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 책을 읽고
글쓴이 황창연 신부님은 경남 지리산에서 태어나 수원교구에서 종교 철학과 환경공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평창에서 생태마을 관장으로 있으면서 행복. 소통. 생명 등을 강의하고 문인협회 회원으로 글도 쓰고 있다. 그는 말속에는 성공과 복이 들어있다고 한다. 자신의 입에서 복이 나오게 할 것인지 독이 나오게 할것인지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고 한다. 빌어먹을 세상이라고 늘 읊조리면 빌어먹을 세상이 되고 세상은 한 번쯤 살아 볼만한 곳이라고 하면, 살아볼만한 일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가다린다고 했다.
사회적인 명성과 지휘를 갖춘 사람인데도 대화를 하다보면 입만 열면 부정적인 말을 하여 상대를 실망시킨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땅콩회항사건의 일면만보더라도 거친 말 한마디는 온 국민을 분노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멀쩡한 직장을 다니며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면서도 ‘내가 이놈의 직장을 때려치워야지 자존심 상해서 더 이상 못 다니겠어, 하며 입만 열면 절망 섞인 부정적인 말은 옆 사람까지 기운 빠지게 하는 사람이 있다. 말을 통해 삶의 기쁨을 전달하고 희망을 나누고 싶다가도 짜증과 분노를 쏟아 내면 더 이상 함께 대화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세계화시대에 하루 빨리 통일을 해야 남한도 북한도 잘 살수가 있다. 남북이 대화의 물고를 트고 하나가 된다면 남한이 이룩한 앞선 기술력과, 북한이 가진 지하자원과 고급인력은 엄청난 힘을 발휘해서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수 있으며, 남북한의 살길은 오직 소통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처럼 안 통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무엇하나 시원스럽게 합의하는 일이 없다. 예산안을 기간 내에 제대로 처리한 적이 없고, 국정조사 역시 시원스럽게 그 답을 찾아 내지 못했다. TV뉴스에선 의원들의 함성과 집기를 집어던지며 싸움을 하는 건지 회의를 하는 건지, 한심해서 눈살을 찌쁘리며 채널을 돌리곤 한다. 그 많은 청문회 가운데 국민이 정확히 알게 된 단 하나의 사실은 고인이 된 앙드레 김의 본명이 김봉남 이란 것 뿐이라는 웃으갯 소리까지 떠돌고 있다. 하물며 내속으로 난 내 자식하고도 서로 소통이 안 되는데 누구를 탓하겠는가.
우리는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한다. 행복은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한다.
대한민국 엄마들은 남편 생일과 자식 생일에는 생일상을 차리지만 정작 자신의 생일에는 직접 차리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미역국을 아침상에 올려놓으면 엉뚱하게 ‘오늘 누구 생일이야’ 하며 맥 빠지는 소리를 한다. 남편과 자식들이 생일도 모르고 지나간다고 섭섭하다고 하면서 엄마들은 대부분 그렇게 산다. 중국집 전화번호는 바로 이런 날을 위해 존재해야한다. 팔보채. 탕수육. 유산슬. 고추잡채. 한상을 차려놓고 식구들을 초대하라. 눈이 휘둥그레진 아들딸이 ‘엄마 이게 다 뭐야’ 하면‘ 막내아들, 학원 하나 끊었다. 엄마, 생일 하나도 기억 못하는 자식, 학원은 보내 뭘 하냐’ 라고 하라는데 나부터 그래본 기억이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가 평균65세까지만 살다가 돌아가시기를 바란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엄마, 내 인생 더 이상 관여하지 말고 엄마 할 일을 찾으세요. 라고 말할 때 남편과 자식에게 평생 의존하며 충성을 다한 부모의 심정은 어떠할까. 인생은 누구에게나 한번 뿐인데 우리 연배의 엄마에게 물으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즐거웠던 기억도 없고 행복이 무엇인지 사는 게 지겹고 재미없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옆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든다는 독설보다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말마다 감사와 기쁨이 충만하여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은총과 축복의 삶을 살 수 있는 말이 씨앗이 되어 통하지 않더라도 사는 날 까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창조주께서는 남자는 하루에 1만5천 단어를, 여자는 2만5천 단어를 표현하도록 창조 하셨다고한다. 이 숫자는 언어만이 아니라 손짓, 발짓, 웃음과 얼굴 표정까지 포함 한다고 한다. 남자는 집밖에서 1만5천 단어를 다 쓰고 돌아오면 침묵 속에 잠기고 싶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목석같이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든지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자리에 든다. 반대로 대부분의 여성들은 2만5천 단어를 말해야하기 때문에 하루가 바쁘다. 남편은 직장가고 자녀는 학교가도 빈집에 혼자 있어도 멸치를 다듬으며 말을 해야 한다. 여성들은 가계부를 적어도 눈과 머리로 하지 않고 입으로 계산하며해야지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구조상으로 이렇게 다른 우리가 남남끼리 만나 살아가면서 잘 통할 리가 없지 않은가.
우리는 길고 긴 인생길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스치고 함께 소통하며 살고 있는가. 통하지 않더라도 양보하고 이해하며 용서하고 살아야 겠다.
2024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