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 구즉신협산악회 정기산행 및 시산제 행사날,
2월초의 지겹던 추위도 물러가고 온화한 초봄의 기운이 완연하였고, 80여 회원들의 얼굴에는
오늘 행사에 대한 기대감과 생동감이 충만하였습니다.
선운사 주차장에서 황고문님 지휘로 간단한 체조를 마치고, 전 산악대장님을 따라
시산제 장소로 정해진 도솔암으로 향했습니다.
오르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禪雲寺,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세워져 한 때 89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삼천여명의 승려가 수도했다는 대 가람
뒤로 검푸른 색 동백나무 숲이 병풍을 이루듯 장관이였고,
도솔산(선운산)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내려와 감도는 듯 보였습니다.
시간이 정해진 관계로 그 유명하다는
동백숲의 진붉은 꽃망울과 꽃잎을 가까이서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도솔암으로 오르는 길....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계곡을 유심히 살피는데 계곡물 위에 생긴
산릉과 고목의 반영(反影)은 나를 신선이 사는 세상(仙界)으로 인도하는듯 몽한적으로 보여 아름다웠습니다.
이제, 고창 선운사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은 꽃무릇(相思花) , 지난 겨울의 추위에 풀 죽어
시들어 가는 잎들을 보니, 망사 같이 가녀린 진붉은 꽃잎이 지천으로 필 5월이 기다려집니다.
굽이굽이 긴 길을 올라 도솔암 인근에 도착하니 자태가 장대한 장사송 끝자락으로 보이는 도솔암과
멀리 천마봉 기암석벽에 와~~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왔습니다.
도솔암의 약수물로 마른 목을 축이고, 바로 마애불 주변의 경관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천마봉 위에 나타난 용오름을 일행 여럿이 보았다는 이야기에 이를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마애불 앞에서 진행된 시산제에 참석하여 배(拜)를 올린후 집행부에서 나누어 준 재물로
점심 겸 허기진 배를 체우는 기쁨도 잠간 이였습니다.
좀은 사려 깊지 못한 우리였기 때문이였습니다. 도솔암 스님들께 진심으로 깊이 송구함을 드립니다.
도솔암을 떠나 천마봉으로 오르는 길...
길 초입의 용문굴, 세월의 흐름이 빚은 자연의 경이와 오묘함을 보며 낙조대를 거쳐 천마봉에 올랐습니다.
발치 아래로 도솔계곡의 풍광이 오밀 조밀한 천상의 무릉계를 보느듯 아름다웠으며, 또한 멀리 해무가 낀 산자락 사이로 곰소만이 꿈결에 스치는 남국의 바닷가 처럼 아스라이 보였습니다.
주변 풍광에 취해 내려오기 싫은 발걸음을 옮겨 주차장에 내려와 차에 앉으니 하루를 꿈길을 걸은 듯 흡족함과 아쉬움이 함께 남았습니다.
이 산행을 마련하신 박 이사장님, 전 산악대장님, 산악회 임원진, 신협직원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다음 산행을 기다립니다.
사진은 5부로 나누어 올립니다.
'2012년 3월 4일 - 空壺 -
고창 선운산 산행기 사진 1부