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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
2008. 11. 1.(토요일) | | |
이 노래 제목인 잊혀진 계절은 맞춤법에 맞지 않습니다. 잊다의 입음꼴(피동형)은 잊혀지다가 아니라 잊히다입니다. 오래전에 잊힌 일들을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이 사건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차츰 잊혀 갔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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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인데, 아직도 집에 못 가고 일터에서 남을 일과 싸우고 있습니다. 눈이 감겨와 우리말편지를 쓰면 좀 나을 것 같아서...
어제 편지에서 몇 가지 실수가 있었네요.
1. 어제는 오랜만에 옛 동료를 만나 저녁에 한 잔 했습니다. 라는 월을 보시고, 딱 한 잔만 했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한잔은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는 술이고, 한 잔은 딱 한 잔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어제 '한 잔' 한 게 아니라 '한잔' 했습니다. ^^*
2. 어제 편지 끝머리에 옛 동료와 만나 권커니 잣커니할 때는 '소주'보다는 '쐬주'가 더 어울리거든요. ^^* 라고 했는데, '권커니 잣커니'가 아니라 '권커니 잣거니'입니다. 앞에서 잘 설명해 놓고 막상 저는 틀렸네요. ^^*
3. 권커니 잣거니를 설명하면서 잣거니는 아마도 작(酌)에서 온 말 같다고 했는데, 어떤 분이 혹시 '자시거니'에서 온 말이 아니냐는 분이 계시네요. 정확한 말뿌리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왕 편지를 쓴 김에 하나 짚고 갈게요.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이 날은 이용의 '잊혀진 계절'때문에 이름을 탄 것 같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밤을... 뭐 이런 노래 있잖아요.
이 노래 제목인 잊혀진 계절은 맞춤법에 맞지 않습니다. 잊다의 입음꼴(피동형)은 잊혀지다가 아니라 잊히다입니다. 오래전에 잊힌 일들을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이 사건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차츰 잊혀 갔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문법을 보면, '잊히다'가 '잊다'의 입음꼴인데, 여기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오고 그 뒤에 앞말이 뜻하는 상태로 됨을 나타내는 말인 '지다'가 한 번 더 합쳐졌기 때문에 이중피동이 됩니다.
쓰다보니 편지가 좀 길어졌네요. 빨리 일 마치고 들어가야 겠네요.
주말 잘 쉬시길 빕니다.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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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통털어 >> 통틀어]
아침마다 일터에 나오면서 아파트 앞 가게에 들러 담배를 한 갑 사는데, 오늘은 깜빡 잊고 지갑을 챙겨오지 않았네요. 그냥 나왔죠...
사무실에서 서랍에 있는 동전을 찾아보니, 통털어 2,300원... 200원이 모자라는데...쩝... 이 핑계로 오늘 담배 좀 참아보자!!
앞에서 쓴, '통털어 2,300원'은 잘못된 겁니다.
'통째로 탈탈 털어'라는 말이 줄어들어 '통털어'가 된 게 아닙니다. "있는 대로 모두 합하여"라는 뜻의 부사는, '통틀어'입니다. '내가 가진 돈은 통틀어 오백 원뿐이다, 우릴 통틀어 경멸하는 소리는 삼가 줘'처럼 씁니다.
'통털어'가 '통틀어'보다 입에 더 익어 있더라도, 표준말은 '통틀어'입니다.
그나저나, 서랍 모퉁이 어디에 백 원짜리 두 개 없나? 200원만 더 있으면 되는데...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