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련한 일본 여인 초초(일본말로 나비)의 애달픈 사랑이야기로 1904년 초연 후 100년간 세계의 오페라 팬들의 심금을 울려온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이 화사한 봄날 한국팬들을 찾아온다.
푸치니재단과 국내의 국제오페라단이 손잡고 4월 1일부터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하는 것. 국내에서 ‘나비부인’ 최다 공연기록(6차례)을 갖고 있는 국제오페라단이 이탈리아 푸치니재단에 7년간 구애한 끝에 푸치니재단 초청으로 ‘나비부인’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제작비는 20억원.
푸치니재단도 이번 공연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80년 전통의 푸치니재단은 나비부인 초연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아르헨티나를 도는 세계 5대 순회공연의 대장정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한다.
푸치니는 100년 전 밀라노의 스칼라극장 초연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었지만 이 오페라의 대성공을 확신하면서 “오늘 밤의 실패는 당신의 노래 탓도 아니고 나의 작곡 탓도 아니라 청중의 귀가 잘못된 것일 뿐”이라며 울고 있는 프리마돈나 스톨키오를 위로했다. 푸치니의 예상대로 ‘나비부인’은 이후 전 세계를 휩쓸며 오페라 팬들을 매료시켰다.
스토리 자체가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인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극중 여주인공 나비부인(초초상)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내의 도리를 다하는 동양여성의 내면을 잘 나타낸다.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미국 해군사관 핑커톤에 대한 사랑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순정의 일본 여인이다.
역대 최고의 나비부인으로 칭송받는 레나타 테발디의 수제자인 소프라노 안토니아 치프로네와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된 ‘투란도트’에서 류 역으로 찬사를 받았던 소프라노 미나타스카 야마자키가 나비부인으로 더블캐스팅돼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주옥같은 아리아를 들려준다.
연출 및 무대디자인에 로베르토 라가나 마놀리, 지휘에 로베르토 리치 브리놀리 등 푸치니재단의 주요 스태프가 출동해 본고장 공연에 뒤지지 않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들을거리 못지않게 볼거리도 풍성하다. 벚꽃이 만발한 나가사키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정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의 극적인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생화 100만 송이로 무대를 장식한다. 꽃 100만 송이의 화려함과 향기가 나비부인의 아름다운 선율과 어우러져 시각과 청각을 두루 만족시킨다.
지난해 이탈리아 푸치니페스티벌에서 나비부인으로 출연한 소프라노 미나타스카 야마자키. 미국 해군사관 핑커톤 역은 안드레아 보첼리가 맡았었다.
지난해 이탈리아 푸치니페스티벌에서 안드레아 보첼리(왼쪽)와 함께 공연하는 소프라노 미나타스카 야마자키. 지난해 ‘투란도트’ 공연에 이어 또다시 내한해 감미로운 아리아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