 남성의 체면을 한층 올려준 창호군,,,,꾸준한 모습과 인품으로도 큰 업적을 남기기를 의심치 않습니다,,뿌듯합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