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김대중 대통령이 광주일보 창사 50주년을 맞아 18일 청와대에서 특볅회견을 갖고 국정과 지역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대통령 오른쪽부터 본사 김형준 사장, 유제철 편집국장, 김여송 편집부국장/
-광주일보 창사 50주년을 기념해서 귀한 시간을 내주신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지난번 대통령께서 입원하셨다는 소식에 국민들이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먼저 광주일보의 창사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건강은 아주 좋아졌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덕택으로 모처럼 쉴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앞으로 건강에 더욱 유의하겠습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제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민경선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정당의 입장에서는 개방성과 민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고,국민의 입장에서도 정치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치사상 새로운 실험을 하는 것인 만큼 보다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길 기대합니다.
-지난번 임동원 특사의 평양방문으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남은 임기 중에 새로운 것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남북관계는 경의선 연결과 금강산관광 육로개설, 이산가족 문제 등 이미 합의된 사항들을 차근차근 실천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북·미 대화도 결국 대화로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대화로 해결되도록, 다시 말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북한도 전쟁을 막는데 협조해야 합니다. 지난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도 상상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미군사령관은 지난 94년 전쟁이 나면 초전에 한국 사람 50만여명이 죽고 미군도 한 5만명 죽는다고 본국에 보고했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자면 민족이 같이 파멸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되겠습니까. 한반도 문제는 미국·일본과 긴밀히 협조하되 우리 스스로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지도자를 비롯 국민들이 마음을 잘 먹으면 후손들에게 평화와 번영의 내일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두 대회 모두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주경기장만 하더라도 국제축구연맹으로부터 세계에서 몇 안되는 아름다운 경기장이라는 호평을 받았고, 대회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월드컵은 백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우리에게 둘도 없는 도약의 기회입니다. 반드시 성공시켜 국운 융성의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월드컵은 한·일 공동개최입니다. 그 취지와 의미를 최대한 살려 양국간 상호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경기가 회복되는분위기입니다.그러나광주와전남지역경기는아직별다른변화가없습니다.
▲지금은 지방화시대입니다. 지방경제를 살리는 것이 국가경제 전체를 살리는 길입니다. 지방에서 자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전국 16개 시·도간에도 차이가 많습니다. 자치단체가 직접 외국에 가서 차관을 얻어오고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을 수 없는 일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요. 정부는 광주의 광(光)산업을 비롯한 지역 특화산업을 지원하고 지방 중소기업의 육성과 지방 유통업·건설업의 활성화도 중점적으로 추진중에 있습니다. 또한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아산, 군산, 목포 등으로 수도권 서부축을 본격 개발할 계획입니다. 광주를 비롯해 전국 10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월드컵대회도 지방경제를 활성화하고 각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자체도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발전시키고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과 함께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노력을 계속해 주길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취임하신 후 국토의균형발전을 위해 많은노력을해오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러나호남지역주민들의 기대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대에 미흡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솔직히 지난 4년동안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최근 들어 경기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호남지역도 조만간 나아지지 않겠는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서해안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돼 대불, 군장 산업단지 등 서해안 산업지대의 입지 여건이 크게 개선되어 기업체 입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04년 호남선 복선화·전철화 사업 완공으로 고속열차가 투입되고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게 되면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안·김제공항 건설, 광양항과 목포 신외항 개발, 영산강문화권과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 등 지역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요즘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전남도청 이전' 문제가 큰 이슈입니다. 주민들 간에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통령이 나설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광주시민들이 전남도청의 이전을 반대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도청 이전에서 오는 광주시의 경제적 손실에 대해서는 금년 예산에 이를 보전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오는 2010년 세계박람회와 관련, 지난달 말 세계박람회 실사단이 여수를 다녀갔습니다. 오는 12월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정부의 유치대책은 무엇입니까?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10 세계박람회는 경제적 측면만 해도 17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습니다. 올림픽·월드컵·세계박람회 등 3대 행사를 지금까지 모두 치른 나라는 미국, 일본 등 다섯 나라뿐입니다. 정부는 박람회 유치를 위해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와 정부지원위원회를 구성한 뒤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에 대통령 특사나 사절단을 파견하고, BIE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지지를 호소해 왔습니다. 얼마 전 방한한 BIE 실사단을 직접 만나 분단국인 한반도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사단의 실사 결과, 여수가 개최 후보지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부는 실사에서 받은 좋은 평가가 회원국의 지지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4월중에 관계국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고 친서를 보내 박람회 유치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할 것입니다. 기업과 경제단체 등 민간부문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유치활동도 병행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월드컵 등 올해 국제행사에 방한하는 BIE 회원국 인사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적극 유도하겠습니다.
