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3월 1일(화)
1.
중2가 되는 딸에게 소리지르다. 딸이 잘못하는 것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화낸다. 자식은 부모의 말을 들어야한다는 절대명제가 확고한 까닭이다. 자식으로서 부모의 말에 절대복명하지 않았으면서도, 딸에게 요구하고, 응하지 않는 딸에게 폭발하곤 한다. 반복된다. 아이에게도 인권이 있는데, 아비에겐 인격이 없다.
22년 3월 2일(수) 재의 수요일 사순절 첫 날, 낮엔 난로를 켜지 않아도 따뜻하다
1.
예수께서 태어나실 때, 헤롯은 아기들을 학살했다. 또래 아기들의 학살을 배경 삼아 아기 예수는 태어나셨다. 탄생 속에 죽음이 잉태된 끔찍한 부조리 덩어리가 아기 예수다. 예수께선 이제 부조리를 끝장낼 참이다. 죽음을 배경 삼지 않고, 자신의 몸을 활 시위에 메기고 죽음을 과녁삼아 날아가는 첫날이다.
인생에 남은 시간이 40일이라면, 어떻게 살 것인가. 예수께선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13:1). 40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마음으로 내 사람을 사랑하는 게 사순절을 맞는 자세겠다. 날마다 사순절의 첫 날 삼는 게, 죽음을 기억하는 것. 어젯밤 자기가 잘못한 것에 비해 부당하게 많이 혼난 딸이 아침에 아빠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건다. 심지어 웃는다. 부모가 자식을 더 사랑하는 걸까? 자식이 부모를 더 사랑한다.
2.
송도예수소망교회 교사 세미나에서 줌으로 강의하다. 마태복음 16, 17장을 읽고 라파엘로가 그린 변화산을 소개하며,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 아이들'이란 제목을 달아 그간 민들레교회가 경계를 넘어 만났던 사람들을 소개하다. 명선호 전도사와 안부를 묻고, 책 '그림 속 성경이야기'를 선물하다.
3.
협동조합 달팽이학교 회원, 이미선, 윤미화, 손희영, 김영준이 타라웨스트오벼의 '배움의 발견'을 함께 읽다. 박슬기가 사무를 지원하기로 하고, 함께 참여하다.
4.
양동일 장로가 본교회 집사, 권사, 장로 임지자 35명에게 선물하기 위해 책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구매하다. 장로로서 시무를 사임했지만, 교회에서 일할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신다."
22년 3월 3일(목)
1.
어린이도서연구회 최승희 팀장과 관계자 2분이 책방에 방문하다. 장애인과 이주민 아동 청소년을 위한 책모임을 함께 진행할 수 있을지 궁리하기로 하다.
2.
"보호종료아동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되는 청년"이다. 열 여덟 살에 보호종료되어 스무살이 된 청년 GA가 서울 휘경동 LH원룸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민들레교회가 전자렌지와 수납장을 선물하다.
보호종료는 무서운 표현이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사람은 약하지 않은가. 사람이 사람을, 하나님이 사람을 보호하는 게 종료된다면 마흔 여덟 중년도 불안한데, 열 여덟 청년은 얼마나 불안할까. 청년을 보호하는 신과 사람들의 손이 항상 그 집에 있길 기도한다. 청년이 따뜻한 보호자로 살아가길 응원한다.
22년 3월 4일(금)
1.
유한나, 임지예, 김영준 모여 사도행전 8장을 필사하다. 안수하여 성령을 받는 느낌이 무엇인지 지예가 묻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교회에 온 세상에 성령이 오시길 기도하다. 대통령 선거에 관해 대화하고, 기도하다.
22년 3월 5일(토)
1.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께서 시편 설교 모음집 '하늘에 닿은 사랑'을 보내주시다. 정갈한 설교 원고를 읽으니, 설교 원고를 오래 준비할 수 있는 힘이 다시 생긴다. 3월 12일, 3월 19일, 6월 6일 설교로 나눌 성경 본문을 정하다.
22년 3월 6일(일) 사순절 첫째주일
1.
공간 민들레와달팽이에서 유근중, 박슬기, 심우진, 유지영, 김영준, 줌에서 김성희, 이승재, 이은성, 임동혁, 유한나, 임지우, 임지예, 임지민, 이현애, 김준하, 김인하, 밴드에서 김신희, 박은미, 이중원, 예배드리다.
https://cafe.daum.net/churchmindlele/2D0P/419
2.
다은, 유지영, 손희영 장애인자조모임 '푸른시즌#2'를 지영 씨 집에서 진행하다.
22년 3월 8일(수)
1.
박슬기 청년이 '달팽이 학교' 업무 지원을 위해 처음 출근하다. 장애인자조모임 '푸른하늘'의 제주 여행을 위해 비행기 티켓과 렌트크 예약하고, 협동조합 조합원 전체가 모이는 단톡방 만들어 3월 16일 저녁 8시 민들레와달팽이에서 열리는 정기총회 일정을 공고하다.
