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5일, 국민의 여망을 안고 출범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으면서 60%대에 이르는 국민의 지지율을 받으면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1995년 국민소득 1만 달러를 처음 돌파한 이후 2년 만에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꿈꾸었지만, 1997년 말 갑자기 불어닦친 IMF 외환위기로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2만 달러 초반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새 정부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대부분 그다지 실감나거나 미래에 대한 확실한 기대를 거는 국민은 극소수에 그친 것 같다.
국민소득은 여러 가지로 정의되고 있지만, 통상 국민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은 일정기간 동안의 인구수로 나눈 개념으로서 1인당 소득으로 선진국·중진국·후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은행은 2011년에 고소득 국가군 의 경계를 약12,500 달러를 기준으로 하고, 중진국은 4000~ 1만 달러 범위에 속한 국가들을 통칭하고 있다.
그러나 중진국들이 고소득 국가로 진입하는데에는 여러 가지 장애에 부딪히면서 정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을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이라고 말한다. 중진국 함정은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경제성장을 이루던 개발도상국이 중간소득국가(Middle income country) 단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상실하여 고소득국가(High income country)에 이르지 못하고, 장기간 성장이 둔화되어 제자리걸음을 하며 중진국에 머무르거나 다시 저소득국가로 후퇴되는 현상으로서 성장의 덫(growth trap)이라고도 한다.
진국 함정에 빠진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의 중남미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 국가는 1960~70년대 이후 중진국 함정에 빠진 이후 아직까지 선진국 대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이후 서유럽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을 제외하고 중진국 함정에서 성공적으로 탈피해서 소득과 산업화 부분에서 새로 고소득 그룹에 합류한 나라는 지구상에서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를 위시한 아시아의 4마리 용과 이스라엘 정도뿐이다.
그런데,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진입하는데 영국은 7년, 일본은 5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7년째 2만 달러 ~ 23,000달러 선에서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은 2007년 국민총소득 2만 달러 돌파 후 맞은 IMF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소득이 다시 떨어졌던 당시에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사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한국은 이미 2만 달러 시점에 4만 달러 국가들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이 되고, 또 아이러니칼하게도 한국민들은 선진국의 기준은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는 되어야 한다고 보면서 아직 자국을 선진국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으나, IMF는 한국을 이미 선진국으로 분류하면서 중진국 함정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성장률은 여타 3~4만달라선의 선진국들에 비해 성장률이 비슷해졌거나 낮은 것이 절대 아니고, 단순히 고환율에 의해 원화가치가 낮아져 달러환산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탓이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최근 5년간 성장률의 평균도 OECD 국가들 중 5위 안에 드는 수준이고, 아직 성장동력도 기존 선진국들에 비해서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은 국민총소득 1만 달러 돌파 후 닥친 1997년 말 IMF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소득이 다시 떨어졌다가 2010년 다시 2만759달러를 넘었으며, 2011년 약2만3000달러를 달성하더니 2013년 추계는 24,040달러라고 한다.
대체로 중진국 함정의 원인으로는 ①낮은 투자 비중 ②느린 제조업 성장 ③다각화되지 못한 산업 ④낮은 교육 수준 ⑤인건비, 지대 등 생산비용의 상승 ⑥빈부 격차의 확대 ⑦느린 의식변화 등을 지적하는데, 산업화 초기에는 농촌의 값싼 인력을 이용해 급속히 경제발전을 일궈내지만, 일정시점에 이르면 농촌의 노동력이 도시로 이동하면서 값싼 인력이 고갈되면서 임금이 크게 오르고, 임금이 오르면 그에 따라 물가도 올라 결국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발전 상대를 경제용어로는 ‘루이스 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을 돌았다’고 말하는데, 경제성장이 특정 계층, 분야에 집중되면서 사회에서 불평등이 급속히 커지기 시작하고 이는 사회의 불안정을 불러오게 된다. 또, 성장 초기에는 낮은 인건비에 의한 선진국의 공장 역할, 특정 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선진국에 대한 추격자 효과 등으로 일정 정도의 성장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나,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기 시작하면 선진국과의 경쟁이 필요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내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서 개인의 창의력과 자율성이 크게 중요해지는데, 반도체, 휴대폰 등 극소수의 우수제품도 이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중진국의 함정 속에서는 양극화가 확대되기도 하는데, 사회문제를 국민적 합의와 정부가 풀지 못하면 국가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다. 그동안 세게시장에서 가광받던 반도체와 휴대폰, TV등의 고부가가치도 동력을 상실한 2014년 새봄을 맞이한 한국은 어디쯤 서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