-전남은 농도(農道)입니다. 따라서 쌀 문제는 이 지역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중국의 WTO가입 등으로 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풍년이 농민들에게 고통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난해 계속된 풍년으로 쌀값이 하락해 농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현재 대통령 직속으로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농민들과 농업관련 단체,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 가는 것입니다. 정부는 우선 3ha 이상의 쌀 전업농이 쌀 산업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하고 규모화를 촉진해나갈 계획입니다. 기계화와 비료·농약사용의 절감 등을 통하여 생산비를 절감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쌀의 생산·유통체계를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수급안정과 함께 쌀농가의 소득이 안정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논농업 직불제 등 다양한 직불제를 통하여 농가소득을 지원하겠습니다.
-지방자치 실시 10년이 넘었지만 권력과 행정의 중앙집중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복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21세기는 세계화시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방화시대입니다. 정부는 1999년초 '중앙권한의 지방이양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지방이양 추진위원회'를 설치해서 지금까지 총 538개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토록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지방이양 추진위원회'의 기능을 더욱 활성화하고 확정된 지방이양사무의 후속조치가 조속히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방권한이 실질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방이양 일괄법'의 제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문제도 심각합니다. 교육문제에 대한 장단기 대책이 있다면 밝혀 주십시오.
▲교육처럼중요하고어려운문제가없습니다.21세기지식기반시대에는교육이 잘돼야세계일류국가로도약할수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농어촌 교육은 학생수의 감소와 교원의 근무기피 현상 등으로 심각한 실정에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각계 인사로 '농어촌교육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초·중등 농어촌 교육문제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농어촌교육 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방대학육성을위해 지난4년간3천110억원을투자했습니다만올해에도총1천354억원을지원할계획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도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임 4년이 지났습니다. 재임 중 가장 큰 성과나 보람으로 느끼시는 일들을 몇가지 꼽아주십시오. 또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성과와 보람, 아쉬움이 함께 한 4년이었습니다. 지난 4년 사이에 우리에게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인권국가가 됐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정보화의 선두국가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남북간 평화와 화해협력을 이뤄왔습니다. 그리고 금융·기업·공공·노사의 4대 개혁을 추진하고 정보통신·생명산업·나노기술·문화컨텐츠 등 첨단산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얼마 전에는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이 한꺼번에 두 단계나 상승해서 A등급에 재진입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서민들의 주름살이 펴지지 않고 있고 지역주의 극복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 척결의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광주일보의 창사 5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광주일보창사50주년김대통령회견]-지방이양 일괄법 제정
국도변 엉터리 잔디식재 말썽
김대중 대통령은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 `지방이양 일괄법'을 제정, 지방정부의 실질적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와 민간의 모든 역량을 활용해 오는 2010세계박람회를 여수에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광주일보 창사 50주년을 맞아 18일 가진 특별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미 구성된 `지방이양추진위원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확정된 지방이양 사무의 후속조치를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와 관련, “세계박람회 사무국의 실사단의 실사 결과, 여수가 개최 후보지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면서 개최지가 결정되는 오는 12월까지 남은 7개월동안 기업과 경제단체 등 민간부문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국제행사로 한국을 방문하는 회원국 인사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학생수 감소와 교원의 근무기피 등으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농어촌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어촌교육 진흥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지방대학 육성 특별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지역쟁점이 되고 있는 전남도청 이전문제에 대해 “광주시민들이 도청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통령이 나설 문제는 아니다”고 전제한 뒤 “광주권 발전을 위해 이미 몇가지 조치를 취했고 앞으로도 계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광주의 광산업을 비롯한 지역특화산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육성과 지방 유통업 및 건설업의 활성화 등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복시켜 나가겠다”면서 “지방자치단체도 지역특성에 맞는 산업을 발전시키고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과 함께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노력을 계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쌀 값을 비롯한 농촌과 농어업문제에 대해 “3ha 이상의 쌀 전업농이 쌀 산업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규모화를 촉진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쌀의 생산·유통체계 확립과 논농업 직불제 등 다양한 직불제 등을 통해 농가소득이 안정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 “남은 임기 중에 새로운 것을 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지만 월드컵 대회를 두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임동원 특사의 방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재확인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한 뒤 “경의선 연결,금강산관광 육로개설,이산가족문제 등 남북간에 합의된 사항들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 극복,부정부패 척결, 서민생활 안정 등에 아쉬움이 많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더욱 분발하여 다음 정부가 좋은 토대 위에서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