22년 3월 9일(수)
1.
타라 웨스트오버가 쓴 '배움의 발견'을 읽다. 매월 첫번째 수요일에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는다. 첫 번째 책이다. 책에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이 두 번 나와 출판사에 이메일로 아래와 같이 수정 요구하다.
저는 동네 책방 [민들레와 달팽이]를 운영하는 김영준입니다. [민들레와 달팽이]는 [협동조합 달팽이학교]와 협력 하고 있구요. 조합원들과 함께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을 읽었습니다. 좋은 책을 번역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한 가지 거슬리는 표현이 있어 문의드립니다.
272쪽과 354쪽에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벙어리'는 발화가 어려운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 특별한 문학적 장치나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지 싶습니다.
타라 웨스트오버가 쓴 원문에 비하나 혐오 표현이 녹아있어 불가피히게 "꿀 먹은 벙어리"라고 번역되어야 했는지 확인 부탁드려요.
작가는 287-288쪽에서 "깜둥이(nigger)"라는 혐오 표현을 더 이상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짐작컨대 타라가 쓴 원문을 확인한다면 벙어리에 대응하는 영어식 표현은 아니지 싶습니다.
제 짐작이 맞다면, 번역의 실수일 겁니다. 번역 또한 창작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비하나 혐오 표현이 필요없는 곳에서 관용어처럼 번역됐다면 바로 잡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번역자의 수고와 선의에 어떤 의혹도 없습니다. 잘 읽었고, 정성으로 번역해주신 옮긴이의 수고와 열린책들 관계자들의 열심에 감사드립니다.
김영준 드림 |
2.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24만 7천 77표차로 낙선하다. 참담하리만큼 가난했던 소년 이재명을 위해 기도한다. 가난한 사람이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소망한다.
22년 3월 10일(목) 비나오고 천둥이나 치지, 날씨가 좋다
1.
교복을 입어보지 않아 무상교복 정책을 세우고, 시장에 버려진 과일을 먹어야했기에 모든 아이들이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했던, 한국의 버니샌더스가 낙선하고, K트럼프가 당선됐는데,
날씨가 좋다. 빨래를 널었다.
2.
제20대 대선 개표 결과가 나온 후, 김신희 집사께서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당신의 꿈을 보았습니다
무심코 보았던 그 꿈을 저도 꾸며 행복했습니다 당신의 꿈은 이미 저의 꿈이 되었기에 선택받지 못했어도 여전히 응원합니다
다음에도 그 꿈 얘기를 하나하나 한사람한사람에게 기억하도록 또박또박 외쳐주십시오
오늘은, 텅빈 듯 슬프지만 오늘은 그래도, 의미로 채우렵니다 같이 이루어내기 위해
다시 시작되는 새날이자 첫날로 맞이하렵니다
당신과 저의 꿈은 시간과 공간을 놓쳤을 뿐 여전히 꿈꾸고 있으니 오늘을 다시 살아내렵니다 그 꿈은 절대 놓지 않으렵니다 그 꿈을 기다리는 시간과 공간은 반드시 존재할테니까요
저는 당신이 꾸는 그 꿈 얘기가 너무 좋습니다 모두를 위해 꿈을 꾸는 당신이 있어 저는 오늘도 행복하렵니다 |
3.
'작은 인간Our Kind'(마빈 해리스) 중 모르몬교도의 일부다처제와 여러 지역 다양한 동성애에 관한 인류학적 설명을 읽다.
4.
김포시 도시재생 사업에 공모하기 위해 오미애 선생께서 공간 사진을 찍다.
5.
4월에 장기도서관에서 전시할 동네책방도서전 추가목록을 서하나 팀장께 보내다.
6.
경기도에 지역서점 인증신청 서류 이메일 접수하다.
7.
임수진 집사와 통화하다. 로은이 감기 걸려서, 매번 코로나 검사를 해야한다고.
김영환 청년과 통화하다. 엊저녁에 먹고 남은 치킨으로 저녁 식사한다고.
8.
12시부터 한 시간씩 매일 하루한시간 책방을 청소하는 R씨가 3시 40분에 왔다. 내일부터 4시에 오겠다고 한다. 그러자고 했다. 한시간쯤 뒤 다시 와서 아무 때나 와서 청소해도 되냐고 묻기에 시간을 정해야 한다고 헸다. 12시에 오겠다고 한다. 그러자고 했다.
22년 3월 17일(목) 비
1.
장기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동네책방 전시회에 진열할 책을 납품하다. '경계 너머'라는 주제로 장애인과 이주민 관련 책을 전시할 예정이다.
2.
고병권의 '묵묵'을 읽다.
3.
임지우 학생이 코로나 확진되어 열이난다고 한다. 지우 힘내라, 하나님 지우를 치료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