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돌출러버(Pimple Out)라고 하면 다 같은 돌출러버인 줄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돌출러버들도 뒷면에 특성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그것만 가지고 러버의 특성을 알기에는 너무나 막연한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의 리우구오량(Liu Guoliang) 선수의 플레이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포핸드면에 돌출러버를 붙이고 그것으로 스매시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볼에 대하여는 다양한 드라이브로 기회를 만들고 다음 공을 스매시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그의 서비스는 다양한 회전의 변화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의 "드라이브"입니다. 리우구오량 선수를 열심히 관찰하고는 "그래, 돌출러버로도 드라이브가 잘 되는구나"라고 생각하여 덮어놓고 중국식 라켓에다가 돌출러버를 붙여서 흉내를 내 보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반면 리우구오량 선수나 이은실 선수 등의 플레이를 구경하면서 "돌출러버로 웬 드라이브? 스매시를 해야지" 라며 혀를 끌끌 차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고수분이 그러시는 것을 제가 직접 보았습니다. ^_^)
평면러버(핌플 인)에도 고탄성, 점착성, 콘트롤형 등의 여러 종류가 있듯이 돌출러버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돌출러버 선수들 역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이들 중에서 적합한 종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돌출러버를 구입하려 하시는 분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반드시 생각해 보고 그에 맞는 제품을 택하시기를 바랍니다.
<돌출러버의 종류>
돌출러버는 다음의 3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1) 스피드형 돌출러버 : 공이 빨리 떨어지는 것에 중점을 둔 정통적인 돌출러버입니다. 회전이 적게 걸리며 상대방의 회전의 영향도 역시 적게 받습니다. 공은 포물선보다는 직선적으로 날아가며 공 자체의 파워는 적습니다. 너클볼을 만들기가 쉽습니다. 공 자체의 위력보다는 타이밍을 뺏는 블록과 스매시, 그리고 너클볼에 의하여 승부하는 타입에 적합합니다.
(2) 회전형 돌출러버 : 드라이브 공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돌출러버입니다. 최근에는 전형을 불문하고 올라운드적인 플레이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 회전형 돌출러버가 스피드형 돌출러버 대신 정통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평면러버에는 미치지 못하나 공을 비교적 잘 감싸안아 주며 스핀이 상상외로 강렬하게 걸립니다. 따라서 공의 위력이 스피드형에 비하여 뛰어납니다. 다만 상대방의 회전의 영향 역시 받기 쉬우며 너클볼을 만들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타구는 좀더 포물선을 잘 그려 주므로 콘트롤이 쉽습니다. 리우구오량 선수가 사용하는 것이 이런 타입입니다.
(3) 변화형 돌출러버 : 앞의 두 종류가 공격적인 성격의 돌출러버임에 비하여 이것은 다소 수비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공은 직선도 아니고 포물선도 아니고 제멋대로 날아가는 편입니다. 롱핌플 러버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돌출러버와 롱핌플 러버의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너클볼은 비교적 잘 만들어지지만 때로는 예기치 않은 스핀이 걸려 버립니다. 상대방의 회전의 영향은 매우 적게 받습니다.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공격력이 적으므로 셰이크핸드의 포핸드 면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콘트롤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익숙하면 공의 회전 외에는 콘트롤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이들과 별도로 취급되는 "롱 핌플 러버"는 원래는 돌출러버의 한 종류였습니다. 여기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돌출러버들은 성격에 따라서 돌기의 크기와 단면 형상이 다르므로 한눈에 보면 회전형인지 스피드형인지 판별할 수 있기도 합니다만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또한 돌기의 배열이 세로로 되어 있는지 가로로 되어 있는지의 문제도 있습니다. 대개 중국제의 돌출러버를 보면 돌기가 가로로 정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제나 독일제는 대개 세로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돌출러버들>
새로운 러버를 구입하시려 할 때에 가장 참고가 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러버 각각의 평가는 개인별 편차가 심하므로 생략하고 여기서는 단지 종류만 구분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밖에 "라지볼용"이라고 쓰여 있는 돌출러버들은 기본적으로 변화계와 회전계를 합한 것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버터플라이의 "챌린저 라지(Challenger Large)"라든가 닛타쿠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시리즈가 그것으로서 일본의 "라지볼(44mm 탁구)"을 위한 러버이며 기본적으로는 우리들의 탁구와는 상관이 없는 러버이지만 경식구(40mm)에 사용하면 변화가 심해지는 특성 때문에 가끔 사용됩니다.
* 스피드형이지만 변화도 상당히 심하기로 유명합니다.
** 스피드형이지만 회전도 그럭저럭 걸 수 있습니다.
*** 독일제로서 스피드글루 효과가 내장된 러버입니다. 독일 ESN에서 생산합니다.
<돌출러버의 선택>
돌출러버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것들이 시판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됩니다. 만약 정통적인 속공을 원한다면 스피드형, 리우구오량 선수와 같이 드라이브와 스매시와 변화서비스를 섞은 다채로운 플레이를 원한다면 스핀형, 불규칙한 변화구로 상대의 템포를 빼앗고 싶다면 변화형을 택하면 됩니다. 셰이크핸드 이질속공형의 경우 정통파라면 스피드형을 백쪽에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핀형은 굳이 붙일 이유가 없겠죠. 백쪽은 그저 대면서 상대의 공의 스피드를 떨어뜨려서 다음 공을 자신의 공격으로 이어가고 싶다면 변화형을 선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드라이브 공격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듭니다. 다만,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는 법. 변화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려면 그만큼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